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개봉하는 영화는 ‘더 머미’와 ‘잇 컴스 앳 나이트’다. 두 영화 모두 무서운 설정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납량특집이 아직 더워지기 전 찾아온 것만 같다. 물론 액션 블록버스터와 전형적인 공포영화로 둘은 완전히 다른 장르를 가지고 있다.

본격적으로 기온이 올라가는 다음 주를 앞두고 영화들이 극장에서 올라갔다 내려가는 시기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대형영화들이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기에 이런 경향은 더욱 짙어질 것이다.

 

머미 (한국개봉명: 미이라)

감독: 알렉스 커츠만

주연: 톰 크루즈, 소피아 부텔라, 러셀 크로우

1999년 개봉해서 시리즈물이 됐던 동명의 영화와는 다르다. 톰 크루즈를 기용해서 초대형 블록버스터로 다시 태어났다. 머미 시리즈 특유의 유머러스한 분위기는 사라지고 미스터리한 면이 강조됐다.

특히나 제작사인 유니버설이 머미에 공을 들이는 이유가 있다. 프랑켄슈타인과 드라큘라 등 몬스터 캐릭터들을 하나로 묶어서 새로운 세계관을 창조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머미는 이른바 유니버설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첫번째 타자다. 디즈니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로 승승장구하는 걸 바라만 보고 있었던 유니버설이 다른 방식으로 세계관을 펼쳐보일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잇 컴스 앳 나이트

감독: 트레이 에드워드 슐츠

출연: 조엘 에저튼, 라일리 코프

제목부터 느껴지는 것과 같이 밤이라는 요소를 이용한 공포물이다. 밤이 되면 나타나는 알 수 없는 ‘무언가’를 피해서 외딴 숲에 집을 짓고 사는 한 가족. 평화롭던 일 상에 다른 가족이 들어오게 되면서 알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다.

이런 공포물이 대부분 그렇듯이 고립된 장소에서 평범한 인간이 어떻게 광기에 물들어가는 지가 영화 전체를 통해서 보여진다. 더워지는 날씨에 오싹함을 느끼고 싶다면 좋은 선택일 것이다.


 

6월 2일~6월 8일 박스오피스 리뷰

 

1위 원더우먼

원더우먼은 개봉 1주일 만에 1억 4000만 달러가 넘는 매출을 올렸다. 이는 여성 감독이 만든 영화로서는 최고의 기록이다. 게다가 수어사이드 스쿼드 등 다른 DC 코믹스 원작 영화들에 비하면 굉장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주말 1억 달러가 넘는 흥행을 기록했고 그 기세를 주중에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이변이 없는 한 다음 주에도 흥행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원더우먼은 DC의 영웅들이 다시 한 번 날개짓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디딤돌이 되고 있다.

2위 캡틴 언더팬츠

새롭게 개봉하는 가족영화로서 2위에 올랐지만 사실은 민망한 성적이다. 3200만 달러가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1위에 비하면 1/5 수준이다. 2400개 이상의 개봉관을 잡았음에도 이런 성적이라는 것은 조금은 아쉽다. 하지만 굵직한 블록버스터들의 틈바구니에서 2위를 기록한 것은 나름 선전한 것이라 볼 수도 있다.

 

3위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자는 말이 없다

하락세가 좀 가파르긴 하지만 그래도 4200개의 개봉관을 토대로 3위를 했다. 2주차에도 개봉관이 전혀 줄어들지 않았고 오히려 첫 개봉한 원더우먼보다 더 많은 개봉관 수다. 간발의 차로 캡틴 언더팬츠에 2위를 뺏겼다. 하지만 2억 3000만 달러라는 천문학 적인 제작비를 회수하려면 현재의 1억 2500만 달러의 흥행성적으로는 힘들다.

4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

개봉 5주차가 되면서 무서운 흥행세는 완전히 꺾였다. 1400만 달러라는 소소한 흥행에 만족하고 있다. 물론 전 세계적으로 8억 달러가 넘는 흥행을 기록했기 때문에 이미 엄청난 성공작으로 불리고 있다. 하지만 ‘대박’의 기준인 북미 흥행 5억 달러는 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흥행성적은 3억 6000만 달러다.

 

5위 베이워치

지난 주 3위였던 베이워치는 5위에 자리했다. 개봉한지 2주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 밀린 것은 이 영화가 상업적인 실패로 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누적 흥행도 4600만 달러에 그쳤다. 지난 주에 비하면 성적이 반토막이기 때문에 6900만 달러에 달하는 제작비에도 못 미치는 결과를 받아들 것으로 보인다.

 

6위 에일리언 커버넌트

거장 리들리 스콧의 이름값이나 에일리언이라는 명작 시리즈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초라한 성적이다. 개봉관 또한 1100개나 줄어들면서 보기 힘든 영화가 되고 있다. 겨우 7000만 달러 근처의 성적을 올렸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과연 에일리언 시리즈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

 

7위 에브리씽, 에브리씽

귀여운 로맨스 영화가 선전하고 있다. 블록버스터 영화에 비하면 하락세도 가파르지 않다. 1000만 달러라는 초저예산에 비하면 괜찮은 3000만 달러의 흥행을 기록했다. 소소한 성적을 꾸준히 올리면서 오랫동안 박스 오피스에 남을 것으로 보인다.

 

8위 다이어리 오브 윔피키드: 롱 홀

톱 10에 있는 영화 중에 가장 빠르게 성적이 하락하고 있다. 극장도 1000개 넘게 줄어들었으며 성적은 70% 이상 급감했다. 가족영화에 대한 수요가 캡틴 언더팬츠로 몰리면서 최대의 피해자가 된 형국이다. 다음 주에는 톱10에서 보기 힘들 것이다.

 

9위 스내치드

지난 주 7위였지만 계속 내려오고 있다. 이번 주 흥행성적은 200만 달러에도 못미쳤다. 개봉 첫주에 반짝 흥행한 덕에 4400만 달러가 넘는 성적을 거뒀지만 흥행작이라고는 부르기 힘들 듯 하다. 가장 잘나가는 여성 코미디언 에이미 슈머를 내세워서 개봉하는 영화들이 앞으로 제작될지 의문이다.

10위 킹 아서: 검의 전설

킹 아서를 개봉하는 곳은 이제 1200 군데로 줄어들었다. 전체 흥행성적은 3700만 달러다. 다음 주에는 톱10에 없을 것이 확실하다. 실패작의 쓸쓸한 퇴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