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을 통하지 않고 직접 보고 경험한 뒤 판단했으면 좋겠다.”

지난 27일 LA카운티미술관(LACMA)에서 4.29 폭동을 재조명한 다큐멘터리 ‘LA92’ 시사회가 열렸다.

내레이션 하나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그 당시 촬영된 영상으로만 제작된 다큐멘터리 ‘LA92’ 는 4.29 폭동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 다큐멘터리다.

1991년 ‘로드니 킹 사건’과 ‘두순자 사건’ 그리고 1992년 로드니 킹 사건으로 재판을 받던 경찰들이 무죄 판결을 받는 순간 등을 영상으로 담았다. 상영시간은 114분.
다큐멘터리는 마치 지금 뉴스를 방영하듯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흑인들의 분노와 한인들의 괴로움, 숨 막히는 순간들과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느낄 수 있다.

다큐멘터리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은 솔직했다. 야유가 가장 많았던 장면은 로드니 킹을 폭행한 경찰이나 라타샤 할린스를 죽인 두순자가 나오는 장면이 아니었다. 폭행 경찰에게 무죄판결이 내려지는 장면에 관객들은 가장 큰 분노를 일으켰다.

한인 여성이 “여긴 미국이다(This is America)”라고 외치며 자신의 가게를 두 손 뻗으며 지키는 모습. 또 로드니 킹이 “우리 다 같이 그냥 잘 지내면 안 되나요?(Can’t we all just get along)’라고 말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화면 속의 한인 남성은 이렇게 말한다. “우린 여기에 살고 있고 앞으로도 이곳에 살 것이다.(We live here and we will live here)”

다큐멘터리는 1965년 ‘왓츠 폭동(Watts Riot)’의 뉴스 보도를 시작과 끝에 보여줌으로써 1965년, 1992년에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인종차별의 갈등을 드러낸다.

패널 토크에서 당시 ABC 뉴스에서 일했던 한 기자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이런 사건은 다시 일어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사건 당시 현장에 있었다는 한 관계자도 “잊지 않기 위해 기억할 것을 기억하라(Remember to remember not to forget)”며 “이런 사건이 또 일어나지 않게 역사를 배워야 한다”고 했다.

“흩어져있던 LA 폭동에 대한 정보를 한 곳에 모아 원인부터 과정, 결과까지 다 알 수 있게 해 좋았다”

“폭동 때 한인이 당한 피해가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표현했다”

“그 전까지 한인 사회의 입장으로만 보던 폭동을 전체적인 그림으로 볼 수 있게 해 많은 것을 느꼈다” 등 관객 반응은 호평이었다.

대니얼 린제이와 T.J. 마틴이 공동 연출한 ‘LA92’는 오는 30일(일요일)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에서 오후 6시(서부시간)에 방영한다.

LA92 트레일러


송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