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나한테 시킨 짓을 봐

2017년 8월 19일. 테일러 스위프트의 소셜미디어에 있는 모든 내용이 삭제됐다. 소셜미디어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그녀였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은 의아해 했다. 그리고 22일과 23일 이틀에 걸쳐서 테일러 스위프트는 소셜미디어에 뱀이 나오는 영상을 올린다. 뱀은 테일러를 비하하는 의미로 쓰였던 동물이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놀라움으로 다가왔다.

몇 시간 후 테일러 스위프트는 공식적으로 컴백을 선언했다. 2016년 그래미를 휩쓴 앨범 ‘1989’의 뒤를 이은 앨범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했다. 앨범 제목은 Reputation(명성)이었다.

24일에는 싱글을 발표했다. 제목은 ‘네가 나한테 시킨 짓을 봐(Look What You Made Me Do)’였다. 사람들은 스위프트가 주변 사람과의 마찰로 인해서 자신에게 생긴 안 좋은 이미지들을 모두 끌어안고 이를 음악으로 승화시켰다고 놀라워했다. 그녀의 복귀는 확실히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새 노래 Look What You Made Me Do의 뮤직비디오 중 한 장면

 

테일러 스위프트의 추락

컨트리 음악을 들고 나온 남부 출신의 금발 백인소녀. 테일러 스위프트는 미국인에게 사랑받을 수 밖에 없는 캐릭터였다. 특히나 21살이 되기 전까지 음주를 하지 않았다고 밝히는 등 반듯한 이미지로 누구에게나 사랑을 받았다.

2009년 그래미 시상식장에서 칸예웨스트가 무대에 난입해 수상소감을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사건도 있어서 ‘불쌍한 소녀’의 이미지도 가지고 있었다. 스타덤에 오르고 난 후부터는 거의 매해 가장 기부를 많이 한 스타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2014년 그래미를 수상하는 앨범 1989를 발매하던 시기부터 주변인과 불화가 시작되면서 이미지는 추락하기 시작한다.

가장 먼저 찾아온 것은 인기 여가수 케이티 페리와의 불화. 테일러 스위프트의 투어에 참가하던 백댄서 3명이 케이티 페리와 투어를 위해서 일을 그만둔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백댄서 3명은 원래부터 케이티 페리와 함께 했으며 대체자를 구할 충분한 시간을 두고 나가겠다고 했음에도 스위프트는 크게 분노했다. 그녀는 케이티 페리를 노골적으로 공격하는 Bad Blood라는 노래를 만들었다. 대세 래퍼 켄드릭 라마의 피쳐링을 등에 업은 Bad Blood는 빌보드 1위를 한다.

하지만 케이티 페리에 대한 적개심이 도를 넘어서 인신공격으로까지 번지면서 스위프트에 대한 회의적인 의견도 나왔다. 케이티 페리가 고통스러운 이혼으로 우울증을 겪으면서 쓴 노래 Ghost를 조롱하자 스위프트가 너무한다는 사람도 많았다.

테일러 스위프트가 결정적으로 이미지에 타격을 받은 것은 칸예 웨스트와의 설전이었다. 칸예 웨스트가 자신의 노래 Famous에 외설적이고 욕설이 섞인 가사를 쓰면서 테일러 스위프트를 포함시키자 스위프트는 이에 분노했다. 칸예 웨스트는 이미 합의가 된 것이라고 말했지만 스위프트는 이를 부정하면서 일이 커졌다. 결국 칸예 웨스트의 부인 킴 카다시안이 칸예와 테일러의 통화를 공개하면서 스위프트가 거짓말을 한 것이 들통났다.

사건의 후폭풍은 매우 심했다. 사람들은 교활하다는 의미를 담아서 그녀에게 ‘테일러 스네이크’라는 새로운 별명을 붙여줬다. 스위프트의 소셜미디어 댓글란은 뱀 이모티콘으로 가득찼다. 항상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던 테일러 스위프트에게 찾아온 최대 위기였다.

사람들은 뱀이 돼버린 테일러 스위프트가 어떻게 이미지를 회복할까에 주목하고 있었다.

 

악명을 정면돌파한다

소셜미디어에 뱀 영상을 올릴 때부터 사람들은 놀랐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이미지를 회복하길 원치 않았다. 자신의 ‘악명’을 그대로 정면돌파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Reputation이라는 앨범 제목도 테일러 스위프트의 메시지가 제대로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Look What You Made Me가 발표되자 이런 모든 예상들은 현실이 됐다. 가사는 칸예 웨스트와 킴 카다시안에 대한 비판으로 가득차 있다.

“난 너의 작은 게임이 맘에 들지 않아. 네가 나한테 맡긴 바보 역할도 맘에 들지 않아. 난 네가 싫어. 너의 완전범죄가 싫고 네가 거짓말을 할 때 웃는 게 싫어”

“하지만 나는 더 똑똑해졌어. 나는 죽음에서부터 살아 돌아왔어.”

칸예 웨스트와의 진실공방에서 입은 상처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뮤직비디오는 가사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좀비 상태의 테일러 스위프트가 무덤에서부터 걸어 나온다.

뱀에 둘러싸여 왕좌에 앉아있는 모습을 보면 악명까지 모두 받아들이는 스위프트의 결연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악명을 모두 받아들이고 새롭게 태어나겠다는 암시다. 노래 중간에 “옛날 테일러는 지금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 왜냐고? 걔는 죽었거든” 이라는 내레이션을 하면서 완벽한 변신을 선언한다.

 

이미지 변신에 열광하는 팬들

테일러 스위프트의 컴백과 이미지 변신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다. 특히 뮤직비디오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24시간 동안 40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일간 최다 조회수와 24시간 최다 조회수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미국의 대표적인 스트리밍 사이트인 스포티파이에서도 발매당일 4000만 회에 가까운 스트리밍 회수를 기록하면서 1위로 데뷔했고 미국에서 하루에 2번째로 많이 들은 노래라는 기록도 가지게 됐다.

노래가 나온지 몇 일 되지 않아서 1억뷰를 가볍게 돌파했고 무서울 정도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9월 6일 현재 노래는 2억 5000만 뷰를 돌파했다.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는 너무나 당연한 듯이 가져갔다. 이전까지 장기집권을 하고 있던 노래 Despacito를 한 번에 몰아내버렸다.

비슷한 시기에 테일러 스위프트를 겨냥해서 케이티 페리가 발표한 Swish Swish도 선전했지만 테일러의 흥행에는 한참 못 미치면서 길고 길었던 페리와의 대결 또한 승리로 장식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

지난 3년간 커리어의 정점과 추락을 동시에 맛본 테일러 스위프트는 자신의 모든 악명을 음악으로 승화시켰다. 예전의 순수한 소녀는 죽었다고 하며 ‘부활’을 선언한 것이다. 현재까지는 결과가 매우 성공적이다. 그녀는 스스로의 힘으로 음악적 커리어에 전환점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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