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리 야드가 있는 노스 플랫시는 끝도 없이 펼쳐진 평야가 시작되는 도시다.
미국의 대평원을 운전해 달리다 보면 기차를 자주 보게 된다. 끝이 안 보이지만 몇 량인지 헤아려 본적도 있다. 기관차 네 대가 앞뒤로 이어져 있고 2층으로 적재한 기차가 120량이 넘었다. 지난해 아이오와주 옥수수 수확철에 몇 마일을 늘어서 대기하는 기차를 보고 놀란 적도 있었다.
미국의 철도는 세계 최고의 효율을 자랑한다. 철도는 도로를 이용한 수송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아 육상 화물 운송의 꽃이라 불린다. 남북전쟁 전에 동부에서 대륙의 중간 지점인 오마하까지 철도가 개통돼 있었다.

 

링컨 대통령은 1862년 남북 전쟁 중에 미국의 중부와 서부를 연결하는 대륙횡단 철도를 만들었다. 유니언 퍼시픽과 센트럴 퍼시픽의 두 철도 회사가 공사를 맡았다. 대륙횡단철도공사는 유니언 퍼시픽 철도회사가 오마하시에서 서쪽으로 가는 중간 지점인 유타주 프로몬터리 포인트까지 부설하고 센트럴 퍼시픽 철도회사는 반대로 서해안에서 동쪽으로 공사해 두 철도를 연결키로 하였다.

센트럴 퍼시픽 지역은 미국에서도 가장 험난한 화강암 투성이의 시에라 네바다 산맥이 가로막고 있었다.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에서 공사를 시작한 센트럴 퍼시픽은 중국 인부를 고용했다. 매일 1만2000명의 인부가 순전히 곡괭이, 도끼, 삽, 망치 등 원시적인 도구로 공사를 했다. 공사로 얼마나 많은 중국인 인부가 죽었는지는 알 수 없다. 철도 밑에 깔린 침목만큼 많았을 것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1869년 5월10일 철도 공사가 완공되자마자 약 2만5000명의 중국 철도 인부가 즉시 실직당했다. 당시 불경기가 심해지자 백인 노동자들이 싼 임금에 일하는 중국인들을 배척했다. 특히 콜로라도, 와이오밍 등에서는 중국인들을 집단 살해하기도 했다.

미국정부는 1882년 중국인 이민자 수가 12만5000명을 넘어서자 국회에서 중국인 배척법을 통과시켜 이민을 일체 중단했다. 횡단철도는 미국 백인들의 인종차별과 멸시, 천대, 학대 속에 중국인의 눈물로 만들어진 것이다.

베일리 야드는 기네스북에도 올라있는 세계 최대의 정비창이다. 북미 전역의 모든 기관차와 차량을 분류, 정비, 수리하는 곳이다.

네브래스카 오마하에서 콜로라도 덴버로 가는 중간 지점에 노스 플랫 시가 있다. 미국 대평원이 시작하는 곳으로 구릉도 없는 평야가 끝없이 펼쳐진 곳이다. 노스 플랫에 1866년에 건설된 세계 최대의 기차 정비창 베일리 야드가 있다.

베일리 야드에서는 한 달에 8500개 이상의 기관차를 수리할 수 있다. 세계 유일의 초음파 휠 탐지기를 구비해 매년 1만 쌍의 바퀴를 교체한다. 통과하는 화물량이 미국의 경제 지표를 말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정비창은 장관이었다. 미국 경제발전의 근간인 횡단철도는 중국인의 희생과 차별적인 동양인 이민 역사가 배어 있다.

일반에 공개하는 정비창 전망대에는 미국의 철도역사를 소개한 박물관과 기념품점이 있다.


 

글, 사진 / 신현식

23년간 미주중앙일보 사진기자로 일하며 사진부장과 사진 전문위원을 역임했다. 93년 도미 전까지 한국에서 광고사진 스튜디오 ‘옥슨’ 설립, 진도그룹 사진실장, 여성지 ‘행복이 가득한 집’과 ‘마리끌레르’ 의 사진 책임자로 일했으며 진도패션 광고 사진으로 중앙광고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국 최초 성소수자 사진전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2016년 6월 RV카로 미국 전역을 여행하기 시작했으며 2년 10개월 동안 40여개 주를 방문했다. 여행기 ‘신현식 기자의 대륙탐방’을 미주중앙일보에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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