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하고 청량한 공기가 감도는 세쿼이아 국립공원은 여름철 최고의 휴식처입니다. 도심지는 뜨거운 열기로 허덕이지만 평균 고도 7,200피트(2,200미터)의 세쿼이아 숲속은 별세상입니다.

LA에서 약 5시간 운전거리인 세쿼이아 킹스 캐년 국립공원은 며칠 여유를 가지고 이곳저곳 돌아봐야 좋습니다만 바쁜 생활 가운데 여유가 없을 때가 많습니다. 아쉬운 대로 1박2일 동안 세쿼이아 국립공원을 알차게 훑어보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첫 번째로 로지폴 캠핑장을 예약하면 좋습니다. 로지폴은 세쿼이아 국립공원 중심에 위치해 있어 이동이 편리합니다. 여러 개의 텐트를 칠 수 있는 넓직한 캠핑 자리가 큰 나무들 사이에 있어 시원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만들어줍니다.

또한 마켓, 빨래방, 샤워 등 각종 편의시설이 있고 공원을 운행하는 셔틀버스의 종착지이기도 합니다.

의외로 모기나 벌레가 없고 곳곳마다 수세식 화장실과 수도가 완비되어 캠핑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습니다. 카위 강의 시냇물 소리를 들으며 음식을 만들어 먹고 캠프파이어를 하고 밤하늘의 별들을 바라보노라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습니다.

두 번째는 세쿼이아 공원의 명물 셔먼장군 나무를 방문하는 것입니다. 남북 전쟁 당시 북군의 장군이었던 셔먼 장군의 이름을 받은 이 나무는 세상에서 제일 큰 나무로 알려져 있는데 높이가 275피트(83미터)에 둘레가 102피트(31미터)입니다.

로지폴에서 불과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셔먼장군 나무 전용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약 0.5마일을 걸으면 셔먼장군 나무와 주변의 거대 세쿼이아 나무들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거대한 세쿼이아 나무들을 원 없이 볼 수 있는 콩그레스 트레일입니다.

셔먼 장군 나무에서 연결이 됩니다. 이름이 의회 등산로인 이유는 국립공원을 선정 표결하는 의회의 권위를 존중하는 뜻에서 지어졌다고 합니다.

이곳에는 대통령나무, 세쿼이아 추장나무, 상원, 하원 나무들이 있는데 한결같이 나름의 품위와 멋을 가지고 있습니다. 콩그레스 트레일을 돌아 나오는데 약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됩니다. 제너럴 셔먼 나무와 함께 둘러보면 좋습니다.

네 번째는 토코파 폭포입니다. 로지폴 캠핑장으로 흐르는 카위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이곳은 깊은 숲속에 초장이 있고 고사리와 각종 야생화가 피어올라 분위기 만점입니다.

약 2마일 지점에 멋진 토코파 폭포를 만나는데 당해 강우량에 따라 폭포수량에 차이가 많이 납니다.

다섯 번째는 모로바위입니다. 둘째 날 아침 일찍이 아침을 해 먹고 8시 이전에 모로 바위로 가는게 중요합니다. 8시 이후에는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하므로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습니다.

모로 바위는 1858년 딸프(Tharp)라는 백인이 인디언의 안내를 받아 처음 올랐다고 합니다. 모로 바위라고 이름 지어진 연유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스페인어로 회색 말이란 의미는 아마도 바위의 색깔과 연관되었다고 추측해 봅니다.

바위에 오르면서 북쪽으로 하이 시에라의 등줄기인 그레이트 웨스턴 디바이드(Great Western Divide)가 눈 앞에 펼쳐집니다. 공원 아래편은 뜨리 리버스(Three Rivers)라는 마을인데 모로 바위에서 아래편까지는 4,000피트의 높이로 애리조나에 있는 그랜드캐년 깊이와 맞먹는다고 합니다.

여섯 번째는 모로 바위에서 조금 더 들어가면 나오는 크레센트 메도우입니다.

가는 도중 자동차가 지나다닐 수 있는 나무 터널이 있는데 일반 자동차나 SUV는 직접 지나가볼 수 있습니다.

크레센트 메도우는 넓은 초장 주위로 세쿼이아 나무들이 서 있는 별세계로 공원 내 자이언트 포레스트(Giant Forest)라는 지명의 중심입니다. 길은 넓고 완만하여 남녀노소에게 좋습니다.

크레센트 메도우를 지나는 동안 수많은 거대 세쿼이아 나무들을 보게 됩니다. 셔먼 장군이나 콩그레스 트레일과 마찬가지로 수많은 세쿼이아 나무들이 있으며 넓은 초장이 함께 있어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일곱 번째는 마지막으로 그랜트 장군 나무입니다. 이 나무는 행정상 킹스 캐년에 속한 그랜트 그로브(Grant Grove)에 있습니다.

남북 전쟁당시 북군의 장군이었으며 이후 18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율리시스 그랜트의 이름을 받았습니다.

이곳에도 멋진 세쿼이아 나무군락지와 속이 텅 빈 터널 나무 등이 있어 재미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재수가 좋으면 어슬렁거리는 흑곰도 목격할 수 있습니다.

이후 180번 도로를 따라 프레즈노(Fresno)로 내려오면 새로운 시골 풍경을 보면서 멋진 운전 경험도 하게 됩니다.

이밖에 세쿼이아 킹스 캐년에는 수많은 알파인 호수들과 폭포를 찾아가는 루트가 있긴 합니다만 장거리 하이킹을 해야 해서 1박 2일이 아닌 좀 더 시간을 갖고 멋진 호수들을 찾아가는 계획을 해볼 수 있습니다.


글, 사진 / 김인호 (하이킹 전문가)

김인호 씨는 미주에서 활동하는 등반, 캠핑, 테마 여행 전문가로 미주 중앙일보를 비롯한 다수의 미디어에 등산 칼럼을 연재하면서 초보에서 전문가까지 미주 한인들에게 유용한 실전 하이킹 정보를 꾸준히 소개해오고 있다. 저서로 ‘남가주 하이킹 105선’ ‘하이킹 캘리포니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