한때는 특별한 날에 우아한 고급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썰며 마시는 것으로 인식되었던 와인이 이제는 대중적인 식생활 문화의 일부분이 되었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고품질 와인이 중저가격대에 대량으로 공급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와인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이 지난 30년 가까이 여러차례 의학적으로 입증된 것 또한 와인의 섭취량을 증가시키는데 한 몫 했습니다.

와인은 크게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으로 나누지만 만드는 방법은 조금 다릅니다.

화이트 와인은 포도의 알갱이를 짠 즙으로 만들고 레드 와인은 껍질과 씨까지 포함해서 으깬 과육으로 만듭니다. 레드 와인이 건강에 좋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와인은 황산화물질인 폴리페놀 (polyphenol)을 가장 많이 함유한 식품인데, 수백가지의 폴리페놀 중 특히 안토시아닌 (anthocyanin)과 레스베라트롤 (resveratrol)이 바로 포도 껍질과 포도 씨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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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껍질에 들어있는 안토시아닌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서 동맥경화, 뇌경색, 심근경색, 노인성 치매, 당뇨병, 암 등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이고, 포도껍질과 씨에 들어있는 레스베라트롤은 인지기능 개선 및 심장병 예방, 노화 지연 등에 대한 효과, 동맥경화증이 생기는 것과 저농도 지방단백질의 산화를 막는다고 합니다.

폴리페놀 함유량이 많은 레드 와인을 섭취하면 다방면으로 건강 효과를 볼 수 있기에 뉴욕 타임스가 발표한 10대 수퍼푸드 명단에 포함될 정도로 레드 와인은 건강식품이 되었습니다. 참고로,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건강에 좋은 와인섭취 적당량은 하루에 5 온스 정도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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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와인이라고 모든 다 같은 폴리페놀을 포함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태낫 (tannat) 품종에는 노화를 방지하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성분이 들어있는 폴리페놀이 다른 레드 와인품종들보다 더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보통 레드 와인품종들은 알맹이당 씨앗이 2-3개가 들어있는 반면에 태낫은 3-5개의 씨앗이 들어있기에 레스베라트롤을 비롯해서 전반적인 폴리페놀의 함량이 더 높다고 합니다. 특히, 폴리페놀 중에서도 심혈관에 더 좋은 효능을 가지고 있는 프로시아니딘 (procyanidin)은 태낫이 가장 높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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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남부지방이 원산지인 태낫은 미국에는 아직 덜 알려져 있지만 남미와 중미에서는 인기 높은 품종이고 특히 우루과이에서는 국민 와인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입니다. 캘리포니아에서도 지난 몇년 사이에 태낫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태낫 와인은 인근 수퍼마켓에서는 아직 쉽게 찾기 어려울 수 있으나 와인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대형 주류마켓인 Total Wine 또는 BevMo 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글/사진 캔디스 박
중가주와 북가주의 와이너리를 옆집처럼 드나들며 이십여년 와인매니아로 살고 있는 캔디스 박 님이 초보자를 위한 와인 입문 정보를 조곤조곤 친절하게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