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연정의 골디락스’는 투자 전문가가 양연정 대표가 매주 미국 증시의 주요 이슈들과 미국 경제 상황을 진단하여 미주 한인들에게 재테크 정보와 가이드를 제공하는 영상 칼럼입니다.
양연정?파이오니어 인베스트먼트 대표
- 스탠포드 MBA(2015)ㆍ카이스트 졸업(2001)
- 핌코 크레딧 PM(2015-2016)
- 세계은행: 투자 컨설턴트(2014)
- 호주뉴질랜드은행: 채권 트레이더(2009-2012)
- 제이피모건체이스증권: 채권 트레이더(2005-2009)
지난 한 주 미국 시장 분위기
지난 한 주 미국 주식 시장, 쉼없는 롤러코스터 장세였는데요. 지난주 금요일, 월요일 까지 고점 대비 1800포인트 가까이 급락한 후 화, 수요일 회복하는가 싶었지만 목요일은 오늘, 다우 존스 지수가 다시 1천 포인트 가까이 급락 마감하였습니다. S&P 500 지수도 100 포인트 이상 떨어지면서 2600이 붕괴되었고 그 동안 비교적 잘 버틴다 싶었던 Facebook , Amazon, Microsoft같은 대형 기술주 들도 오늘 최소 4.5% 이상 하락하면서 나스닥 지수 역시 4% 가까이 하락하였습니다.
오늘 급락의 원인은 무엇이었나요?
예. 지난주 금요일 이후 주식 시장은 금리 향방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주가 급락의 원인이 경제 호조와 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른 연준의 긴축 우려이기 때문인데요, 오늘도 주가 회복세가 꺾인 이유가 바로 1월 미국의 시간당 평균 임금이 전년 동기 대비 2.9% 상승했다는 소식 때문이었습니다. 여기에 주간 실업 수당 청구 건수도 45년래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겠다는 예상에 오후 들어 매도세가 강해졌습니다. 미국 금리도 지표 발표 직후에는 10년 기준으로 2.88% 가까이 근접했다가 2.8%로 재하락 마감하는 등 주식 시장과 금리 시장 변동성이 모두 큰 모습입니다
기업 실적은 여전히 좋은데 주가가 급락하는 이유는 뭘까요?
예. 말씀하신 것 처럼 이번주 급등락하는 주식 시장에서 미국 기업의 4분기 기업 실적 발표가 계속되고 있는데 S&P500 기업의 약 80%가 예상을 넘는 영업 이익을 발표했습니다. 오늘 급락하는 시장이었지만 트위터의 경우 실적 호조로 주가가 12%가 오르기도 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하는 원인은 경기 과열 우려와 연준의 긴축, 이에 따른 금리 상승에 대한 경계감 때문입니다. 오늘 확인한 바 대로 고용 지표 등 경제지표는 물론 기업 실적까지 좋은 상황에서 물가 상승세 까지 뚜렷해 지면서 연준이 올해 금리를 3차례 이상 인상할 수도 있겠다는 예상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결국 경기가 좋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한다는 이야기로 해석할 수 있다는 말인가요?
예. 경기가 좋아서 주식이 하락한다는 것은 언뜻 듣기에는 아이러니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결국 주가는 기업의 현금 흐름을 시장 금리로 현가(discount)화 한 가치 입니다. 물가가 낮고 경제 상승률도 낮은 경제 회복세의 초기에는 경제 지표나 기업 실적 호조가 주가 상승 요인이 됩니다. 기업의 현금, 수익은 늘어나는데 물가가 낮아서 금리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경기 확장의 후반기로 접어들면 물가 상승세가 뚜렷해 지면서 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반면에 기업의 수익이 늘어나는 데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경제 지표나 기업 실적 호조가 금리 인상 전망을 강화 시키는 요인이 되고, 이를 반영해 주가 역시 하락하는 것입니다.
경기 확장의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경제지표, 기업 실적 호조가 금리인상 경계감으로 해석된 것이군요.
