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스 로버트슨 박물관 Smith Robertson Museum

528 Bloom St, Jackson, MS 39202

“여기에 사는 게 어떤 건지 아세요? 인종차별주의자라고 우리를 비난하지만 증오심은 후천적인 거예요. 학습 되는 거죠. 성경에 인종 분리가 나와 있다고 교육받아요. 창세기 9장 27절예요. 어린시절부터 학습이 되면 사실로 믿게 돼요. 증오심도 믿게 되어 매일 증오심에 살게 되요. 생활이 돼버리는 거죠.”

영화 미시시피 버닝에 나오는 대사다. KKK출신 지역경찰 펠의 아내(프랜시스 맥도먼드 분)가 현실을 비관하며 FBI수사관 루퍼(진 해크먼 분)에게 하소연하는 부분이다. 미시시피 버닝은 알란 파커 감독이 연출한 영화다. 1998년에 발표됐다. 1964년 6월 미시시피주 네쇼바 카운티 에서 발생했던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남북전쟁 당시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주중 하나였던 미시시피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낙후된 주 중 하나다. 사진은 미시시피 시골 풍경.

네쇼바 카운티를 투표소 설치 문제로 방문했던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 소속 두 명의 유대계 백인과 한 명의 흑인 민권 운동가가 실종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실종자 가족과 인권단체들은 경찰에 실종자 수색을 요구했으나 미시시피주 경찰은 외면했다. 마틴 루터 킹 목사 주도로 민권운동이 한창인 때였다. 많은 사람이 탄원서를 올리자 존슨 대통령은 FBI에 사건 해결 지시를 내렸다. FBI는 이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수사관을 파견했다.

미시시피 주도에 위치한 스미스 로버트슨 박물관 및 문화 센터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위해 지어진 최초의 공립학교였다. 현재는 학교를 개조해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 KKK 지도자로 기독교 전도사면서 살인사건의 주범인 클레이튼 타운리가 백인주민들을 모아 놓고 연설하는 장면이 시대적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앵글로 색슨 기독교인이 힘을 합쳐 흑인이 판치는 사회가 되는 것과 흑인과 백인의 혈통이 섞이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미국을 지배하는 세력 WASP(앵글로 색슨 백인 기독교인)가 인종차별 주체가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게하는 장면이 나온다. 1964년 8월 수사 중이던 FBI 요원에 익명의 제보자가 결정적 제보를 한다. 애드거 전도사와 레이니 보안관이 살해해 개입했다는 내용이다.

수색작업 끝에 네쇼바 카운티 동쪽 댐에서 사건 발생 44일 만에 암매장된 3구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최종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백인우월주의자인 목사와 보안관이 흑인교회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흑인 인권운동에 불만을 품고 백인들을 선동해 흑인들의 교회에 불을 지르고 흑인들을 살해한 것이었다.

스미스 로버트슨 박물관에는 흑인들의 역사가 망라돼 있다. 스미스 로버트슨 박물관의 전시물.

네쇼바 카운티 사건은 후에 ‘미시시피 버닝’으로 불리며 미국 인권운동 역사상 가장 잔혹한 사건으로 남았다. 남북전쟁 당시, 미시시피주는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다섯번째 안에 드는 주였다. 흑인 노예를 이용한 대규모 플랜테이션 농업과 노예무역으로 부를 축적했다. 남부의 부는 흑인노예들의 피와 땀으로 이뤄졌다. 남북전쟁 이후 남부 주들은 쇠퇴했고 흑인들은 노예시절보다 더욱 혹독한 인권 사각지대에 살았다.

1964년 6월 미국 미시시피주 네쇼바카운티에서 실종됐던 세 명의 인권운동가 사진.

1964년 미시시피 버닝 사건이 일어났던 네쇼바 카운티에서 멀지 않은 미시시피주도 잭슨시를 방문했다. 도시명 잭슨은 미국의 7대 대통령 이름을 따서 붙여진 곳이다. 잭슨은 미국 국익을 우선한 미국인들의 정신적 지주이지만 흑인노예를 300여 명이나 거느리며 인디언을 인종 청소한 인물이다. 오늘의 잭슨 시에서는 과거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지만 동양인 여행자로서는 여간 조심스럽지 않았다.


글, 사진 / 신현식

23년간 미주중앙일보 사진기자로 일하며 사진부장과 사진 전문위원을 역임했다. 93년 도미 전까지 한국에서 광고사진 스튜디오 ‘옥슨’ 설립, 진도그룹 사진실장, 여성지 ‘행복이 가득한 집’과 ‘마리끌레르’ 의 사진 책임자로 일했으며 진도패션 광고 사진으로 중앙광고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국 최초 성소수자 사진전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2016년 6월 RV카로 미국 전역을 여행하기 시작했으며 2년 10개월 동안 40여개 주를 방문했다. 여행기 ‘신현식 기자의 대륙탐방’을 미주중앙일보에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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