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 인기 뮤지컬 ‘왕과 나’가 1년 반 만에 다시 LA를 찾았다. 극중 버마공주 ‘텁팀’ 역를 맡고 있는 배우는 다름아닌 재작년에 언더스터디 겸 앙상블로 활동한 임규진씨다. 한국계 미국인이 아닌 20살에 미국으로 넘어와 활동을 시작한 한국인 배우다. 그녀는 대역에서 주연 배우로 당당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플러스피플로 소개한 지 1년 반이 지났다. 그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플러스피플로 소개한 지 1년 반 정도 지났는데,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계속 투어하며 (‘왕과 나’에서) 텁팀역 언더스터디(대역)를 하고 있었는데 텁팀역을 맡은 배우가 몸이 아파서 제가 계속 (무대에) 올라가게 됐어요. 그렇게 계속 텁팀 대역을 하다가 작년 11월에 공식적으로 텁팀역을 맡게 됐습니다. 그래서 계속 바쁘게 투어 생활하고 있었어요.
뮤지컬 ‘왕과 나’ 에서 ‘텁팀’은 어떤 역할인가요?
텁팀은 참 똑똑하고 공부하는 것도 좋아해요. 영어도 잘해서 영국에서 온 교사 아나랑 굉장히 친하게 지내게 돼요. 영국 교사처럼 굉장히 현대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여성인데 왕한테 선물로 주어졌다는 현실이 너무 싫고, 그래서 그 현실과 싸워가는 멋진 역할입니다.
주연 배우가 되어 공연하는 기분이 어떠신가요?
어깨가 좀 무거워요. 책임감도 많이 느껴지고요. 매일매일 관객들 앞에서 노래를 한다는 게, 배우로서 제가 연습도 많이 해야하고 노력도 많이 해야되는 역할이더라고요. 더 잘 해야겠다는 결심으로 공연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투어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애리조나주에서 2주 동안 공연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많은 다른 도시들을 돌아다니다가 8월에 캐나다 토론토를 마지막으로 투어를 마칩니다.
이번 투어가 끝나면 무엇을 하고 싶으신가요?
이번 투어가 끝나면 인터내셔널 투어를 하고 싶어요. 영어로 된 작품을 가지고 한국에서 공연하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미국에 와서 노력한 것이 영어를 배워 공연한 거니까 한국에 돌아갈 때도 영어로 된 미국 작품을 들고 가는 게 꿈입니다.
미국 진출을 꿈꾸는 분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왕과 나’가 브로드웨이에 20년만에 돌아온 공연이에요. (브로드웨이에) 한국계 미국인은 참 많아요. 저처럼 유학 생활을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힘이 될 것 같아요. 저는 20살 때 미국에 와서 영어도 못하는데 영어를 배워서, 미국인들이 하는 이런 동양인 역할들을 맡게 되었기 때문에 그 분들께 희망을 드리고 싶어요. 저도 영어가 완벽하지 않아서 계속 노력을 해야 하는데, 이렇게 완벽하지 않아도 노력을 하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계속 공연하고 싶어요. 브로드웨이든 한국이든 지방이든. 뮤지컬은 보기에 재미있잖아요. 보기에 재미있으면 하는 것도 재미있거든요. 그래서 어디에서든 뮤지컬 공연을 계속 하는 것이 제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하고싶은 말
‘왕과 나’ 투어 많이 사랑해주시고요. 이 영상을 보시고 “아 한국에서 자란 한국인이 ‘왕과 나’에서 텁팀역을 맡아 공연을 하고 있구나”라고 알아주시면 좋겠어요. 또 공연 보러 오셔서 스테이지 도어에서 같이 만나고 사진도 찍고 얘기도 나눴으면 좋겠어요. 응원 많이 해주시고요.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취재/편집 송정현 촬영/편집 이정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