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TiK ToK 으로 9주간 빌보드 1위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던 여가수 케샤.
활발하게 활동하던 그녀가 2013년 이후 잠잠하다 4년 만에 새로운 음악을 가지고 돌아왔다. 반응은 뜨겁다. 6시간 만에 유튜브 실시간 검색순위 2위에 오르고 조회수는 100만 회를 돌파했다. 롤링스톤스나 빌보드 같은 음악 전문 매체도 앞다투어 그녀의 컴백을 다루고 있다.

케샤의 음악이 주목 받는데는 음악 외적인 이유가 크다. 섭식장애와 같은 정신질환으로 재활원을 드나들었던 그녀는 거대 음반사 소니를 상대로 소송을 하고 있으며 자신의 커리어를 만들어준 작곡가 닥터 루크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최고의 여가수였던 케샤는 왜 4년간 아무런 곡도 발표하지 못했을까? 그리고 왜 4년만에 돌아온 그녀의 음악에 대중들은 열광할까?

슈퍼스타가 된 테네시 소녀

2007년 테네시주의 내쉬빌에 살던 어린 소녀 케샤 로즈 세버트는 거물급 프로듀서 맥스 마틴의 러브콜을 받고 학교를 자퇴한 뒤 로스 앤젤레스로 향하게 된다. 어렸을 때부터 가수가 꿈이었던 그녀에겐 큰 기회였다. 세버트는 당시 가장 잘 나가던 작곡가 닥터 루크와 함께 곡 작업을 시작했다.

그녀는 자신의 음악적 능력을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강했다. 2009년 최고의 히트곡인 래퍼 플로 라이더의 Right Round에 목소리를 보탰지만 끝까지 자신의 이름을 올리길 거부했다. 디지털 다운로드만 500만 건이 넘어가는 초대형 히트곡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힘으로 이름을 알리겠다는 세버트의 생각은 확고했다.

그리고 2009년 드디어 세버트는 케샤라는 이름으로 데뷔를 한다. 데뷔곡인 TiK ToK은 9주간 1위를 차지할 정도의 엄청난 흥행을 기록했다. 기세를 이어서 발매한 싱글들 또한 모두 톱10에 진입하면서 최고의 여가수라는 칭호를 얻었다.

2010년 발매한 앨범은 전세계를 케샤 열풍으로 몰고갔다. 판매고 300만장을 넘기면서 케샤는 슈퍼스타가 됐다.

 

어두운 비밀

하지만 2012년 2집 앨범이 1집에 비해 실패하면서 조금씩 어두운 비밀들이 드러났다. 2013년 이후로 케샤는 활동을 멈췄는데 이 때부터 많은 사실들이 드러났다. 2014년 1월에는 섭식장애로 재활원에 들어간 소식이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케샤와 닥터 루크의 다툼이 수면 위로 드러났고 매우 충격적인 사실들이 연이어 터져 나왔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케샤 측은 닥터 루크가 아티스트 케샤에 대한 완벽한 통제권을 갖기 위해서 학교를 그만두게 하고 가족도 떠나오게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소니와의 8집에 이르는 초장기 계약을 맺게 했으며 케샤가 살이 찌자 “뚱뚱한 냉장고”라고 부르면서 살을 빼라고 강요한 사실이 알려졌다. 케샤가 과일주스만 먹는 다이어트에 실패하자 “네가 뚱뚱해서 좋은 작곡가들이 곡을 안 준다”고 윽박 지르기도 했다.

케샤의 프로듀서였던 닥터 루크

케샤는 결국 2013년 12월 한 주유소에서 펑펑 울면서 어머니에게 전화를 했다. 이후 재활원에 들어가 치료를 받았다. 케샤의 어머니는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닥터 루크를 비판했다. 2014년 10월 케샤는 닥터 루크를 고소했다.

케샤 측은 닥터 루크가 성폭행을 비롯한 신체적 학대와 정신적 학대를 가했으며 마약을 강제로 먹였다고 주장했다. 닥터 루크가 억지로 술을 마시게 한 후 술 깨는 약이라면서 알약을 먹였고 정신을 잃었다가 일어나보니 알몸으로 침대에 있었다고 한다. 케샤는 닥터 루크를 피하고 싶었으나 음반사인 소니 측에서 닥터 루크가 아니면 음반을 만들 수 없다고 못을 박았고 결국 케샤는 소니를 상대로 계약 해지를 위한 소송에 들어갔다.

닥터 루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케샤가 계약 협상을 위해 끔찍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명예훼손과 계약 해지를 위한 맞고소에 들어갔다.

2016년 초 법원은 케샤가 다른 프로듀서와 일을 할 수 있다면서 소니와의 계약을 파기할 수 없다고 결정을 내렸다. 이 때문에 케샤가 자유롭게 음악활동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Free Kesha’ 운동이 벌어졌다. 테일러 스위프트, 레이디 가가, 마일리 사이러스, 아리아나 그란데 등의 가수들이 이를 지지했고 20여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서명에 동참했다.

Free Kesha 시위를 벌이고 있는 팬들

 

노래로 이야기를 시작한 케샤

2017년 7월 6일 케샤는 4년 만에 새로운 음악을 발표하면서 돌아왔다. 지난 몇 년간 그녀에게 벌어졌던 모든 일들을 딛고 당당하게 선 자신의 모습을 그려낸 음악이다.

노래는 나지막한 읊조림으로 시작한다.

“나는 죽은걸까? 아니면 꿈인건가? 절대 끝나지 않을 악몽일까? 만약 살아있다면, 대체 왜? 신 같은 것이 어디에라도 있다면 대체 왜 나는 내가 아는 모든 것들 내가 사랑한 모든 것들로부터 버려진 걸까? 난 지금 묶여있다. 교훈은 뭘까? 신이시여 제발 저에게 신호를 주세요. 아니면 포기해버릴 거 같아요. 더 이상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어요. 그냥 죽게 놔두세요. 살아있는 건 너무 고통스러워요.”

이후 이어지는 곡은 발라드. 명백하게 닥터 루크에게 하는 말들로 가득 차있다.

“너는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했었지. 하지만 네 덕분에 나는 강해졌어. 네가 나를 지옥으로 인도했기 때문에 나는 스스로를 위해서 싸우는 법을 배웠지. 우리 모두 진실을 알잖아.”

케샤가 낸 새로운 음악은 엄청난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다. 전 세계가 케샤를 주목하고 있다. 과연 그녀는 스스로의 힘으로 성공할 수 있을까? 케샤는 노래 가사에서 그렇다고 힘주어 말한다.

“나는 스스로가 자랑스러워.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어. 나 스스로 만들어낼테니까.난 네가 필요 없어. 나도 모르던 힘을 스스로에게서 찾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