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최국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로 화려하게 개막한 2018 러시아 월드컵. 지난 1년간 소속팀을 위해서 뛰던 선수들은 국가대표팀의 유니폼으로 옷을 갈아입고 다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소속팀과 국가대표팀의 차이에서 오는 선수들의 드라마는 월드컵에서 또 다른 재미를 만들어낸다. 며칠 전까지 즐겁게 함께 훈련을 하던 동료가 반드시 꺾어야만 하는 적으로 만나기도 한다. 그래서 월드컵 출전 선수들을 소속팀으로 살펴보는 것은 또 다른 관전 포인트를 선사한다.

 

프리미어 리그 우승을 차지한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이 팬들과 함께 축하연을 하는 모습. [AP]
특히나 주목받고 있는 팀은 맨체스터시티(이하 맨시티)다. 맨시티는 구단주인 아랍 에미레이트의 왕자 셰이크 만수르 알 나얀의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스타 플레이어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했고 올 시즌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EPL)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팀답게 무려 15명이 국가대표로 러시아를 향했다. 넥센타이어가 파트너십을 맺고 있어 많은 한인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맨체스터시티의 스타들이 월드컵 무대에 오르게 돼 더욱 관심이 모인다.

EPL 우승으로 최고의 실력을 입증한 맨시티의 선수들은 월드컵에서 어떤 활약을 보일까?

세르히오 아구에로(아르헨티나) – 명예회복을 위해서

아구에로는 2011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맨시티로 영입된 이후 꾸준히 주전 스트라이커 자리를 지키고 있는 터줏대감이다. 당시만 해도 막강팀으로 도약하던 맨시티에 와서 공격진을 이끌었고 역시나 올해도 팀의 중심이었다.

지난 3월 부상 때문에 시즌을 조금 일찍 마감했지만 39경기 출전에 30골이라는 가공할 득점력을 선보였다. 게다가 맨시티 팀 역사상 최다 득점자로 등극하면서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맨시티의 전설 세르히오 아구에로는 국가대표팀에서는 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다. 시티 카라바오컵을 든 모습. 사진 / 넥센타이어

소속팀에서는 좋은 활약을 보였지만 아구에로의 국대 경력은 좋지 못했다.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와 호흡을 맞추면서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공격진을 구성했지만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첫 두경기에서는 선발 출장했지만 부상으로 4강전까지 나오지 못했다. 그리고 준우승을 차지했다.

2015년과 2016년에 있던 남미의 축구대회 코파 아메리카에서도 두 번 모두 칠레에 밀려서 준우승에 그쳤다. 그 와중에 좋지 않은 경기력을 선보여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이야말로 그가 명예회복을 해야하는 자리다.

 

케빈 더브라위너(벨기에) – 플레이메이커의 증명

올 시즌 EPL 최고의 선수를 꼽으라면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와 함께 반드시 거론되는 선수가 더브라위너다. 맨시티 우승에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탁월한 창조성을 바탕으로 한 플레이 메이킹은 빛났다. 51경기에 출전, 12골을 넣는 득점력까지 가지고 있는 맨시티 최고의 선수였다.

웨스트 브롬 전에서 맨시티 시즌 100호 골을 성공시킨 케빈 더브라위너. 사진 / 넥센타이어

한국에서는 발음이 어려운 이름 때문에 생긴 ‘김덕배’라는 별명으로 더 친숙한 더브라위너는 벨기에 대표팀에서도 핵심으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벨기에 대표팀은 또 다른 EPL의 스타 에덴 아자르를 중심으로 짜인 것이 사실이다. 파괴적인 드리블을 갖춘 아자르 위주의 팀에서 더브라위너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이 예상된다.

소속팀인 맨시티에서 보다는 눈에 덜 띄는 역할이지만 올 시즌 그가 보여준 패스 실력을 상기하면 그의 발끝에서부터 모든 경기를 풀어나가겠다는 신임 로베르트 마르티네즈 벨기에 감독의 복안으로 보인다. ‘황금세대’의 전성기를 맞이한 벨기에가 과연 어디까지 진출할 수 있을지는 더브라위너의 패스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벵상 콩파니(벨기에) – 주장의 품격

벵상 콩파니는 맨시티와 벨기에 국가대표팀 모두에서 주장을 맡을 정도로 리더십이 뛰어난 선수다. 중앙 수비수로서 수비 라인을 조율하는 것은 물론 전체적인 팀 또한 잘 지휘한다. 2009년부터 맨시티에서 뛰고 있으며 현재 1군 선수단 중 맨시티를 위해 가장 오래 뛴 선수기도 하다.

