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조그만 가게 사장으로 기억되는게 싫다.

이 회사를 크게 키워 부모님 이름도 같이 키우고 싶다”

한인 2세 커크 김씨는 미국에서 ‘한인 힙합계 대부’로 알려졌다. 30년 가까이 부모님이 하시던 레코드 가게를 이어오며 영화 ‘스트레이트 아우터 캄튼’과 많은 래퍼들이 거쳐간 곳으로 유명세를 탄 커크 김씨가 이번엔 한국으로 진출해 화제다.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 중 하나로 꼽히는 사우스 LA에 있는 캄튼. 이곳에서 사이커델릭 레코즈를 키워나간 그의 스토리를 들어보자.

부모님은 어떻게 레코드 가게를 시작하게 됐나.
당시 처음 미국으로 왔을때 아는 일본사람의 소개로 음반 판매에 대해 듣게 됐다. 캄튼으로 오게된 이유는 LA의 중심이라고 느꼈기 때문이고 모든지 중심에서 퍼져나간다고 생각했다.

레코드 가게를 성공적으로 키워나갈 수 있었던 이유는.
부모님은 한국사람, 흑인, 백인을 다 같은 사람으로 봤고 다 잘해줬다. 옛날에는 아이스큐브, 디제이 퀵 같은 아티스트가 유명하지 않았다. 그냥 동네 사람들이었는데 부모님은 앨범을 가지고 오면 다 진열해줬다. 그러다 이 사람들이 점점 유명해졌다. 그 모습에 흥미를 갖게 됐다.

레코드 가게에서 현재 기획사까지 키워나갈 수 있던 계기는.
십 년 전에 다른 일을 하다가 부모님이 하시던 레코드 가게를 이어서 했는데 장사가 너무 안됐다. 가게를 키워야겠다는 생각으로 소셜미디어를 만들었고 이베이나 아마존에서 가게에 있는 소장품을 팔았다.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가게가 다시 잘 됐다. 어느 날 비지 낙아웃이라는 래퍼가 가게로 찾아왔다. 음악은 많은데 감옥에 갔다 온 뒤라 어떻게 해야할 줄 모르겠다고 했다. 그래서 소셜미디어에 비지 낙아웃과 같이 작업한다는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더니 바로 일본에서 공연을 하자고 연락이 왔다. 공연기획도 그렇게 시작했다.

어떻게 한국으로 진출하게 됐나.
현재 20명 정도의 아티스트가 소속돼 있다. 킬라그램, 로스, 앱센트, 키드캣 등 각자 개성과 매력이 있는 친구들이다. 그 중에서도 처음 킬라그램이 한국 ‘쇼미더머니’라는 프로그램에 나갔는데 잘 됐다. 그래서 한국진출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리한테 투자할 파트너를 찾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 키위 미디아의 김형석 피디님한테 연락이 왔다. 얘기를 나눠보니 잘 맞고 믿을만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 파트너를 맺고 같이 일하게 됐다.

앞으로 한국에서의 계획은.
계속 새로운 아티스트를 뽑고 있다. 미국 아티스트와 한국 아티스트가 공동 작업하는 큰 공연들도 준비 중이다. 현재 이태원에 클럽도 만들었고 거기서 많은 공연도 하고 있다. 앞으로도 공연기획과 엔터테인먼트 회사로도 키워갈 예정이다.

사이커델릭이 어떤 회사가 됐으면 좋겠는지.
저는 항상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을 한다. 어렸을 때 힘들게 일하셨던 부모님을 생각하면 항상 마음이 불편하다. 새벽에 나가서 일하면서까지 열심히 하셨던 분들이다. 사람들이 부모님을 조그만 가게 사장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 회사를 크고 멋있게 만들고 싶다. 조금 지나면 모든것들이 하나가 되면서 대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부모님의 이름도 키우고 싶다.


송정현 기자 · 김은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