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타운섬은 플리머스보다 13년 먼저 영국인의 미국 이주가 이루어져 버지니아 식민주 탄생의 기반이 된 곳이다. Virginia Co. of London 주선으로 1606 12, 3척의 작은배에 나누어 탄 영국인들은 이민길에 올랐다.

 6개월간의 항해 끝에 버지니아에 상륙한 그들은 파종 시기를 놓쳐 농사에 실패하였고, 설상가상으로 보급선이 늦어져 기아에 허덕이게 된다. 말라리아 등 질병과 굶주림으로 일 년 후 104명 중 겨우 38명만 생존하였다.

그들은 영국에서 가져온 물건으로 물물교환을 하여 식량을 얻고 원주민들로부터 옥수수 재배법을 배워 농사를 지었다. 정착민이 늘어나는 동안, 13,000여 명이었던 원주민들은 서양인들이 가져온 천연두에 걸려 1천여 명으로 줄었다.

부족 연맹 지도자 포우하탄의 딸 포카혼타스는 원주민과 영국 정착민들이 평화를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여, 아메리카 민속사에 영원히 이름을 남겼다. 정착민 지도자 스미스가 붙잡혀 죽음을 기다리고 있을 때, 아버지에게 애원하여 목숨을 구해준 것이다.
1609년 스미스 후임인 새뮤얼 아걸 대위는 평화협상을 체결하기 위한 인질로 그녀를 납치한다. 융숭한 대접을 받으며 개종한 그녀는 ‘레베카’라는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담배 재배로 성공한 영국인 롤프(John Rolfe)와 사랑에 빠진다.

총독과 추장의 동의로 결혼한 두 사람으로 인해 양측간에 평화가 유지된다. 1616년 총독 데일 경은 매력적인 인디언 추장의 딸이 런던버지니아회사를 선전하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여겨 그녀를 영국으로 데려간다.

제임스 1세를 배알하고 런던 사교계의 명사가 된 그녀는, 새로운 세계로의 여행을 통해 꿈을 성취하며 아메리칸 원주민의 위상을 높였다. 인종화합의 상징이 되었던 그녀는 고향으로 돌아오던 중 천연두에 걸려 21세에 하늘나라로 갔다.

그녀의 이야기는 1910, 1924, 1953~5년에 꾸준히 영화로 제작되어 오다가, 1998년에 <Journey to a New World>로 다시 태어났다. 2005 <The New World>, 2016 <Dove of Peace>로 절정을 이루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1907년 원주민으로 처음으로 미국 우표에 등장한 포카혼타스는, 유일한 자손으로 죽기 2년 전 1615년에 아들 Thomas를 낳았다. 그의 후손으로 윌슨 대통령(1915~1921)의 부인 Edith Wilson 등 많은 인물들이 있다.

추장과 그의 딸 포카혼타스가 죽은 후, 버니지아 이민정책은 실패한 정책이 되어, 1620년 플리머스에 상륙한 청교도들에게 미국 역사의 주도권을 넘겨주게 된다. 제임스타운 세틀먼트는 1607년 당시의 생활 모습을 잘 보여준다.

정착민들은 남쪽 플로리다주를 차지하고 있던 스페인의 공격에 대비하여 목책성을 쌓고 그 안에 집단으로 거주하였다. 그들은 원주민들과의 우호관계가 깨지면서 스페인군보다는 원주민들의 습격과 약탈에 시달렸다.

원주민들을 놀라게 해 도망가게 한 대포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성곽 안에서는 당시 복장을 한 사람이 총을 쏘면서 상황을 재현한다. 포카혼타스의 결혼식과 원주민과 정착민이 처음으로 협상을 벌였던 교회와 대장간, 그리고 의료기구들을 보여주는 코너도 있다.

방문자들은 해안에 정박해 있는 400년 전의 작은 돛단배에 올라 좁은 공간에서 반년을 견디어 낸 초기 이민자들의 열악했던 환경을 살펴볼 수 있다. 목숨을 걸고 신대륙을 향해 거친 대서양을 건넜던 선진들의 개척정신으로 세계인이 동경하는 미국이 만들어져, 그 땅에 살고 있음에 저절로 감사하게 된다.

원주민 빌리지에서는 통나무 가운데 불을 지펴 태워가며 파내어 카누를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사냥으로 얻은 동물 가죽을 나무 그늘에 말려, 움막 안에서 연기를 피워 부드럽고 질기게 만드는 방법을 보여준다.


글, 사진 / 박명애 (세계여행 전문가)

박명애 씨는 마일리지와 포인트로 항공권과 호텔을 해결하며, 기적처럼 세계여행을 하고 있다. 열정만 있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확신으로 몸소 체험하며 얻은 정보와 사연들을 책과 블로그를 통해 공유한다. 저서로 ‘북극에서 남극까지: 수상한 세계여행’ 1, 2, 3권이 있다. 그의 알뜰한 세계여행은 지금도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