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를 올라간다구요?”

운전대를 잡은 두 손이 떨리기 시작합니다. 넥센타이어에서 빅베어로 저를 초대했을 때는 ‘잔잔한 호숫가에서 드라이빙을 하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저를 태운 자동차는 매끈한 도로를 달리다 갑자기 산길로 핸들을 돌리고는 이런 험한 장애물 앞에 나를 던집니다.

눈 앞에는 정말 거칠고 커다란 바위 덩어리들이 길을 막고 있습니다. 물론 평범한 자동차를 타고 있지는 않습니다. 지프(JEEP) 브랜드 중에서도 오프로드에 특화된 모델인 랭글러에 앉아 있고, 순정 상태도 아닙니다. 인치업 쇼버에서부터 튜닝 디퍼런셜, 롤 케이지, 윈치 등 좀비가 등장하는 아포칼립스 시대에 도착했다고 해도 이 차만 있으면 안전할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좀처럼 가속 페달에 힘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타이어를 일단 바위에 올려 보세요”

옆 자리에 앉은 오프로드 전문 인스트럭터가 말합니다. 일단 숨을 한번 크게 들이마시고는 기어를 4L로 옮깁니다. 신디는 천정에 달린 여러 버튼을 누릅니다. 차체 균형을 유지하는 장치도 달려 있는 듯합니다.

“준비 됐지?” 라는 말과 함께 가자고 합니다.

바퀴보다 더 큰 바위 앞에서 차는 움찔움찔합니다. 그렇게 오른쪽 앞바퀴 하나가 바위에 올라가더니 거짓말처럼 왼쪽 바퀴도 따라옵니다. 그리고 더 힘을 내자 이번에는 뒷바퀴가 보란듯 따라오네요. 바위 타기를 아예 안해본 것은 아니지만 뭔가 거짓말스럽게 바위를 타고 오르는 것을 보면서 이내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차에서 내려 다른 차들이 올라오는 모습을 봅니다. 전방에 서 있는 인스트럭터의 방향 지시에 따라 다른 지프들도 차례차례 바위를 넘습니다. 그런데 공통점이 하나 있네요. 타이어 한쪽이 일단 장애물에 닿기 시작하면 놀라운 그립력을 발휘하면서 나머지를 이끕니다.

앞서 언급하지는 못했지만 이같은 하드코어 오프로드 주행을 위해선 장애물 진입 전 타이어의 공기압을 많이 낮춥니다. 참가자 모두가 일반 도로용 적정 공기압 대신, 산악 주행용에 맞춰 공기를 뺐습니다. 약 10psi 정도 되는 듯 합니다. 이 정도 공기압으로 바위 같은 장애물에 타이어를 대면 타이어 옆면을 뜻하는 ‘사이드월(side wall)’에 하중이 몰립니다. 어떤 참가자의 지프는 거의 타이어가 휠까지 닿을 듯 뭉개집니다. 그럼에도 이 타이어는 놀랍게도 버팁니다.

이 마술 같은 능력을 발휘하는 타이어는 넥센이 선보인 머드 터레인(Mud Terrain) 타이어인 ‘로디안(Roadian) MTX’ 입니다. MTX는 지난해 2017 세마쇼를 통해 미국 시장에 첫선을 보였습니다.

 

MTX의 장점은 크게 세가지로 볼 수 있어요.
첫째 온로드에서 놀라운 소음 억제력입니다. 호텔에서 출발, 매끈한 도로를 달릴 때에 MTX는 개조된 지프에 탔는지 모를 정도로 타이어 소음이 적었습니다. 이는 넥센이 특허를 가진 기술로 타이어 트레드 블록 위치를 최적화 시켜 적용했다고 합니다.

두번째는 듀얼 사이드월 디자인입니다. 사실 이 부분도 눈길을 끄는 것이, 어떤 지프는 공룡 발톱 모양의 타이어를 끼고 있고 다른 지프는 기계 볼트 같은 느낌을 주는 타이어를 끼고 있네요. 처음엔 두 종류의 디자인이 출시된 것으로 알았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알고 보니, 타이어 양쪽 사이들월에 각각 다른 디자인을 넣어서 취향에 맞춰 방향을 바꿔 낄 수 있다고 하네요. 공룡 발톱 모양 같은 것을 ‘비스트(BEAST)’, 톱니 같은 것을 ‘머신(MACHINE)’이라고 부릅니다.

