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는 부엌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도구 중 하나다. 대부분의 재료가 도마 위에서 형태를 잡는다. 송송 파를 썰 때도 도시락 반찬에 올릴 소시지를 자를 때도 생선을 다듬을 때도 도마 위다.

도마는 주방에서 중요한 부분인 만큼 관리 대상 1호다. 위생 문제 때문이다. 그래서 채소, 육류, 생선 등의 도마를 분류해서 쓰는 집들이 많은데 한마디로 주방에 한자리를 제대로 차지하고 있다. 어떤 도마를 놓느냐에 따라 주방 분위기도 달라진다. 자신에 맞게 도마를 디자인하면 편리함도 추구할 수 있지만 원목 도마는 주방 인테리어를 한층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다.

도마모양

나무 선택이 중요하다

평소 저렴하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소나무는 도마용 나무로 그리 선호하지 않는다. 도마용으로는 목질이 단단한 편백나무(Cypress)나 단풍(Maple)을 꼽는다. 편백나무는 항균 및 살균 작용이 뛰어나 도마용 나무로 제격이지만 구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은행나무 역시 강도가 높고 칼집이 잘 생기지 않아 고급도마용 나무로 많이 사용된다.가격대는 소나무에 비해 3~4배 정도 비싼편이다.

도마용 나무 쇼핑은 평소 즐겨 찾는 홈디포나 로우스가 아닌 전문 목재상점인 ‘가날(Ganahl)’을 찾았다. 가날에는 더 다양한 종류와 크기의 나무를 판매하고 있다.

이번에는 참나무(Red Oak)를 선택했다. 참나무 역시 재질이 단단하고 칼이 무뎌지지 않는다고 하여 도마용 나무로 사용된다.

참나무는 9-1/4 x24인치, 두께는 3/4인치 로 10달러 정도에 구입했다.

※가날은 1884년에 오픈한 전문 목재상점으로 부에나파크, 애너하임, 패서디나, 레이크우드, 코로나, 코스타메사 등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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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질이 단단한 참나무. 9×24인치

자유롭게 디자인하라

대부분 도마가 네모라는 생각을 버렸다. 평소 각이 진 것보다는 곡선을 좋아하는 편이어서 최대한 곡선을 살리는 디자인을 했다. 디자인이라고 거창한 것은 아니다. 필요한 사이즈의 나무를 골라 연필로 대략 밑그림을 그리고, 지그소(JigSaw· 주로 판자 따위의 재료를 곡선형으로 다듬는 데에 쓰는 톱)를 이용해 그림을 따라 잘라냈다. 평소 채소 요리를 많이 하는 편이어서 최대한 나무 길이를 그대로 살려서 여러 채소를 한번에 잘라도 불편함이 없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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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그림에 맡게 자르는 것은 지그소 사용이 숙달이 되지 않은 탓에 생각보다 애를 먹었다. 매끄럽게 곡선이 잘리지 않아 샌딩을 통해 모가 난 부분을 갈아냈다.

손잡이 부분은 걸어 놓을 수 있도록 구멍을 뚫었다. 와인랙을 만들 때 구입했던 원형톱날 1과 1/4인치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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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더로 나무를 잡고 작업을 한다

도마의 생명은 샌딩과 오일에 달렸다

도마는 다른 나무 작업에 비해 샌딩에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 부드럽게 샌딩이 되어야 음식물이 나무 틈에 끼지 않는다. 처음에는 거친 부분을 손사포로 대략 제거했다. 폭이 좁고 울퉁불퉁한 옆면은 작은 샌딩기로 도마면은 원형 샌딩기를 이용해 갈아줬다. 이후 손사포를 이용해 더 부드럽게 정리해줬다. 사포는 220방을 사용했다. 더 높은 단위의 사포를 사용하면 더 부드럽게 마무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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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샌딩기를 이용해 사포질을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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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오일을 발라주면 된다. 도마전용 부처블록오일(Butcher Block Oil)로 마감했는데 이 오일은 식품 안전성이 요구되는 장소에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7달러 정도. 하지만 식용유나 일반 미네랄 오일을 사용해도 무리가 없다. 오일은 최소 4~5번 정도는 기본이다. 10번까지 바르는 사람들도 있다. 처음 몇 차례는 사포질과 오일 바르기를 반복하면 더 매끄럽고 물에 강한 도마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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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전용 오일을 발라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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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나무 길이를 그대로 살려서 여러 채소를 한번에 잘라도 불편함이 없게 했다.

오수연 기자 oh.sooye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