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숍 단풍 여행 (Bishop Fall Color) 중부 캘리포니아

매년 가을이 오면 동부 시에라 지역의 컬러가 변하기 시작합니다. 여름내 초록으로 있던 나무들이 노란색, 오렌지색, 붉은색으로 물듭니다.

395번 국도를 따라 올라가면서 동부 시에라 남단의 빅파인에서 비숍, 맘모스 레이크스, 준 레이크 그리고 레이크 타호까지 10월 한달간 가을 단풍으로 물듭니다.

단풍이 드는 나무로는 아스펜, 코튼우드, 윌로우 등이 있지만 눈을 사로 잡는건 대부분 아스펜입니다. 9월초까지만 해도 진 초록으로 여름 분위기를 달구던 아스펜 잎사귀는 9월 말부터 그 색이 바래기 시작하여 약 한달 정도 샛노란 단풍으로 변합니다. 그리고 11월부터는 앙상한 가지로 겨울을 보내게 됩니다.

아스펜은 고도 8,000피트(2,500m)에서 10,000피트(3,000m) 사이의 고산의 시냇가에서 자생을 하기 때문에 특정한 장소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비숍 시내에도 단풍이 있지만 168번 국도옆 비숍 크릭으로 알려진 냇가를 따라 노란색으로 물듭니다. 사우스 레이크, 사브리나 레이크, 노스 레이크로 올라가는 길목에서 가을 단풍의 낭만을 느껴 볼 수 있습니다.

사브리나 레이크로 올라가는 도중에 아스펜델이란 마을이 있습니다. 아스펜 숲속에 조그마한 호수와 함께 유럽풍 주택들이 모여 있는데 주위로 온통 노란색 물결입니다.

이곳에 있는 카디널 리조트에서 시골풍의 캐빈을 빌려 아스펜 숲속에서 하룻밤을 지낼 수도 있습니다.

단풍은 고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곳으로 물들어 내려옵니다. 비숍 크릭에서 가장 높은 곳인 노스 레이크는 단풍이 일찍 지는데 이곳 호수는 송어가 잘 잡히기로 유명합니다.

하이 시에라의 준봉 아래편에 조용히 자리잡은 사브리나 레이크도 아름다운 가을 풍경을 자랑합니다.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호수는 한폭의 그림 같은데 보트나 카약을 빌려 호수를 둘러볼 수도 있습니다.

사우스 레이크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가장 많은 아스펜 단풍을 볼 수 있습니다. 이쪽에는 여러 곳의 캠핑장과 리조트가 있습니다.

특히 포 제프리 캠핑장테이블 마운틴 그룹 캠핑장에 단풍 물결이 넘쳐납니다.

그리고 옛 서부시대의 분위기를 느끼게하는 파쳐스 리조트에도 가을단풍이 물씬 풍깁니다.

사우스 레이크는 비숍 인근에서는 가장 큰 사이즈로 송어 낚시가 유명합니다. 그리고 하이 시에라의 준봉과 존무어 트레일의 출발점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만약 2-3시간 정도 산행이 가능하다면 사우스 레이크에서 시작하는 비숍 패스 산행을 추천합니다. 비숍 패스로 올라가는 길목에서 만나는 호수들은 그 색채와 세팅이 환상적입니다.

10월 말까지는 비숍크릭에서 캠핑이 가능합니다. 샛노란 아스펜 물결 속에 눈부신 햇살이 스며든 캠프장은 너무나 낭만적입니다.

캠핑을 원한다면 포 제프리 캠핑장을 권합니다. 수세식 화장실이 완비되어 있고 황금빛 아스펜 속에 텐트를 칠 수 있습니다. 멀리 가지 않더라도 옆에 흐르는 시내에서 송어 낚시를 할 수도 있지요. 단지 고도가 높은 곳이어서 10월에는 무척 추울 수 있으므로 따스한 침낭과 든든한 텐트가 필수적입니다.

가을에는 지대가 낮은 비숍 시내에서 캠핑하는 것을 권합니다. 사설인 브라운스 캠프그라운드는 샤워와 수세식 화장실 마켓 식당이 있습니다.

비숍에는 여러곳의 호텔이 있으며 그중에서 크릭사이드 인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비숍 시내에는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들이 많은데 더치 스타일로 치장을 한 유명한 빵집 에릭 샤츠(Erik Schatz)는 100년 넘게 운영 중인 이 지역의 명소입니다. 그리고 빵집 건너편의 텍사스 바비큐도 잘 알려진 맛집입니다.

비숍 단풍 여행은 LA에서 5Fwy – 14Fwy – 395Hwy로 북상하여 Bishop 시내에서 168Hwy를 따라 산길을 계속 올라가면 사우스 레이크, 노스 레이크 및 사브리나 레이크로 가는 사인이 나옵니다.

글, 사진 / 김인호 (하이킹 전문가)
김인호씨는 미주에서 활동하는 등반, 캠핑, 테마 여행 전문가로 미주 중앙일보를 비롯한 다수의 미디어에 등산 칼럼을 연재하면서 초보에서 전문가까지 미주 한인들에게 유용한 실전 하이킹 정보를 꾸준히 소개해오고 있다.
저서로 ‘남가주 하이킹 105선’ ‘하이킹 캘리포니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