세번째로, 이같이 멋진 디자인이 있는 사이드월 안에는 3층 구조의 사이드월 보호 설계인 ‘3플라이 카커스’가 적용됐다고 합니다. 어쩐지 금방 터질 것 같이 불안해 보이는 상황에서도 사이드월의 버팀이 대단하다고 느꼈는데, 이유가 있었네요.

다른 인스트럭터의 말에 따르면, 내리막 바위 타기 등에서 차체 하중에 타이어로 몰리면 옆면이 찢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넥센 MTX는 본인들 경험상 정말 튼튼한 타이어라고 합니다. 여기에 하나 더 장점을 말하자면, MTX는 다른 머드-터레인 타이어와 달리 공기압 80psi까지 커버할 수 있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TPMS)이 달린 차량의 경우 이를 끄지 않고 순정 상태 그대로 교체할 수 있다고 하네요. 그래서 소비자들이 매장에서 넥센 MTX로 갈아 길 때에 별다른 문제 없이 그냥 바꾸면 된다고 합니다.

험한 바위 타기를 지나자 무척이나 뾰족한 돌들이 있는 길이 나타납니다. 일반 SUV용 타이어를 끼고 있다면 아마 해프 마일도 못가서 펑크가 났을 겁니다. 아슬아슬한 이곳도 넥센 MTX는 무난히 지나갑니다.

코스 정상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점심을 먹습니다. 이날 수고해주신 인스트럭터들은 빅베어지프익스피리언스(BBJE)와 지역 모임에서 도움을 주었습니다. 이야기를 듣다보니, 우리가 달린 코스가 골드마운틴 트레일로 난이도가 좀 높다고 합니다. 그래서 빅베어를 찾는 오프로드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있는 코스라고 하네요. 제대로 된 장비와 타이어를 갖추지 못하면 생각도 못할 곳입니다.

점심을 먹고나서 이제 내리막길이 이어집니다. 제 옆자리에 앉은 인스트럭터는 오르막보다 더 위험한 것이 내리막이라고 주의를 줍니다. 내리막에서는 차체 하중도 고려해야 하기에 타이어 성능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네요.

그런데 이곳 빅베어의 모든 하드코어 트레일은 넥센타이어에겐 무척 특별한 곳이라고 합니다. 로디안 MTX의 경우 이곳 빅베어에서 수많은 테스트를 거쳤다고 합니다. 넥센은 특히 이들 전문 하드코어 오프로드 모임을 후원하며 그들이 현장에서 느낀 부분들을 받아들여 제품에 반영해 나간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넥센의 머드 터레인 타이어에는 어떤 노하우가 스며들어 있는 것도 같습니다.

고난의 여정을 지나 다시 매끄러운 아스팔트로 내려옵니다. 반짝이는 빅베어 호수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아마 태어나서 가장 흙먼지를 많이 먹은 날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허리와 엉덩이는 무척 편합니다. 아스팔트 위에서 로디안 MTX는 언제 그랬냐는 듯 지프의 승차감을 승용차로 바꿔 놓습니다.

사실 저는 오프로드보다 주로 온로드 로드트립을 즐겼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후로 레저 패턴을 바꿔야 할 것 같습니다. 전에는 이런 길을 타기 위해 어떤 SUV를 사야하나 고민을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차보다 타이어네요. 하드코어 오프로드 자동차 트레일을 즐기고 싶다면, 넥센타이어 로디안 MTX를 강추합니다. 바위를 타며 뭉개지면서도 튼튼히 버티는 그 옆 모습을 본다면 타이어  선택을 주저하지 않을 겁니다.

원본출처 : LA폴의 캘리포니아 홀릭 


글 / 폴 황(자동차여행전문가)
캘리포니아 자동차 여행 전문 에디터로 활동 중인 폴황은 캘리포니아 숨겨진 곳곳을 자동차로 여행하며 LA폴의 캘리포니아 홀릭 블로그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로드트립 외 커피 탐방, 캠핑 등 캘리포니아 내 다양한 여행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