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자 파크스 박물관 Rosa Parks Museum

252 Montgomery St, Montgomery, AL 36104

앨라배마 주도 몽고메리는 주 청사, 법원, 대학, 박물관이 몰려있는 도시다. 행정, 문화, 역사의 중심지라 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 미국 생산 공장이 있어 산업도 발전하고 있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쏘나타, 아반떼, 싼타페는 몽고메리 공장에서 생산된다. 현대자동차의 경제적 기여 때문인지 몽고메리 주민들은 한국인에 우호적이다.

앨라배마 주도 몽고메리는 주청사, 법원, 대학, 박물관 등이 있는 도시다.

몽고메리 도심 서쪽 트로이 대학교 캠퍼스에 로자 파크스 박물관이 있다. 1950년대 앨리배마주 몽고메리를 비롯한 미국 남부 전역에서는 인종차별성 흑백 분리 정책이 시행되고 있었다. 기차, 학교, 병원, 음식점, 호텔, 미장원, 극장, 심지어는 교회와 묘지마저 흑인용과 백인용이 따로 있었다.

물론 시내버스에도 백인용 좌석과 흑인용 좌석이 따로였다. 1955년 12월 1일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 살던 흑인 여성 로자 파크스는 몽고메리 시내 백화점에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버스 앞 네 줄은 백인 전용이었다. 로자는 유색인종 전용석에 앉아있었다. 버스에 백인들이 많이 타자 버스기사가 로자 파크스와 흑인 승객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라고 말했다. 세 명의 흑인 승객은 뒤로 이동했지만 로자는 거부했다.

버스기사는 경찰을 불렀고 로자는 흑백 분리에 관한 몽고메리시 조례 위반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경찰 조사를 받고 풀려난 그녀는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의 도움을 받아 버스 보이콧 운동을 시작했다. 유인물 3만 5000여 장이 몽고메리 전역에 배포됐다. 흑인 교회들도 버스 보이콧 운동에 동참했다. 로자 파크스는 버스에서 흑인이 평등하게 존중받을 것, 흑인 운전기사를 고용할 것, 먼저 탄 순서대로 버스 중간 좌석에 앉을 수 있게 할 것 등을 요구했다. 흑인들은 버스를 타지 않고 직장까지 걸어다녔으며 버스는 대부분의 좌석이 텅텅 빈 채로 운행됐다.

교회와 인권운동 단체를 중심으로 몽고메리 발전협회가 결성됐다. 26살의 목사가 회장으로 추대됐는데 그가 바로 흑인민권운동의 상징적 인물 마틴 루터 킹 목사였다. 이후 흑인들은 킹 목사의 주도아래 조직적으로 버스 보이콧 운동을 전개해 나갔다.

로자 파크스 박물관은 버스 보이콧 운동과 흑인민권운동의 역사가 자세히 소개돼 있다.

앨라배마주는 로자 파크스를 불법 보이콧 운동을 한다는 혐의로 기소했고 법정은 그녀에게 10달러의 벌금과 4달러의 법정 비용을 내라고 판결했다. 1955년 일리노이에서 개점한 맥도널드 햄버거가 15센트였다. 14달러 벌금은 지나치게 무거웠다.

판결은 흑인들을 더욱 분노하게 해 버스 보이콧 운동은 커져만 갔다. 5만에 달하는 흑인들이 버스 보이콧에 동참했다. 앨라배마 주는 이런 사태에 당황했고 버스 보이콧 운동을 주도하는 킹 목사 등을 체포하고 참가자들을 탄압하며 강경하게 나섰다. 로자 파크스와 남편은 보이콧 운동을 주도한다는 이유로 직장에서 해고됐고 참가자들도 해고되거나 해고 위협을 받았다. 심지어 카풀로 운동에 참여하던 흑인들의 자가용 면허를 말소하거나 자동차 보험을 취소하는 등 온갖 불이익을 주기도 했다.

로자 파크스 박물관 입장료는 14달러다. 내부에는 사진자료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흑인들은 포기하지 않았고 버스 보이콧 운동이 TV전파를 타고 전 미국에 전해졌다. 몽고메리의 버스회사들은 무려 65%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다.

NAACP와 흑인 민권운동가들은 연방대법원에 버스에서 흑백분리에 대한 위헌심판을 청구하기에 이르렀고 결국 1956년, 연방대법원은 “버스에서 흑백 분리는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결국 앨라배마주는 백기를 들기에 이르렀다.

버스 보이콧 운동이 시작된 지 385일 후 흑백좌석 분리제는 폐지됐다.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 운동은 흑인민권운동의 방아쇠를 당긴 사건이었고 킹 목사의 등장으로 흑인민권운동이 본격적으로 불붙기 시작했다.

1955년 12월 1일 로자 파크스 여사가 버스를 탔던 정류장 근처에는 로자 파크스를 기리고 버스 보이콧 운동과 흑인민권운동을 소개하는 로자 파크스 박물관이 들어서있다.


글, 사진 / 신현식

23년간 미주중앙일보 사진기자로 일하며 사진부장과 사진 전문위원을 역임했다. 93년 도미 전까지 한국에서 광고사진 스튜디오 ‘옥슨’ 설립, 진도그룹 사진실장, 여성지 ‘행복이 가득한 집’과 ‘마리끌레르’ 의 사진 책임자로 일했으며 진도패션 광고 사진으로 중앙광고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국 최초 성소수자 사진전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2016년 6월 RV카로 미국 전역을 여행하기 시작했으며 2년 10개월 동안 40여개 주를 방문했다. 여행기 ‘신현식 기자의 대륙탐방’을 미주중앙일보에 연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