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에서는 시트콤 ‘프렌즈’가 영화화된다는 이야기가 불거졌다. 2004년 시즌 10으로 마감된 후 10년 넘게 떠돌던 루머였고 이번에도 소문에 그쳤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프렌즈의 영화화에 새롭게 기대를 거는 데는 또다른 이유가 있다. 최근 옛 TV 시리즈를 영화나 드라마로 리메이크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TV에도 복고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Roseanne

TV 가이드가 선정한 역대 최고의 티비쇼에서 32위를 차지한 ‘로젠’이 20년 만에 티비로 돌아온다. ABC는 8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10시즌 제작 계획을 발표했다. 콘셉트를 차용해서 다시 만들어내는 리부트가 아니라 원래 드라마에 출연했던 멤버들이 다시 모여서 후일담을 보여주는 속편이다.

로젠은 1988년부터 1997년까지 9개의 시즌이 제작된 시트콤이다. 1990년대 미국문화를 상징한다고 불리며 미국 서민들의 생활을 가장 잘 그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에게 친근한 배우 존 굿먼이 아버지로 등장한다.

하지만 로젠의 백미는 역시 본인의 이름으로 캐릭터를 창조해서 시트콤 하나를 완성한 제작자이자 주연배우 로젠 바다. 그녀의 독특한 캐릭터와 능청스러운 연기는 전체 드라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속편은 2018년에 방영될 예정이라서 로젠 팬들은 애가 타는 상황이다. 패션부터 음악까지 90년대 열풍이 불고 있는 최근에 90년대의 대표 시트콤 로젠이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다.

 

Prison Break

한국에서 미드 열풍이 불 때 전성기를 맞이했던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도 돌아왔다. 선풍적인 인기를 끈 프리즌 브레이크가 다시 돌아올 거란 예상은 많았다. 하지만 주연인 앤트워스 밀러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성사에는 오랜 기간이 걸렸다. 2015년 원작의 작가 폴 슈링이 공식적으로 시즌5 집필을 인정하면서 시리즈는 돌아오게 됐다.

올해 4월 초부터 방영을 시작한 드라마는 전성기 때만큼의 인기를 끌진 못하고 있지만 매니아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주인공 마이클이 예멘의 감옥에서 탈출하는 이야기를 그리면서 프리즌 브레이크의 명성을 되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Baywatch

1990년대를 주름잡던 또다른 TV시리즈가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여름바다 하면 생각나는 시리즈 ‘베이워치’다. 해양구조대의 이야기를 가벼운 터치로 그리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수영복을 입은 몸매 좋은 남녀가 나와서 인기가 많은 거라는 의견도 많았지만 10시즌 이상 방영된 ‘저력’을 갖고 있다.

2015년부터 베이워치가 영화로 다시 부활한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프로레슬러 ‘더 락’으로 잘 알려진 드웨인 존슨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결국 잭 애프론이 출연하면서 여름용 오락영화로 만들어졌다. 5월 26일 메모리얼 데이 주말에 맞춰서 개봉을 했지만 현재까지의 흥행성적은 부진한 편이다. 장르적 특성상 평론가들에게도 형편없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큰 기대 없이 즐겁게 볼 만한 영화라는 데는 대부분의 관객들이 동의하고 있다.

 

Twin Peaks

‘트윈 픽스’는 얼핏 보면 2시즌으로 끝나버린 별볼일 없는 쇼처럼 보인다. 하지만 ‘전설’이라는 말이 이보다 더 어울릴 수 없는 TV 시리즈다. 트윈 픽스의 제작과 연출을 맡은 것은 데이빗 린치. 엘리펀트 맨부터 멀홀랜드 드라이브까지 언뜻 보면 이해할 수 없고 몽환적이지만 실험적이고 작품성 높은 영화를 만들어 미국 최고의 거장 중 한 사람으로 불린다.

린치는 1990년 한 여성의 의문의 죽음과 이를 수사하는 FBI 요원의 이야기를 그린 트윈 픽스로 TV에도 엄청난 바람을 불러일으킨다. 흔한 스토리 같지만 데이빗 린치 특유의 연출력은 빛을 발했다.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고 에미상 14개 부문의 후보에 올랐으며 골든 글러브 최우수 TV 시리즈를 수상하는 등 평단에서도 호평일색이었다. 꿈과 환각을 강조하고 느릿하게 진행되는 특유의 연출은 이후 엑스파일이나 소프라노스에도 영향을 미쳤다.

방송사의 간섭으로 시즌2 만에 종영된 트윈 픽스는 마지막 화에 25년 후에 만나자는 이야기를 농담처럼 남긴다. 그리고 25년이 지난 2017년 정말로 트윈 픽스는 돌아왔다. 원작에 출연했던 거의 모든 배우들이 출연하며 린치는 다시 한 번 메가폰을 잡았다. 5월 21일에 방영을 시작한 트윈 픽스는 현재 큰 호평을 받으면서 방영 중이다.

 

Wonder Woman 

우리에게는 만화로 더 친숙한 원더우먼 또한 TV 시리즈로 많은 인기를 끌었었다. 1975년부터 1979년에 걸쳐서 3개의 시즌을 선보였으며 주연을 맡은 린다 카터는 스타덤에 오르기도 했다. TV 시리즈 원더 우먼의 인기는 원작 코믹스에까지 영향을 줬다. 빙글 빙글 돌면서 변신을 하는 TV에서의 장면이 만화에도 적용된 것이다.

원더 우먼은 영화계를 장악하고 있는 마블 영화에 대항하기 위해서 라이벌 DC 코믹스가 야심차게 내놓는 블록버스터로 다시 돌아왔다. 6월 2일 개봉을 앞두고 호평 일색이다. 평론가 평점사이트인 로튼 토마토에서 신선도 95%를 받으면서 영화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터프한 여전사 갤 가돗의 원더 우먼과 린다 카터의 원더 우먼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MacGyver

한 때 맥가이버는 ‘손재주가 좋은 사람’ 혹은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사람’의 대명사였다.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시리즈 맥가이버는 그야말로 사회 현상이었다. 7시즌 방영 내내 큰 인기를 끌었고 한국에서는 ‘맥가이버 칼’ 이라는 아이템이 대 유행하기도 했다.

1992년 아쉽게 끝난 맥가이버는 새롭게 만들어져 지난 해 방영을 시작했다. 지난 4월 21개의 에피소드로 첫 번째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CBS는 새로운 시즌 제작에 이미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청률이 맞으면 가차없이 방영이 취소되는 미국 방송사의 특성상 다음 시즌이 방영된다는 것은 맥가이버의 리메이크가 성공적이라는 반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