비록 부상 때문에 완벽한 커리어를 가지진 못했지만 여전히 팀에 기여하는 바가 크며 주장으로서의 자리도 지키고 있다. 소속팀에서는 오타멘디, 라포르테, 스톤스 등에 밀렸고 대표팀에서는 알데바이렐트, 베르통언 등에 밀려서 주전으로 뛰지 못하지만 존재감은 여전하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주장으로서 8강까지 벨기에를 진출시키기도 했다. 맨시티에서 보여준 그의 리더십이 벨기에 대표팀에서도 발휘될 지가 관건.

 

일카이 귄도안(독일) – 유일한 독일 선수의 첫 월드컵

일카이 귄도안이 맨시티의 유일한 독일 대표팀 선수가 된 것은 의외의 일이다. 맨시티 우승을 이끌었던 독일의 신성 르로이 사네가 독일 대표팀에서 탈락하면서 유일한 선수가 돼버렸기 때문. 사네가 맨시티에서의 활약과는 달리 독일 대표팀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 시즌 엄청난 실력을 입증했던 사네의 탈락은 축구팬들에게 충격이었다.

사네의 독일대표팀 탈락은 충격적인 뉴스였다. [AP]
귄도안은 도르트문트 시절부터 뛰어난 패스 센스와 활동량으로 중원의 사령관 역할을 수행했지만 잦은 부상이 그의 앞길을 막았다. 맨시티로 이적하고 난 이후에도 사실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기보다는 그저 주전을 보좌하는 백업 선수 정도의 위상이었다.

부상은 소속팀에서의 커리어 뿐 아니라 대표 선수로서의 커리어에도 큰 지장을 줬다. 그는 2014 브라질 월드컵과 2016 유로에서도 지긋지긋한 부상 악령 때문에 선발 탈락했다. 27살이라는 선수로서는 전성기를 맞이할 나이지만 월드컵은 첫 출장이다. 대표팀에서도 중원의 후보 선수 정도의 위상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귄도안은 부상을 떨쳐내고 대표팀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까? 사진 / 넥센타이어

 

베르나르두 실바(포르투갈) – 스타로 발돋움할 기회

맨시티의 또 다른 실바 베르나르두 실바는 포르투갈의 신성이다. 프랑스 리게앙의 AS모나코에서 뛰던 당시 뛰어난 활약상을 인정받아 2017년에 맨시티로 이적했다. 이후에는 어린 나이 때문인지 기복을 보여주면서 확고한 주전으로는 자리잡지 못했다. 하지만 그의 가능성은 누구나 인정하는 바 이번 월드컵에서 스타로 발돋움 할 가능성도 있다.

아스날 전에서 선제골 성공을 기뻐하는 베르나르두 실바. 사진 / 넥센타이어

국가대표팀에서도 아쉬움이 있었다. 2015년에 처음 대표팀에 합류했지만 2016 유로에는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2016년 포르투갈은 아무도 예상 못한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에 그에게는 더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세계최고의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이끄는 포르투갈의 또 다른 스타가 될 수 있을 것인가?

 

벤자민 멘디(프랑스) – 부상 극복의 과제

멘디는 베르나르두 실바와 함께 AS모나코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서 작년에 맨시티로 이적할 풀백이다. 하지만 시즌 초반 4경기 출전 후에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엄청난 부상을 당했다. 이후 재활에 힘쓰던 그는 올해 4월 겨우 회복하여 프랑스 대표팀에도 합류했다.

풀백 기근에 시달리는 프랑스 대표팀이니만큼 경기 감각은 올라오지 않았지만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부상을 떨쳐내고 모나코 시절과 같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프랑스를 높을 곳으로 진출시킬 확실한 실력을 가진 선수다.

