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 레이크 (Mono Lake) 캘리포니아

캘리포니아의 시에라 네바다 산맥 끝자락에 자리한 모노 레이크는 70 평방마일에 달하는 소금호수로 주변 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마크 트웨인은 모노 호수를 ‘캘리포니아의 사해’ 라고 불렀지만 사실은 아닙니다. 모노는 짜고 미끄러운 물에 적응이 된 수많은 동식물들에게는 너무나 풍성하고 중요한 호수이지요.


395번 국도에 인접한 방문자 센터를 찾아 모노 호수의 역사와 생태계에 대해 잘 살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꼭 들러봐야 할 곳이 사우스 투파 지역(South Tufa Area) 입니다.

언뜻 보기에 삭막한 사막에 있는 밋밋한 호수로 보이지만 경험 할수록 아름답고 흥미로운 곳입니다.

호수 위에 솟아있는 투파 기둥들은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예술품처럼 기묘하면서도 신비롭습니다. 아마 이러한 풍경은 지구의 다른 지역에서는 쉽게 찾을 수 없을 것입니다.

모노 레이크를 멀리서 보면 또 다른 모양으로 다가 옵니다. 근처에서 제일 높은 마운틴 다나(Mt. Dana) 정상에 서면 원형의 푸른 물결 속에 뭉게구름을 담은 모노 레이크의 환영이 천상에서 지상을 내려다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킵니다.

모노 레이크는 알카리성 소금 호수입니다. 최소 76 만년 전에 형성되었는데 호수물이 다른 곳으로 빠져 나가지 않고 염분이 계속 물에 녹아 높은 소금 농도를 갖고 있습니다.

사막에 자리한 이곳 호수는 보기에 삭막해 보이지만 주변의 생태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매년 2백만 마리의 철새가 도래하는 곳으로 호수에서 자라는 이끼를 통해 브린 새우와 알카리 파리들이 자라고 이들을 먹이로 삼아 새들이 모여 듭니다.

https://www.warrenphotographic.co.uk/

아름다운 모노 레이크도 물이 많이 줄어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인구가 많은 로스 엔젤레스는 물을 콜로라도 강과 캘리포니아 북부에서 끌어다 쓰고 있는데 하이 시에라에서 흐르는 물도 예외가 아닙니다.

https://sites.uci.edu/energyobserver/2015/04/28/california-water-projects-feeding-southern-california/

LA시에서 모노 레이크로 흘러드는 물길을 돌려 쓰는 바람에 모노 호수의 수위가 점점 낮아져 1940년대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습니다.

호수위가 줄어 들면서 이곳의 단골 도래새인 캘리포니아 갈매기들의 둥지가 코요테의 쉬운 먹이감으로 노출되면서 새들이 이곳을 찾지 않게 되자 자연보호 단체에서 항의를 하고 또한 소송을 통해 지금은 더 이상 수위가 낮아지지 않도록 서로 조율하고 있다고 합니다.

투파는 라임스톤 기둥을 지칭하며 라임스톤은 탄산 칼슘 성분입니다. 호수의 소금 성분으로 형성된 탄산과 호수 바닥으로 흘러 들어온 칼슘 성분이 반응하여 함께 굳어지면서 바닥에서부터 이러한 라임스톤 기둥을 형성하게 됩니다.

투파로 부르는 라임스톤 기둥은 물속에서만 자라는데 현재는 많은 기둥들이 물밖으로 나와 있습니다. 이는 호수의 물이 많이 줄어 밖으로 드러난 것이지요.

LA의 물 사용으로 인해 모노 호수도 드라이 레이크로 변할 처지였지만 1974년 캘리포니아의 대학생들이 모노 호수의 생태계를 조사하면서 모노 호수 보호 협회가 탄생하게 되었고 이후 모노 호수를 지키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모노 레이크 협회에서는 도보 및 카누를 타고 호수를 둘러보는 체험 여행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모노 레이크 커미티 웹주소에서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https://www.monolake.org/visit/activities

호수에서 수영을 할 수도 있습니다. 사해 바다와 같이 염도가 높아서 몸이 쉽게 물에 뜬다고 합니다. 물에서 냄새가 나지는 않지만 소금기가 많아 수영후 씻을 물을 준비해 가는 것이 좋습니다.

https://www.flickr.com/photos/snutur/4773118551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1973년작 서부영화 ‘하이 플레인스 드리프터’ (High Plains Drifter) 가 이곳 모노 호수에서 촬영되었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 투파 지역을 제외한 모노 호수의 전경을 잘 볼 수 있습니다.

모노 호수는 395번 국도를 따라 비숍이나 요세미티 혹은 레이크 타호를 가는 도중에 잠시 들러보면 좋습니다. 그리고 인접한 준 레이크와 함께 둘러보아도 좋습니다. 준 레이크 타운에 많은 숙박 시설과 식당 등 편의시설이 있습니다.

글, 사진 / 김인호 (하이킹 전문가)
김인호씨는 미주에서 활동하는 등반, 캠핑, 테마 여행 전문가로 미주 중앙일보를 비롯한 다수의 미디어에 등산 칼럼을 연재하면서 초보에서 전문가까지 미주 한인들에게 유용한 실전 하이킹 정보를 꾸준히 소개해오고 있다.
저서로 ‘남가주 하이킹 105선’ ‘하이킹 캘리포니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