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요테 걸치(Coyote Gulch)는 유타의 캐년 컨트리로 알려진 그랜드 스테어케이스 에스칼란테 내셔널 모뉴먼트(Grand Staircase Escalante National Monument)에 있습니다.

에스칼란테 마을을 조금 지나 홀인더록(Hole in the Rock)이란 도로를 따라가면 수없이 많은 계곡과 슬롯 캐년 등 전혀 상상치 못한 비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저희는 오늘 이 가운데 코요테 걸치를 당일 산행해보기로 했습니다.

코요테 걸치는 캐년 아래편에 수많은 폭포와 아치가 있으며 나무가 울창해서 많은 방문객들이 찾아오는 곳입니다.

이곳을 출입하는 입구가 여럿 있는데 저희는 크랙 인더 월(crack in the wall)이라는 좁은 바위틈 사이로 들어가는 루트를 택했습니다.

출발점인 40마일 리지 주차장까지는 비포장도로를 약 1시간 30분 운전해야 하며 오프로드 자동차가 필요합니다.

주차를 하고 약 45분 정도 모랫길과 바위를 지나면 계곡 아래로 내려가는 바위 틈새를 발견합니다.

바위 틈새가 얼마나 좁은지 보통 사람도 간신히 몸이 빠져나갈 정도입니다.

캠핑용 백팩을 메고 왔다면 중간에서 로프를 사용해서 매달아 내립니다.

이곳을 지나면 계곡 아래로 모랫길을 약 한 시간 정도 내려가는데 앞으로 펼쳐지는 계곡의 모습이 환상적입니다. 웅장한 바위산이 병풍을 두른 듯 펼쳐지고 한가운데 밥주걱을 세워놓은 듯한 멋진 바위산이 서 있습니다.

그 뒤편으로 커다란 구멍이 뚫린 바위산이 보이는데 스티븐스 아치라고 부릅니다.

저희의 목표는 코요테 내추럴 브릿지입니다. 아래편 강가에 도착해서 왼편으로 갑니다.

중간에 시내를 따라 물속을 걷기도 합니다. 적막강산에 폭포수가 떨어지는 소리가 우렁차게 들립니다.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계곡의 아름다운 모습에 푹 빠졌습니다.

되돌아가는 길이 염려가 되어 맴버 2명은 일찍 자동차로 돌아가서 텐트를 치고 저녁을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나머지는 계속해서 물길을 거슬러 올라서 드디어 내추럴 브릿지에 당도했습니다.

이후로도 야곱 햄블린(Jacob Hamblin)이라는 큰 아치가 있지만 돌아가는 시간을 계산하면 내추럴 브릿지에서 돌아서야 했습니다.

계곡은 노란 단풍으로 물들어 있고 햇살에 명암을 달리하는 웅장한 협곡이 둘러져 있어 별천지에 들어온 느낌입니다.

바위 틈새로 올라가는 갈림길에 도착하니 해가 기울어지고 완전히 어두워졌습니다.

헤드램프를 켜고 간신히 바위 틈새를 찾아 계곡 위로 올라갑니다. 어두웠지만 돌무더기 표식을 따라 주차장으로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미리 올라간 대원들이 텐트를 치고 불을 비춰주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주차장은 저희 차와 다른 한 대의 자동차만 있는 외진 장소였습니다. 저녁으로 라면을 하려 했으나 피곤한 탓인지 입맛은 없었습니다. 주위에 널려있는 마른 소똥을 모아 불을 지피면서 추위를 달랬습니다.

총 13마일에 8시간이 소요된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에스칼란테의 잊지못할 추억을 얻고 갑니다.


글, 사진 / 김인호 (하이킹 전문가)

김인호 씨는 미주에서 활동하는 등반, 캠핑, 테마 여행 전문가로 미주 중앙일보를 비롯한 다수의 미디어에 등산 칼럼을 연재하면서 초보에서 전문가까지 미주 한인들에게 유용한 실전 하이킹 정보를 꾸준히 소개해오고 있다. 저서로 ‘남가주 하이킹 105선’ ‘하이킹 캘리포니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