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에서 찾은 이슬람 전통 예술의 비밀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실크로드(Silk Road)의 중앙 교차로였다. 중국에서 출발해 이스탄불, 카이로까지 연결되는 약 6,000마일 길(미대륙 두 번 횡단 거리)로 낙타 대상들이 목숨을 걸고 횡단했던 험난한 길이다.

레기스탄 광장에 모인 실크로드 대상들

실크로드는 유럽의 사금, 은과 중국의 비단, 향료 무역에서 끝나지 않았다. 이 길을 따라 이루어진 문화, 종교, 예술, 과학, 문학, 기술, 언어, 지식의 교류는 인류 문화 발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바로 이 길 선상에 가톨릭, 이슬람, 불교, 힌두교, 조로아스터교, 콥트 교회, 시리아 정교회, 아시리아 동방교회 등 세계의 대 종교가 연결되어 있고, 그에 따른 서로 전혀 다른 문화권들이 접속되어 있다.

The Silk Road 실크로드

우즈베키스탄의 고도시 타쉬켄트, 사마르칸트, 부카라, 히바에서 이슬람 사원 모스크, 첨탑 미나렛, 영묘, 신학교 기숙사 마드라사, 궁성 등에서 그들의 찬란했던 문화와 예술을 음미 본다.

동방의 진주, 푸른 도시 사마르칸트의 반짝이는 청록색 빛 돔
사마르칸트 레기스탄 광장에 디귿 모양의 대칭으로 균형 있게 자리한 세 개의 거대한 마드라사(신학교와 기숙사)

중세 이슬람 건축물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곳이 레기스탄 광장이다. 티무르 시대의 정치 중심으로, 사신을 맞아들이고 재판처형을 하고, 시장으로 이용되어 실크로드의 대상들이 대규모로 모이는 장소였다. 이슬람 건축양식은 대개 돔이 있는 사원 모스크를 중심으로, 기도할 시간(아잔)을 알리기 위해 세운 높은 첨탑 미나렛이 서 있다. 중세 유럽 성당이 성화와 조각으로 하나님을 찬양했다면, 이슬람 모스크에는 꾸란과 현란하게 반복되는 기하학적 문양으로 알라를 찬양하고 있다.

3D 기하학적 문양의 돔 디자인

이슬람 건축에는 인간과 동물의 예술적 표현을 금지했기에, 순수한 꾸란의 필체와 기하학적 디자인으로만 사원을 장식했다. 이슬람 건축 기하학적 문양의 비밀 4:5:6을 들여다 보자. 기하학적 문양의 기본은 4, 5, 6각이 기본이다. 기본에서 2배의 8, 10, 12각형이 되고 이들이 또한 끝이 없이 연결되어 신의 무한한 경지를 묘사하고자 했다.

기하학적 장식 무늬는 그리스로마페르샤에서 기원했다. 4, 5, 6각에서 출발한 별 모양의 다각형이 추상적인 선에 의해 끝이 없이 연결되어 완벽한 무한 고리를 만들어 신의 전능함을 상징한다. 제한된 공간에 완벽하게 문양을 완성하려면 고도의 대수(Algebra), 기하(Geometry) 연산(Algorithm)이 필요한데, 이 단어들의 어원과 아라비아 숫자도 이곳에 기원을 두고 있다.

한벽 전체가 기하학적 문양과 아라베스크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동행하신 두 분의 청색 모자, 드레스가 모자익과 잘 어울린다.

그런데 이슬람 문양의 4:5:6 비례는 음악에서도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3도 화음, C 메이저 코드 C, E, G를 음악 물리의 주파수로 보면 그 비례가 4:5:6이다. 그런가 하면, 색깔 쪽에서도 이러한 비례가 나타난다. 색의 삼원색은 빨강, 노랑, 파랑인데, 주파수로 보면 빨강(400-484THz ), 노랑(508-526THz), 파랑(606-668THz), 여기도 세 기본 색깔의 주파수 비례는 4:5:6이다. 이러한 수학적 화음 조화의 법칙은 그리스 피타코라스파에 의해 발견되었고, 그들은 우주의 모든 현상을 숫자 비례로 이해하고 설명하려고 시도했다.

조금 주먹구구식이기는 하지만 여기 이슬람 문양의 기하학적 조화 4:5:6의 비밀이 소리의 기본 화음, 3원색의 비례와 연결된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그리스의 학자처럼 우주의 조화, 하모니에는 창조주의 수학적인 비밀이 있다고 상상해 보면서, 찬란했던 이슬람 예술을 통해 우주의 조화, 하모니의 비밀을 감히 엿보았다.


글/사진 시내산 김정선 (세계인문기행가)

시내산 김정선 씨는 70년대에 미국으로 유학을 와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대학 교수로 10년, 90년대에 교육연구 회사를 세워 20년 이상 미정부 K-20 STEM 교육프로그램 연구 사업에 기여했다. 연구를 위해 미국의 구석구석을 찾아다녔고, 은퇴 후에도 세계여행을 통해 새로운 인문학 공부를 지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