예 결국 이번 주 미국 시장의 조정은 작년부터 이어진 미국 증시 랠리 이후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 퍼져있던 경계감, 즉 100개월 이상 이어진 미국 경기의 확장세가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고, 곧 연준을 비롯한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회수가 시작될 것이라는 경계감에서 출발하였습니다. 1월 FOMC에서 연준의 매파적인 스탠스가 확인되고, 이후 발표된 물가, 고용지표가 이런 우려를 뒷받침 해주면서 그간 익숙해 왔던 저금리 유동성 장세가 끝날 것이라는 점이 확실해 진 것입니다.
그래도 하락폭이 예상보다 너무 컸습니다.
예. 최근 일주일 간 미국 증시 등락폭은 하루에 500포인트를 훌쩍 넘겼습니다. 작년 내내 10 이하, 역사적 저점에 머물렀던 변동성 지수(VIX)도 화요일 50까지 폭등했다가 지금은 30대 중반에서 등락하고 있는데, 변동성 확대의 원인은 시장 포지션에 있다고 봅니다. 2017년에 이어 올해도 미국 경제와 기업 이익 증가가 예상되면서 많은 시장 포지션이 주식 매수, 변동성 매도로 쏠렸습니다. 포지션이 한 쪽으로 쏠린 상황에서 갑작스런 긴축 경계감이 대규모 포지션 청산으로 이어졌고, 또 ETF 등과 연계된 프로그램 매물들이 주요 기술적 지지선이 붕괴 될 때 추가 매도 물량을 쏟아내면서 하락폭이 확대되었습니다.
미국 주식 향방,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현재 미국 시장의 급등락은 펀더멘털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밸류에이션 조정입니다. 여전히 경제 지표나 기업 실적은 좋지만, 그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올랐으니 적정 수준을 찾아야 한다는 관점입니다. 지난 한 주간 급락했지만, 미국 증시는 여전히 1년 전에 비해 10% 이상 높은 수준입니다. 사실 2017년의 증시 상승은 기업 실적 증가과 트럼프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충분히 설명이 되었습니다만, 올해 1월의 급등은 펀더멘털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습니다.
작년 말 다수의 전문가들은 “2018년 경제 성장률은 2017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겠지만, 주식 시장은 이를 반영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시장이 너무 올랐고, 금리인상이 예상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1월 들어 실적 시즌이 시작하자 마자 지수가 7-8% 급등했었습니다. 별다른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다우존스가 24000, 25000을 역사적으로 최단 기간에 뚫으며 급히 상승했었지요.
1월의 급등을 2월 첫 주 한주간 전부 되돌렸군요.
예 지난 한 주 간 급락 후 현재 주가는 작년 연말 대비 3.5% 정도 낮은 상황입니다. 큰 그림에서 보면 1월 급등을 조금 속도가 빠르긴 했지만, 작년 연말 시장 참가자 다수가 예상했던 시나리오로 되돌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미국 시장 참가자들의 급락에 대한 반응은 그 등락폭에 비해서는 침착한 편입니다. 경제 호조, 물가 상승 등 “좋은” 뉴스로 촉발된 단기적 밸류에이션 조정이지 구조적인(systematic) 폭락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저도 패닉할 필요는 없다는 점에 동의하는데요, 현재 급등락이 미국 주식 시장에 국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등 구조적인 폭락 주식, 환율, 유가, 채권 등 모든 시장에서 전방위적인 조정이 일어납니다. 가깝게 작년 브렉시트, 2016년 위안화 급락, 2013년 긴축 발작 때에도 시장의 반응은 한 국가, 한 시장에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현재 미국 주식시장의 급등락에도 불구하고, 또 하나의 위험 지표인 미국 하이일드 채권 스프레드나 CDS 등은 확대폭이 제한적입니다. 오늘 기준으로 미국 하이일드 채권 스프레드는 약 335bps수준으로 1월 말 저점에서 약 25bps 정도 확대된 것에 불과합니다. 2016년 초 중국발 쇼크로 위안화와 유가가 폭락했을 때 이 스프레드는 800bps까지 확대되었습니다. 시장 변동성이 일부 시장에 국한되는 한, 대규모 금융위기의 가능성은 아직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