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 레이크 등이 있는 뉴욕 해리만 주립공원에는 여러 갈래의 애팔래치안 트레일이 있다. 세바고 등 7개의 호수를 연결하는 18마일 Seven Lakes Drive 중에 호수 속에 잠겨 있는 뉴욕의 불타는 가을을 볼 수 있다.
팰리세이드 파크웨이 19번 출구에서 Perkins Memorial Drive로 올라가, 부드러운 산세와 아름다운 호수가 있는 해발 1,173피트의 베어 마운틴 정상에 오르면 뉴욕, 뉴저지 평야와 베어마운틴 다리가 내려다보인다. 회전목마와 실내 스케이트장이 있는 Hessian 호숫가에서는 온 가족이 피크닉으로 주말을 즐긴다.
1929년 퍼킨스는 베어마운틴 정상에서 허드슨강을 건너 52마일의 코네티컷주 구간을 완성하였다. 정상 5층 높이의 퍼킨스 기념탑(Perkins Memorial Tower)이 뉴저지에서 뉴욕으로 올라오는 하이커들을 맞이한다.
1922년 첫 공사가 시작된 베어 마운틴 구간이 100년 만에 대대적인 대보수로 새롭게 태어났다. 트레일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의 사진과 트레일 모델과 공법을 설명하는 전시장도 있다.
하이커들은 베어마운틴 인 호텔에서 추위를 녹이고, 허기를 채우며 다음 일정에 대비한다. 호텔 뒷마당 트레일 입구에 서 있는 ‘메인주까지 786마일, 조지아주까지 1,403마일’이라는 표지판이 다시 트레일에 들어서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허드슨강 도크 트레일로 내려가며, 두 갈래 길에서 우회전하면 동물원을 지나 도크까지 갈 수 있으며, 좌회전하여 Bypass하면 1923년 당시 세계 최대의 현수교 다리였던 베어 마운틴 다리 위를 걸어보면서 허드슨강을 감상한다.
동물원을 지나 강가에 이르러, 철길 아래로 언더패스하면 도크에 도달한다. 1km가 넘는 화물기차가 지축을 흔들며 지나간다. 높이 330ft의 현수교 아래로 수만톤급 선박들이 뉴욕 주도인 알바니까지 152마일을 드나들며 화물을 실어 나른다.
Pawling의 Great Swamp 애팔래치안 트레일은 뉴욕 구간의 마지막 코스이다. 유일하게 애팔래치안 하이커들을 위해 정차하는 간이역에서 1마일 정도의 갈대가 어른 키보다 높이 자라 멋진 보드웍을 지나, 6마일 가면 뉴클리어 호수가 나타나고 코네티컷주 AT에 진입한다.
베어 마운틴 근교 웨스트 포인트 육군 사관학교 부속 박물관에는 안중근 의사가 거사에 사용하였던 권총이 전시되어 있다. Zero Day로 뉴욕 시티를 돌아보며, 야생의 생활로 돌아가기 전에 문명 세계에 빠져본다.
1960년 Ralph Ogden이 은퇴하면서 180에이커의 땅을 구입하여 추상 조각가 David Smith의 작품 등 130여 개의 작품을 들여와 스톰킹 아트(Storm King Art) 센터를 만들었다. 1985년 스타 익스펜션 회사가 2,300에이커의 산지를 기증하여 이곳은 미국 최대의 야외 현대 조각공원이 되었다.
휘트니 박물관 소장품들이 500에이커 초원 4구역 중의 하나인 South Fields에 자리하고 있다. Tram 대신 천천히 걸으며, 숲속에서 새소리를 들으며 산림욕과 작품들을 보물찾기하듯 돌아볼 수 있다.
Andy Goldsworthy의 <Storm King Wall, 1997>은 나무의 직선과 성곽 곡선을 잘 살려 조경예술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성벽의 끝자락이 연못 수면 아래로 들어가, 건너 저편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청아한 울음소리로 시원한 숲에 한층 무르익게 하는 매미는 몇 년 동안 땅속에 있다가, 허물을 벗고 세상으로 나와 겨우 한 달을 살면서 알을 낳고 죽는다.
글, 사진 / 박명애 (세계여행 전문가)
박명애 씨는 마일리지와 포인트로 항공권과 호텔을 해결하며, 기적처럼 세계여행을 하고 있다. 열정만 있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확신으로 몸소 체험하며 얻은 정보와 사연들을 책과 블로그를 통해 공유한다. 저서로 ‘북극에서 남극까지: 수상한 세계여행’ 1, 2, 3권이 있다. 그의 알뜰한 세계여행은 지금도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