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페루 잉카제국에서 세계 문명의 발상지를 돌아본다. 한반도 6배 면적에 남북으로 안데스 산지가 달리는데, 이 지역은 고대 안데스 잉카(Andean Inca) 문명의 중심 지역이었다.

잉카의 상징

교과서에서 배운 세계 4대 문명의 요람(Cradle of Civilization)은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인더스, 그리고 황하 문명이다. 고고학계의 다른 이론은 안데스 연안과 메소아메리카 연안을 포함한다. 페루 리마 박물관은 세계 6대 문명의 발상지 전시에 이를 설명하고 있다. BC 4만 년 전에 아시아에서 베링해협을 건너와, BC 10세기까지 안데스지대에 몽골계 원주민이 고대 토착문화를 형성, 1세기에는 농경문화로 정착했다. 토기, 피라미드 등의 신전이 남아 있는데 차빈(Chavin) 문화가 그중에 하나이다.

세계 6대 문명의 요람 Cradle of Civilization

잉카문명은 태양 숭배와 황금으로 유명하고, 잉카족이 어딘가 숨겨놓은 전설적인 황금도시 엘도라도(El Dorado), 파이치치(Paichichi) 두 곳 때문에 수 많은 이야기가 얽혀있다.

금으로 만든 장식품
잉카 전사

잉카에는 지금도 사용하는 구어체 언어 케츄아(Quecha)가 있지만, 기록문자가 없고, 그 대신 10진법 숫자와 기호를 표현하는 키푸(Quipu)라고 불리우는 로프의 매듭 시스템이 있었다. 가톨릭이 90% 이상이고, 인종으로 보면 54%의 인디오, 34%의 메스티조(유럽인과 인디오의 혼혈), 12% 스페인 후손이다.

키푸 Quipu 라고 불리우는 로프의 매듭 시스템

생업은 관개와 계단식 경작으로 옥수수, 감자, 퀴노아를 재배하고, 가축으로는 라마·알파카 등을 사육한다. 가옥은 석조 또는 점토의 직사각형 집이고, 원주민은 집안에 조상의 해골을 모셔 놓고, 식용 기니아피그를 기르고 있다.

페루 민가 지붕 용마루에는 소 두 마리와 십자가, 사다리 조형물이 올라가 있는데 복을 바라는 뜻이라고 한다.
집안에서 식용 기니아피그를 닭처럼 기르고 있다.
원주민은 집안에 조상의 해골을 모셔 놓고 있다.

삭사이와만(Saksaywaman)은 쿠스코에 북쪽에 위치한 잉카 제국의 역사적인 수도 성채로서 12세기경에 세워졌다. 자연적인 둔덕과 거대한 자연석으로 모르타르 없이 방어벽을 구축했는데, 잉카의 돌 다루는 솜씨를 역력히 보여 주고 있다. 스패니쉬가 이곳을 점령할 때 성채 내에서 700개가 넘는  금판을 발견했고, 제왕의 무덤에서도 많은 금장신구들을 탈취해 갔다고 한다.

잉카 제국의 역사적인 수도 성채 삭사이와만

전체 인구의 반 이상이 해안 사막 지역, 특히 페루의 수도 리마에 밀집해 있다. 리마의 구시가지에는 스페인 영향의 유럽풍의 건물과 왕궁이 잘 보존되어 있다. 16세기 중엽부터 스페인의 식민지가 되면서 잉카와 스패니쉬의 문화가 혼합된 모습이 보인다.

La Cathedral de Lima. 피사로가 1555년 건축, 1746년 지진으로 파손됐으나 1755년에 복구
대통령궁의 보초교대 예식

신시가지는 태평양을 배경으로 한 Love Park가 아름답게 조성되어 있다.

바셀로나의 구엘 공원을 모방한 Love Park, 곳곳에 연인들이 실습 중
박물관에는 잉카 페루의 생활과 문화를 보여주는데 수많은 도자기 용기가 전시되어 있는데 솔직한 성생활 풍속도 포함되어 있다.
포로들의 모습
특이한 용기의 도자기
잉카 문양의 실크로 된 직물

소금은 잉카 제국에서 식용, 약용, 또는 종교의식에 필수적인 음식이었다. 쿠스코에서 북쪽으로 50km  떨어진 해발 3,200m 고원지대에 천연 염전 살리네라스 마라스(Salineras de Maras)가 있다. 지하에 형성된 나트륨광 소금 온천수가 물줄기로 흘러 이를 염전에 받아 광물질 함량이 높은 소금을 생산해 내고 있다.

고원지대의 천연 염전 살리네라스 마라스 Salineras de Maras

13세기 잉카 제국의 또 하나의 고고학 유적지는 석회암 고원에 위치한 모라이(Moray) 농업시험장이다. 쿠스코 북서쪽 해발 약 3,500m에 거대한 원형의 계단식 경작 실험실에서 과학적으로 여러 식용작물을 실험 재배했다. 특히 300 여종이 넘는 감자는 페루가 원산지인데, 후에 정복자 스페인을 통해서 세계적인 식량이 되었다.

모라이 농업시험장

수도 리마에서 남쪽으로 265km, 사막이 전개되고 오까치나 오아시스 (Huacachina Oasis)를 품고 있는 도시 이까(Ica)가 있다. 이까는 파라카스 문화(Paracas Culture)의 중심지 였고, 오아시스는 안데스산맥의 만년설이 녹아 지하로 스며든 물이다.

오아시스(Huacachina Oasis)를 품고 있는 도시 이까(Ica)
끝없는 모래 구릉

리마에서 남쪽으로 6시간 내려가면 잉카문명 천 년 전 나스카(Nazca) 문명이 남겨 놓은 광야의 거대한 지상화(Geoglyphs)가 아직도 신비에 쌓여 있다. 통상 나스카 라인(Nazca Lines)이라고 불리우는데, 경비행기로 하늘에 올라 보면 검은빛 대광야 위에 고래, 원숭이, 개, 콘도르, 헤론, 거미, 앵무새, 나무, 외계인, 손 등의 문양들이 보인다. 세계 7대 불가사의에 포함돼 있고, 199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됐다.

지상의 관망대가 내려 보이고, 손과 나무 문양이 보인다.
Humming bird
원숭이의 나선형 문양 꼬리- 페루 상징의 심볼로도 사용된다.
알파카를 안은 잉카 소녀와 함께

글/사진 시내산 김정선 (세계인문기행가)

시내산 김정선 씨는 70년대에 미국으로 유학을 와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대학 교수로 10년, 90년대에 교육연구 회사를 세워 20년 이상 미정부 K-20 STEM 교육프로그램 연구 사업에 기여했다. 연구를 위해 미국의 구석구석을 찾아다녔고, 은퇴 후에도 세계여행을 통해 새로운 인문학 공부를 지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