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플랫(Nicholas Flat), 말리부 캘리포니아
LA 다운타운에서 10번 프리웨이를 타고 바닷가로 나가면 샌타모니카 해안을 만납니다. 여기서 1번 국도인 Pacific Coast Hwy를 따라 28마일 정도 북상하면 멀홀랜드 하이웨이(Mulholland Hwy) 옆에 자리 잡은 리오 캐리요(Leo Carrillo) 해변 주립 공원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곳은 말리부 시 끝자락인데 이곳 해변은 서핑으로 유명합니다. 여름이면 새벽부터 서핑보드를 든 젊은이들이 몰려들지요.
공원에는 해변과 샌타모니카 산을 등반하는 트레일이 있으며 그중 니콜라스 플랫(Nicholas Flat) 트레일은 야생화 가득한 초장과 해안선의 풍경이 일품입니다.
등산로 출발점에서 니콜라스 플랫과 윌로우 크릭 트레일으로 나뉩니다. 하지만 어디로 가든지 윗편 산봉우리에서 만나게 됩니다. 거리도 비슷하고 힘들기도 비슷합니다. 왼쪽으로 올라가서 내려올 때는 오른쪽으로 돌아 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집에 머물렀던 시간이 길었습니다. 최근 식당이나 상점 들이 일부 정상 영업 하도록 허가가 되었고 사람들이 주말이 되니 야외로 많이 나왔습니다. 특히 바닷가에 많이 온 것 같습니다.
산등성이로 오를수록 꽃들이 만발하고 꽃냄새가 물씬 풍깁니다.
니콜라스 플랫은 평평한 분지 같습니다. 한 쪽에 연못이 있습니다. 크지는 않지만 산행하면서 즐기기엔 딱 좋은 사이즈입니다.
니콜라스 연못 주위로 평지가 있고 꽃들이 아름답게 피었습니다. 반대편으로 30분 정도 나가면 데커 스쿨 로드(Decker School Road)에서 올라오는 길이 있습니다.
2018년 산불로 여기 나무들이 불에 탔는데요. 지금은 새로운 가지들이 푸릇푸릇 솟아 나는 모습이 보입니다.
능선 위로 올라서면 확 트인 바다가 펼쳐집니다. 저 앞으로 해안선이 있고, 지평선에 희미하게 보이는 섬이 카탈리나섬입니다.
니콜라스 플랫 등산로는 리오 카리요 해변에서 올라오면 약간의 휴식 시간을 더하여 왕복 4시간 반 정도 걸립니다. 내려가서 시간이 남으면 리오 카리요 해변에서 바닷물에 발도 담그고 할 수 있는 재미난 곳입니다.
이 등산로에는 향내가 나는 허브들이 많이 있습니다. 로즈메리와 민트 등입니다.
리오 카리요 캠핑장은 현재 코로나 여파로 닫혀 있지만, 남가주에서 유명하고 많은 사람이 찾는 곳입니다.
유카 선인장은 남가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요. 아랫부분은 날카로운 바늘이 있어 찔리면 피나고 무척 아픕니다. 그런데 베이지색 몽실몽실 복스러운 꽃들이 피어 있습니다. 오늘 보니 여러 군데 많이 피어있네요. 아마 날씨가 좋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등산로에서 바라보면 1번 국도를 중심으로 해안 쪽 갓길에 차를 세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쪽 편에 있는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물론 주차비를 내야 하지만 안전하게 주차를 하고 올라오시길 권장합니다. 만약 아침 일찍 도착하면 게이트가 닫혀있어 건너편 길가에 주차를 하게 되는데 그때는 절대 1번 국도를 건너오면 안 됩니다. 차가 너무 쌩쌩 달려 위험합니다. 해안가로 나가면 국도 아래로 다리를 건너서 올 수 있습니다.
산행을 마치고 바닷가로 나오면 서핑을 하는 사람들과 해변 모래사장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많은 사람을 볼 수 있습니다.
어린 자녀들과 함께 바위 속에 갇힌 해양 동물들을 살펴보면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장소입니다.
특히 봄철에는 야생화가 등산로 주변으로 가득 피어 산행의 즐거움을 더해 줍니다. 1,600 피트의 등반 고도와 7마일의 거리를 산행하면서 새로 발견하는 말리부 해안의 아름다움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습니다.
등산로는 공원 입구에서 시작되는데 주차료를 지불하면서 공원 지도도 함께 구입하도록 합니다. 중간부분은 그늘이 없으니 모자와 선글라스를 준비합니다.
글, 사진 / 김인호 (하이킹 전문가)
김인호씨는 미주에서 활동하는 등반, 캠핑, 테마 여행 전문가로 미주 중앙일보를 비롯한 다수의 미디어에 등산 칼럼을 연재하면서 초보에서 전문가까지 미주 한인들에게 유용한 실전 하이킹 정보를 꾸준히 소개해오고 있다. 저서로 ‘남가주 하이킹 105선’ ‘하이킹 캘리포니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