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가졌다고 생각하고 움직여봐. 믿음은 바라는 것의 실상이고 안 뵈는 것의 증거니까.”  <‘Day Day’ 가사 중>
 태초 전 그 때부터 넌 나의 목적. You are the one. 넌 향기로워…상상 이상의 귀함을 지닌 네 형태. 난 언제나 축복해.”   <My star’ 가사 중>
“새 역사는 다시금 써지네 내 발자취로. 산 증인의 삶. 그 삶을 위한 권능을 원해 I need more power.” <‘Forever’ 가사 중>

 

괴물 래퍼 비와이(Bewhy)의 ‘착한 힙합’이 LA를 물들였다.

지난 1일, LA다운타운에 위치한 벨라스코 극장에서 래퍼 비와이의 첫 북미 투어 ‘더 블라인드 스타(The Blind Star)’가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다저스와 휴스턴의 월드시리즈 마지막 승부가 펼쳐졌던 이날, 경기가 끝나기 전인데도 공연장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 비와이의 인기를 실감케했다. 20~30대 한인 관객은 물론 어린 자녀와 공연장을 찾은 주부, 50대 라티노 등도 눈에 띄었다.

2016년 Mnet ‘쇼미더머니5’에서 우승을 차지한 비와이는 압도적인 실력 덕에 ‘괴물 래퍼’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욕설과 디스, 허세와 여성 혐오 등 대중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로 각인됐던 한국 힙합계에서 비와이는 자신만의 철학이 담긴 가사를 선보이며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래퍼로 평가받았다. 특히 크리스천으로서 정체성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 기독교인을 비롯한 일반 청자로부터 열렬한 응원을 받고 있다.

이날 공연에서도 비와이는 “음악적으로 방황하던 시기에 신앙이 내게 큰 힘이 됐다”며 “내게 있어 가장 중요한 정체성은 기독교인이라는 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새 앨범 수록곡 ‘마이 스타(My Star)’를 소개하면서 “신의 입장에서 ‘너는 꾸미지 않아도 너 자체로 아름답다’는 내용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프로듀서 ‘그레이’가 작곡한 마이 스타는 “상상 이상의 귀함을 지닌 네 형태. 난 언제나 축복해”와 같이 희망적인 가사로 꾸며진 곡이다.

이번 북미 투어는 태극·88올림픽·한복 등 한국 문화를 접목한 디자인으로 인기를 끈 의류업체 ‘코어(KORE)’와의 콜라보로 더욱 주목받았다. 매튜 김 대표는 “지난 7월 LA한인타운 ‘K타운 나이트 마켓’에서 비와이 공연을 보고 티셔츠 제작을 제안하게 됐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랩퍼 비와이 티셔츠로 한류를 즐기는 타인종 젊은 층에게 한국 브랜드를 알리고 싶다”고 전했다. 콘서트가 끝난 후 공연장 한 쪽에 마련된 코어 부스에는 티셔츠를 구매하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앵콜을 요청하는 관객들로 인해 공연은 예정 시간을 30분 여 넘겨 끝났다. 가디나에서 인턴으로 일한다는 이재현(26)씨는 “워낙 발성이 좋아 음원을 듣는 것 같았다”며 “비와이는 종교적인 바탕 때문인지 다른 래퍼처럼 허세 섞인 가사를 쓰지 않아 좋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에서 왔다는 캐롤씨는 “가사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비와이의 에너지가 마음으로 느껴지는 것 같았다. 정말 멋진 공연이었다”고 전했다. 비와이는 관객을 향해 “이토록 많은 사람이 모여 열광적으로 응원을 해줄 줄은 몰랐다. 오랜 시간 북미 투어를 준비한 보람을 느끼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취재 / 김지윤 기자
사진 / 김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