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는 쟁반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그냥 접시째, 컵째 들고 나를 때가 많다. 하지만 손님이 왔을 때는 사정이 다르다. 차나 과일 등의 다과를 내어 갈 때면 어떤 그릇에 담느냐부터 어디에 내가느냐도 신경이 쓰인다. 아무리 예쁜 찻잔에 정성껏 준비해도 쟁반이 너무 볼품없으면 다과상 전체가 초라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손님이 왔을 때 멋스럽게 들고나갈 수 있는 쟁반을 만들어 봤다. 특히 목공장비가 없는 독자들을 감안해 전동 드릴 외에는 다른 장비 없이도 만들 수 있게 제작해 봤다.

1. 재료구입

나무는 홈디포에서 11×48(4피트)인치짜리 소나무를 구입했다. 가격은 10달러 정도.

나무를 고를 때는 휘지 않은 것을 고르는 게 중요하다. 쟁반이니만큼 평평해야 접시를 올렸을 때 불안하지 않다. 48인치 나무로는 크기에 따라 2~3개 정도의 쟁반을 만들 수 있다.

집에 톱이 없다면 홈디포 직원에게 나무를 잘라 달라고 요청하면 된다. 나무가 있는 섹션 뒤쪽에는 대형 전기톱이 설치되어 있는데 근처에 있는 직원에게 사이즈를 말해주면 잘라준다. 이번에 만든 쟁반은 20인치로 잘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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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휘지 않은 것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손잡이는 앤티크 가구에서 재활용하거나 취향에 맞는 것을 고른다.

쟁반의 손잡이는 앤티크 스왑밋에서 구입한 빈티지한 가구 손잡이를 사용했다. 앤티크 스왑밋이나 만물상에 가면 가구에서 떼어낸 손잡이를 따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빈티지한 손잡이를 꼭 사용할 필요는 없다. 홈디포에는 가구용 손잡이만 파는 섹션이 있는데 단순한 모양의 손잡이도 심플한 멋이 있다. 다만 손으로 잡았을 때 편안한 디자인을 선택한다.

2. 사포질 하기

전체적으로 사포질을 해주는데 특히 모서리 부분은 약간 뭉툭한 느낌이 날 때까지 사포질을 해준다. 모서리가 날카로우면 완성미가 떨어져 보일 수 있다. 모서리 부분은 80방 정도의 거친 손사포로 문질러 매끈하게 정리해 준다.(기자는 지그소를 사용해 둥글게 모서리 부분을 잘라줬다. 만약 핸드톱이나 전기톱이 있다면 모서리 부분을 45도 각도로 잘라주는 것도 방법이다.)

이미 매끈한 나무이기는 하지만 상판도 150방 이상 부드러운 사포를 사용해 사포질을 해준다. 사포질이 잘 되어 있으면 스테인(stain)을 칠할 때 훨씬 곱게 색이 먹어 멋스럽다. 물론 샌딩기가 있다면 훨씬 일이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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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서리가 날카로우면 완성도가 떨어져보이므로 사포나 샌딩을 충분히 해준다

3. 손잡이 붙이기

쟁반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손잡이의 나사구멍과 나무에 뚫는 구멍이 정확히 일치해야 한다. 우선 손잡이 구멍 사이즈를 재고 이에 맞게 나무에 표시한다. 나사보다 약간 작은 사이즈의 드릴비트로 구멍을 완전히 뚫어준다. 이후 나사 머리 보다 큰 드릴비트로 쟁반 밑면에서부터 구멍을 내주는데 나사 머리가 나무 안쪽으로 들어갈 정도의 깊이까지 뚫어준다. 밑면에서부터 나사를 박아 넣어준다. 어느정도 박아넣은 후 위쪽에서 손잡이째 돌려 단단하게 조여준다. 밑판에 난 구멍에 우드필러(wood filler)를 이용해 나사가 안 보이게 구멍을 막아줄 수도 있지만 그대로 보여도 무난한 것 같아 막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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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이의 나사구멍과 나무의 구멍이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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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스테인 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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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한 색감을 얻으려면 스테인을 2~3차례 칠해주어야 한다

스테인은 골든오크(Golden Oak)를 사용해 스펀지로 곱게 문질러 줬다. 한 번만 칠하면 색이 너무 옅기 때문에 2~3번은 칠해줘야 빈티지한 색감이 올라온다. 우드필러로 구멍을 막지 않을 계획이라면 손잡이를 붙이기 전에 스테인을 칠하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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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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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더 묵직한 질감의 손잡이를 사용하여 완성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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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 느낌이 물씬한 원목 쟁반과 도자기 찻상 차림이 멋스럽게 어우러진다

오수연 기자 oh.sooye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