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갑작스런 문호 폐쇄로 최근 멕시코의 북서쪽 지역은 수천명 아이티인의 정착촌이 되어가고 있다.
브라질과 주변국들은 2010년 아이티 지진 후 인도적 차원에서 아이티인들을 받아들였다. 2016년 하계 올림픽을 치른 브라질이 정치적 혼란에 빠져들자 이들은 브라질을 떠나 비행기로, 보트로, 버스로 혹은 도보로 10개국을 건너 샌디에이고에 도착했다.
미 당국은 인도주의 차원에서 그들의 체류를 허용했으나 이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방침을 바꿔 이들을 추방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문앞에서 가난한 조국으로 강제 송환될 처지에 놓인 아이티인들은 결국 멕시코에 정착하기로 결심했다. 지금 티후아나에서는 아이티인들이 식당 테이블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공장의 일자리를 채운다. 그리고 아이티 요리 전문 레스토랑들이 들어서 망고와 으깬 땅콩 요리를 서빙한다.

멕시코 정부는 갱신 가능한 1년짜리 비자를 제공하고 있다. 아이티인를 고용한 한 세차장 매니저는 “그들은 멕시칸 드림으로 살고 있다”고 말한다.

AP PHOTOS: Haitians heading for US settle in Mexico / Gregory Bull

 

멕시코 티후아나의 ‘예수 교회 대사들’ 에 마련된 임시 쉘터를 향해 비포장 도로를 걸어가고 있는 아이티인. 그는 작년 말 미국이 갑자기 문호를 닫은 후 멕시코 북서부 지역에서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4,000여 아이티인들 중 한 사람이다. 멕시코 정부는 그들을 환영했고, 이미 경제와 문화 부문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아이티 국민인 아벨슨 에티엔 Abelson Etienne 이 이불 시트로 파티션을 만들어 건 티후아나의 한 아파트 문 앞에 서있다.
아이티에서 교사로 고군분투하던 그는 2014 년 브라질로 건너가 조명 케이블 제조 공장에서 일했다. 그리고는 지난 12월, 아내와의 비참한 여정을 감행한 끝에 티후아나에 도착했다. 인도주의 차원에서 입국이 허락된 것은 아내가 당시 임신 7개월이었기 때문일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아벨슨 에티엔 Abelson Etienne이 멕시코 티후아나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 자물쇠를 걸기 위해 나서고 있다.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한 27 세의 그는 작년 말 미국이 갑자기 문호를 닫은 후 멕시코 북서부 지역에 정착하기 시작한 4,000여 아이티인들 중 한 사람이다. 주 6일 일하고 3일은 투잡을 뛰면서 1,900 페소(100달러 정도) 를 번다. 거의 대부분 뉴욕시에 있는 아내와 아직 얼굴도 보지 못한 어린 아들을 위한 돈이다. 일요일에는 정오까지 자다가 오후에 교회에 가는 것이 일상이다.

 

에티엔은 의과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꿈이지만 지금 유일한 결심은 아내와 다시 만나는 것이다.
망고와 토마토를 곁들인 생선 스튜 버너에 스위치를 넣으며 그는 “티후아나에는 할만한 일이 많다. 나는 멕시코에서 대우를 잘 받았다.”고 말한다. 그는 3명의 다른 아이티인들과 함께 투베드룸 아파트 렌트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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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의 로딘 세인트 수린 Rodin St. Surin 이 멕시코 티후아나에 있는 공장 현장에서 동료들과 일하는 모습.
마이애미에 사는 사촌과 합류하기 위해 브라질을 떠났던 36세의 세인트 수린은 티후아나에서 주 6일 일하면서 1,500 페소 (83 달러)를 벌고 건강보험과 유급 휴가, 무료 셔틀 버스를 제공받는다.
그는 이 돈으로 아이티에서 세 자녀를 돌보는 보모에게 양육비를 보낸다. 그의 희망은 아이들을 티후아나로 데려오는 것이다.

이 공장에서는 수백명의 아이티인들이 일한다. 스테이플스, 월마트, 타켓 등 미국의 소매업체에 애버리 Avery 사무용품을 납품하는 CCL Inderstries Inc. 는 토론토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작년에 메리디안과 미시시피에서 제조 공장을 이전했다. 이 공장 관리자는 “아이티인들과 함께 일하는 것은 매우 좋다. 그들의 작업 성과는 훌륭하고 결근도 하지 않으며 언제나 정시에 출근한다. ” 고 만족스럽게 말한다.

아이티의 제프 테오둘 Jeff Theodull 은 티후아나의 고급 세차장에서 일한다.
멕시코 정부는 아이티인들에게 일은 할 수 있지만 가족을 데려오지는 못하는 1 년짜리 갱신 가능 비자를 제공하고 있다.
이 지역 최고위 입국 관리인 로둘포 피겨로아 Rodulfo Figueroa 는 “미국과 다른 나라들에게 요구된 일을 멕시코가 실천하고 있다” 고 말했다.

 

티후아나에 있는 ‘예수교회의 대사들’ 교회.  영감을 주는 스페인어 배너들의 담벼락 아래는 아이티 남성들의 잠자리다.
이들은 작년 말 미국이 갑자기 문호를 닫은 후 멕시코 북서부 지역에서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아이티의 헤세네 티모테 Jeccene Thimote 가 예수 교회 대사들의 크리올회 예배 중 무릎을 꿇고 있다.
32 세의 이 젊은이는 밤에 2시간 자고 오전 5시 기도를 위해 기상한다. 그는 티후아나에서 가장 부유한 동네에 집을 짓는 10 명의 아이티 인력을 감독하고 밤에는 RSI 홈프로덕트 회사에서 야간 근무를 한다. RIS 홈프로덕트는 홈디포와 로우스에 캐비닛을 납품하는 캘리포니아 기반의 회사다.
티모테는 번 돈을 아이티에 보내 가족들의 빚을 갚고 3세된 딸의 양육을 돕고 있다. 지난해 에콰도르를 떠났을 때는 뉴욕에 있는 사촌과 함께 살 생각이었지만 멕시코에 정착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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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의 루시 찰스 Lucy Charles는 티후아나의 아이티 요리 식당에서 일한다.
33 세의 그녀 역시 작년 말 미국이 갑자기 문호를 닫은 후 멕시코 북서부 지역에서 살기 시작한 아이티인들 중 하나다.

 

루시 찰스가 식당의 벽에 향을 피우고 있다.

 

이븐스 프레센도 Evens Presendeaux 가 자신이 일하는 공장에서 동료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구성 / 최주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