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브리스틀콘 소나무 숲 (Ancient Bristlecone Pine Forest)

중부 캘리포니아 고산에서 자라는 브리스틀콘 소나무 중에 무드셀라라는 나무는 2020년 현재 4,852살입니다. 그래서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 살아있는 생명체로 알려져 있지요.

에녹의 아들이자 노아의 할아버지인 무드셀라는 성경에서 가장 장수한 사람으로 969년을 살았다고 합니다. 성경의 연대기로 따진다면 무드셀라 나무는 인간 무드셀라가 살아있는 것과 비슷하지요.

1957년에 기후와 강우량을 연구하던 슐만 박사가 미서부에서 브리스틀콘 소나무의 나이테를 조사하면서 신비한 나무의 수명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곳 숲은 호수나 강이 없는 곳이라서 브리스틀콘 소나무는 강우량에만 의존해 자라는데 나이테를 조사하면 지난 10,000년간의 강우량 및 가뭄 패턴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이곳 숲은 395번 선상의 빅 파인에서 168번 국도를 따라가면 나오는데 LA에서 약 5시간 운전거리 입니다. 조금 외진 곳이어서 차량 통행이 많지 않지만, 굽이굽이 돌아가는 산길이 아주 낭만적입니다.

굽이굽이 168번 도로를 올라가면 멋진 전망대가 나옵니다. 건너편의 하이 시에라와 오웬스 밸리를 굽어보며 따스한 햇살과 상큼한 공기를 맛볼 수 있습니다.

이곳은 14,252ft(4,344m)의 화이트 마운틴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산 이름은 이곳을 관리 유지하는 데 큰 공을 들인 White Family의 이름을 받았습니다.

오래전 이곳에서 거주하던  파이우디 원주민들은 여름철에 이 산에 머물면서 피뇬 파인 나무에서 잣을 수확했다고 합니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레인저가 현장 견학도 해주고 이곳 나무들에 대해 강의도 해주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방문자 센터를 닫아 놓은 상태입니다.

이곳에는 등산로가 두 군데로 나뉘어 있습니다. 왼편으로는 디스커버리 트레일인데 약 1마일 정도이며 많은 고대 소나무들이 있습니다. 오른편은 무드셀라 워크를 따라 5천 년된 무드셀라 나무가 살고 있는 곳을 돌아보게 됩니다.

하지만 디스커버리 트레일이 고대 소나무를 자세히 볼 수 있어 둘 중에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디스커버리 트레일을 추천합니다.

나무의 나이를 따지는 방법은 생각 외로 간단합니다. 위편은 언덕에 붙어있고 아래편은 흙이 쓸려내려 뿌리까지 휑합니다. 이곳의 언덕이 1피트 깎이는데 1,000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약 3피트가 깍여서 이 나무의 나이 추정치는 3,000년입니다.

이곳 나무들은 겉으로 봐서는 나이를 알 수가 없다고 합니다. 크고 굵은 나무가 오래된 듯 하지만 반대로 작고 쪼그라들고 뒤틀린 나무가 훨씬 오랜 수명이라고 합니다.

이곳 지형의 특이한 점은 왼편의 브리스틀콘 숲은 나무가 가득한데 오른편은 한그루도 없습니다.

그 이유는 지형을 형성하는 돌 때문이라고 합니다. 한쪽은 토양이 척박한데도 브리스틀콘은 잘 자랄 수 있답니다.  오른쪽은 브러쉬 세이지 등이 먼저 양분을 빨아먹어 브르스틀콘 씨가 자라다가 말라 죽는다고 합니다. 이 두 지형은 빙하기를 거치면서 완전히 나뉘었다고 합니다.

디스커버리 등산로는 약 1시간, 므두셀라 등산로는 3시간 정도 걸립니다.

므두셀라 등산로의 번호 16번 지점에 약 10그루의 고대 소나무들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무드셀라 나무가 있는데 보호를 위해 표시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등산로에는 기기묘묘한 나무들이 많습니다.

젊은 브리스틀콘 나무가 푸른 가지와 솔방울을 달고 있습니다.

입구에는 슐만 그로브(Schulman Grove)라고 사인이 붙어 있습니다. 높은 지대를 운전하지만 여기까지는 일반 승용차로도 무난합니다.


글, 사진 / 김인호 (하이킹 전문가)

김인호 씨는 미주에서 활동하는 등반, 캠핑, 테마 여행 전문가로 미주 중앙일보를 비롯한 다수의 미디어에 등산 칼럼을 연재하면서 초보에서 전문가까지 미주 한인들에게 유용한 실전 하이킹 정보를 꾸준히 소개해오고 있다. 저서로 ‘남가주 하이킹 105선’ ‘하이킹 캘리포니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