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케스 록스 자연 공원 (Vasquez Rocks Natural Area Park)
공원에서 지질학 공부를 위해 단체로 바위를 오르는 학생들이나 아기자기한 풍경을 사진에 담으려는 많은 사진작가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지역은 오래전부터 미국 원주민들의 거주지였습니다. 공원 안에 원주민이 남긴 바위 문양을 통해 그들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은 1870년대에 도적 티버시오 바스케스(Tiburcio Vasques) 일당들이 은신처로 삼고 샌개브리엘 산맥 일대에 암약했던 곳입니다. 지형을 잘 살펴보면 그 이유를 충분히 납득할 수 있습니다. 이 공원 이름이 바스케스인 이유도 여기에 있지요.
멕시코 혈통인 바스케즈는 1835년 중부 캘리포니아 몬트레이에서 태어나 교육을 받았으며 준수한 용모에 음악과 문학에도 뛰어나 여자들로부터 인기가 많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악당의 길로 들어섰는데 중가주에서 강도행각을 벌이다가 남가주로 이동하였는데 이곳 바스케스 록과 샌 게브리엘 산맥의 마운틴 퍼시피고 인근을 거점으로 암약하였습니다.
그를 뒤쫓는 보안관들과 총잡이들이 늘어나면서 추격전 끝에 붙잡혀 교수형을 당하게 됩니다. 바스케스는 멕시칸-아메리칸들에게는 의적으로 알려지기도 했는데 그를 소재로 한 영화가 많이 제작되었으며 영화 조로 또한 그를 모델로 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또한 이곳은 의외로 많은 식물이 자라는 야생 식물원 같은 곳입니다. 공원 안에 수많은 나무와 풀이 자라는데 약초와 식용 채소들도 있습니다.
특히 주니퍼 열매는 원주민들이 약으로 썼고 특히 진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 재료라고 합니다.
그 외에 시카모어와 물속에서 자라는 미나리(Watercress)는 물가를 지나면서 넘쳐납니다. 그리고 로즈메리 타임 등 허브들이 특히 많이 자랍니다.
공원 한가운데를 통과하는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를 따라 올라가면서 에스콘디도 캐년(Escondido Canyon)의 굴곡 심한 바위층과 주변의 계곡을 시원하게 내려다 볼 수 있습니다.
공원 중심부에 하늘을 향해 뾰족이 솟아오른 바위는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듯합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1920년대부터 플린스톤, 스타트렉, 오스틴 파워스 등 수많은 TV 드라마와 영화가 이곳에서 촬영되었습니다.
특히 마이클 잭슨부터 한국의 아이돌 그룹 BTS의 뮤직 비디오가 촬영된 곳이기도 합니다.
공원이있는 아구아 둘세 캐년(Agua Dulce Canyon) 또한 목장이 연속되는 전원도시로 오래전부터 고급 주택지로 각광을 받는 곳입니다.
바위를 올라보기도 하고 자녀들과 이곳 저곳을 탐험할 수 있는 공원은 참으로 흥미진진한 놀이터가 아닐수 없습니다. 단지 공원내에는 그늘이 많지 않은 것이 흠이지만 연중 방문하기에 좋습니다.
글, 사진 / 김인호 (하이킹 전문가)
김인호씨는 미주에서 활동하는 등반, 캠핑, 테마 여행 전문가로 미주 중앙일보를 비롯한 다수의 미디어에 등산 칼럼을 연재하면서 초보에서 전문가까지 미주 한인들에게 유용한 실전 하이킹 정보를 꾸준히 소개해오고 있다. 저서로 ‘남가주 하이킹 105선’ ‘하이킹 캘리포니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