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가 흘러내리는 햄버거부터 추수감사절 식탁을 장식하는 거대한 칠면조 구이까지, ‘미국 음식’이라고 하면 육류 위주의 느끼한 음식이 떠오르곤 한다. 하지만 이런 음식 뒤엔 도대체 이런 걸 왜 먹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음식이 숨어 있다. 미국 생활깨나 했다는 사람에게도 존재 자체가 생소하거나, 알고 있다고 해도 이름만 들어서는 선뜻 손대기 쉽지 않은 미국의 특이한 먹거리 10가지를 모아봤다.

 

1. 버터 튀김 (Deep-fried Butter)

Photo credit Collin Harvey on Wikimedia

안 그래도 느끼한 버터를 기름에 튀겨서 먹는다니! 경악할 만한 조리법이지만 버터 튀김은 인기 있는 축제 음식 중 하나다. 한입 크기로 자르거나 스틱 모양의 버터를 그대로 꼬치에 꽂아 튀김 옷을 입혀 기름에 완전히 튀기는 음식으로 튀김옷이 빵의 질감을 재현해 버터를 듬뿍 바른 토스트와 비슷한 맛이 난다. 지역 축제에서는 버터 말고도 여러 특이한 튀김을 찾을 수 있는데, 오레오 튀김, 콜라 튀김, 초콜릿 바 튀김 등 종류도 무궁무진하다.

 

2. 피클 국물 (Pickle Juice)

Photo credit U.S. Air Force photo/Staff Sgt. Mike Meares

오이 피클을 재워둔 국물을 음료처럼 마시는 것이 최근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 인기가 오죽하면 피클 없이 피클 국물만 제품으로 판매될 정도겠는가. 새콤하고 짭짤한 맛이 좋아 마시기도 하지만 운동선수들은 운동 중에 쥐가 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마시기도 한다. 연구에 따르면 피클 국물이 실제로 근경련을 막는데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혈당을 낮추는 데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3. 올리브 로프 (Olive Loaf)

Photo credit Amazon

올리브가 들어간 빵인가 싶겠지만 올리브 로프는 사실 햄에 올리브를 넣어 만든 가공 육류이다. 햄에 새콤 짭짤한 올리브를 넣었으니 그 맛은 특별히 이상할 게 없지만 충격적인 비주얼 때문에 미국인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얻지는 못하는 음식이다.

 

4. 쿠키 도우 (Cookie Dough)

Photo credit Pam Menegakis on Unsplash

말 그대로 쿠키 반죽으로, 오븐에 굽기 전의 축축한 반죽을 디저트처럼 먹는 음식이다. 익혀 먹어도 맛있는 쿠키를 굳이 왜 반죽으로 먹나 싶겠지만 아이스크림 같은 질감과 설탕이 서걱거리는 크림의 식감이 매력적이다. 익히지 않은 달걀과 밀가루가 들어가 식중독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제품으로 나오는 쿠키 도우의 경우 달걀을 빼고 열처리한 밀가루를 사용한다.

 

5. 땅콩 넣은 콜라 (Peanuts in Coke)

Photo credit Coca-Cola

콜라병에 땅콩을 넣어 마시는 것은 남부 지역에서는 흔하지만, 타지역 사람들은 들어 본 적도 없을 정도로 지역색이 짙은 조합이다. 즐기는 방법은 단순하다. 콜라의 뚜껑을 열어 넘치지 않게 몇 모금 마시고 땅콩을 한 줌 정도 넣어 병째로 마시는 것이다. 이때 유의할 점은 꼭 소금이 넉넉하게 뿌려진 땅콩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인데, 짭짤한 땅콩과 달달한 콜라의 조화는 한 병을 다 마실 때까지 멈출 수 없을 정도다.

 

6. 고구마 캐서롤 (Sweet Potato Casserole)

Photo credit Laura Blankenship on Flickr

추수감사절이나 크리스마스 같은 명절에 식탁에 오르는 음식이다. 고구마를 으깬 후 양념해 마시멜로우를 얹어 오븐에 익히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조리법으로 디저트라고 오해하기 쉽지만 고기에 곁들여 먹는 사이드 디쉬다. 고구마 케이크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지만 미국 고구마와 한국 고구마는 맛도 질감도 달라 예상과는 다른 맛이 난다.

 

7. 스프레이 치즈 (Spray Cheese)

Photo credit Ted Murphy on Flickr

노란 슬라이스 치즈를 캔에 담에 스프레이처럼 뿌려 먹을 수 있게 만든 제품이다. 체다, 베이컨, 아메리칸 치즈 세 종류의 맛으로 판매되며 단종된 제품으로는 프렌치 어니언, 블루 치즈, 칵테일 새우, 피자 등의 맛이 있다.

 

8. 루트비어 플로트 (Root Beer Float)

Photo credit stu_spivack on Flickr

‘파스 냄새’가 난다고 해서 처음 접하는 사람은 대부분 거부감을 보이는 루트비어. 이 탄산음료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얹은 것이 바로 루트비어 플로트다. 톡 쏘는 탄산은 누그러들고 크림 같은 질감이 더해져 특이한 맛을 자아낸다. 루트비어를 콜라와 같은 다른 탄산음료로 대체해 마시기도 한다.

 

9. 밀크쉐이크 + 감자튀김 (Fries in Milkshake)

Photo credit Bareburger

소금을 뿌려 짭짤한 감자튀김을 차갑고 달콤한 밀크쉐이크에 찍어 먹는 것으로 ‘단짠단짠’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2016년 맥도날드가 소비자들에게 감자튀김을 어떤 맛의 쉐이크에 찍어 먹는지 묻는 광고 캠페인을 진행했을 때 수많은 고객들이 대체 누가 감자튀김을 밀크쉐이크에 찍어 먹냐는 반응을 보였을 만큼 미국인들에게도 대중적인 조합은 아니다.

 

10. 가비지 플레이트 (Garbage Plate)

Photo credit Eugene Peretz on Wikimedia

‘쓰레기 한 접시’라니. 한국의 ‘꿀꿀이죽’이 연상되는 이름이다. 뉴욕의 로체스터 지역에서 유래된 가비지 플레이트는 노동자들이 짧은 시간 안에 먹을 수 있는 영양가 높은 음식을 찾다가 만들어진 음식이다. 접시에 감자튀김과 마카로니 샐러드를 넉넉히 담고 버거 패티나 소시지, 치킨 텐더 같은 고열량의 재료를 얹은 후 매콤한 미트 소스를 토핑한 요리다.


글 구성 / 김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