부상을 극복하고 프랑스 대표팀에 합류한 벤자민 멘디. [AP]

가브리엘 제수스(브라질) – 스타탄생 예감

가브리엘 제수스는 맨시티의 전설을 향해 가고 있는 주축 선수 아구에로와 주전 경쟁을 벌일 정도로 부쩍 성장한 신예 선수다. 나이는 21살에 불과하지만 42경기에 출전해 17득점을 기록했다. 득점력만큼 좋은 패스와 왕성한 활동력이 장점으로 꼽힌다. 맨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총애를 받고 있어 다음 시즌 더 큰 활약을 할 것이 확실시 된다.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선수 중 하나인 가브리엘 제수스. [AP]
브라질 대표팀의 공격진은 재론의 여지없는 수퍼스타 네이마르를 중심으로 돼있지만 최근 대표팀에서 보여준 제수스의 활약상은 눈부시다. 리버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피르미누조차 대표팀의 활약상은 제수스에 미치지 못한다. 대부분 브라질 출신의 스타들이 그랬듯이 제수스가 짧은 시간에도 임팩트를 남기면서 전세계 축구팬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각인시킬 가능성이 크다.

 

라힘 스털링(잉글랜드) – 빛나는 골 결정력

라힘 스털링은 ‘신성’이라는 이름이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선수다. 리버풀 시절 10대의 나이에 이미 화려한 드리블로 많은 주목을 받았고 리버풀 구단과 마찰을 일으키면서까지 맨시티로 이적을 감행했다. 리버풀 팬들에게는 미움을 받았지만 이번 시즌 그는 우승을 차지하면서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입증했다.

라힘 스털링은 에이스의 등번호 10번을 달고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뛰게 된다. 사진 / 넥센 타이어

특히나 올 시즌 그는 적재적소 역전골로 5차례나 득점하면서 팀에게 많은 승점을 안겨줬다. 위기의 순간마다 빛나는 그의 득점력은 많은 스타들이 있는 맨시티에서 왜 자신이 계속 중용되는지 증명했다. 이제 잉글랜드에서도 이와 같은 골 결정력을 선보일 때다. 그가 공격형 미드필더이자 에이스의 상징과도 같은 10번 번호를 달고 국가대표팀에서 뛴다는 것이 기대감을 보여준다.

 

다닐루, 페르난지뉴, 에데르송(브라질) – 브라질 수비를 책임진다

맨시티에서 후방을 책임지고 있는 세 선수가 나란히 브라질 대표팀에 승선했다. 풀백인 다닐루와 수비형 미드필더 페르난지뉴 그리고 주전 골키퍼인 에데르송이다.

웨스트햄과의 경기에서 득점을 성공시킨 페르난지뉴. 사진/ 넥센타이어

에데르송은 영입된 첫 시즌부터 뛰어난 활약을 보이면서 기존 주전 골리였던 브라보를 밀어냈다. 하지만 대표팀에서는 AS로마에서 엄청난 활약을 보여준 알리송에 밀린 상태. 페르난지뉴 또한 카세미루 등 출중한 미드필더진에 밀려서 확실한 주전 자리를 확보한 상태는 아니다. 다닐루는 마지막까지도 대표팀 합류에 대한 논란이 있을 정도로 입지가 약한 편.

셋은 모두 대표팀의 주축은 아니다. 월드컵에서 자신을 증명할 기회를 부여 받을 지가 관건이다.

 

카일 워커, 파비앙 델프, 존 스톤스(잉글랜드) – 잉글랜드의 방패

카일 워커와 파비앙 델프, 존 스톤스는 모두 맨시티에서 주전으로 뛰고 있는 수비수다. 델프의 본 포지션은 미드필더였지만 멘디의 부상 때문에 풀백으로 뛰면서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워커와 스톤스는 각각 풀백과 센터백으로 맨시티에서 확고한 주전을 차지하고 있다.

카일 워커와 존 스톤스는 잉글랜드 수비의 핵심이다. [AP]
세 선수는 모두 나란히 잉글랜드 대표팀에 승선했다. 불안한 수비가 여러 차례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잉글랜드 대표팀이니만큼 그들의 활약이 큰 중요도를 차지할 것이다. 잉글랜드 대표팀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8강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자국에서 열린 런던 올림픽에서조차 한국대표팀에게 패배해 4강 진출이 좌절된 바 있다. 종주국으로서의 자존심을 과연 되찾아올 수 있을까?


 

넥센타이어x맨체스터시티FC

넥센타이어는 2015년부터 맨체스터시티 FC를 후원하기 시작해 2017년 시즌에는 영국 프리미어리그(EPL)가 최초 도입한 ‘공식 슬리브 파트너십’의 1호로 활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