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팩킹은 일반적으로 침구와 취사도구를 등짐으로 메고 야생에서 지내는 여행을 말합니다. 한국이나 유럽에서는 산장이라는 곳이 있어 당일 등산 배낭으로도 하룻밤을 산속에서 지낼 수 있지만, 미국이나 캐나다는 텐트 생활이 기본입니다.

백팩킹은 무거운 등짐을 메야 하므로 고생이 됩니다. 그러나 걸어서 들어가야 하는 야생구역에서 발견하는 때묻지 않은 비경은 백펙커들에 주어진 보상입니다.

캘리포니아에는 잘 보존된 비경이 곳곳에 숨어 있으며 하루 이틀의 백팩킹을 통해서도 이러한 비경을 접할 수 있습니다.

최대한 백팩을 가볍게 하되 안전을 위해 필수 품목을 잘 골라서 배낭을 싸는 것이 중요합니다. 1박 2일이든 7박 8일이든 백팩킹을 가면 기본적으로 챙겨야 할 장비는 똑같습니다.

제일 먼저 배낭을 보면 브랜드마다 번호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배낭의 용량을 리터로 표시한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브랜드는 숫자가 있더라도 용량을 말하는 게 아니라서 반드시 스펙을 알아보고 사는 것이 좋습니다. 70 리터면 4박 5일 정도 백팩킹에 전혀 문제가 없고요. 2박 3일 정도면 50 리터 이상을 사용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텐트를 준비해야 하는데요. 텐트는 솔로, 2인용, 3인용 등 다양한데 요즘은 3파운드가 넘지 않는 2인용 텐트도 많이 나와 있습니다. 가벼우면서도 약하지 않은 검증된 제품을 구입하도록 하십시오.

슬리핑백도 아주 중요합니다. 캘리포니아의 시에라 산에서 여름에 백팩킹을 한다면 화씨 15도(섭씨 영하 9도)짜리가 적당합니다. 겨울용은 너무 부피가 커서 적합하지 않습니다. 영하 9도라고 해서 영하 9도에서 편안하다는 얘기가 아니고요. 영하 9도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슬리핑백에는 구즈 다운(Goose Down)과 합성섬유(Synthetic)가 있습니다. 구즈 다운은 거위털인데 아무래도 가볍고 팩 사이즈도 작은데 그 대신 좀 비싸지요.

잠을 잘 때 패드가 필요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패드는 스폰지를 눌러놓은 것으로 둘둘 말거나 접어서 배낭에 묶어 가지고 다닙니다. 값도 싸고 일반적으로 많이 씁니다.

공기가 들어가는 자가 수축(Self-inflated) 제품은 꼭지를 열어놓으면 공기가 자동으로 들어갑니다. 마지막으로 입으로 두어 번 불어 넣으면 빵빵해집니다. 에어가 들어가기 때문에 쿠션이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방식이 좋다 나쁘다 할 수는 없구요. 써보고 취향에 따라 고르시면 되겠습니다.

다음은 입니다. 바지 상의 속옷도 여벌로 가져가야 하는데 절대 많이 가져갈 필요는 없습니다. 입고 있는 거와 엑스트라 하나를 더 가져가면 됩니다. 양말도 마찬가지입니다. 시냇가에서 빨래를 해서 말려서 입고 다녀야 합니다.

바람과 비를 피할 수 있는 자켓이 꼭 필요 합니다. 그리고 가벼운 다운 자켓도 준비하는 게 좋습니다. 산속에는 아침저녁으로 추울 때 따로 입을 수 있는게 없으므로 내복 상하도 반드시 가지고 가야 합니다.

하이킹용 장갑은 사용하는 분은 취향에 따라 가져가도록 하구요. 머리나 목을 가리는 후드도 아침저녁과 잠자리에서 아주 유용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이 판쵸입니다. 비가 오면 가방이 젖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판쵸를 반드시 가지고 다녀야 합니다.

다음은 어떤 음식을 가져가고 어떻게 끓여 먹는가에 관해서인데 저 같은 경우 물통은 1리터짜리 2개를 가지고 다닙니다.

산속에서는 물을 정수해서 먹어야 안전합니다. 시중에 많은 정수기가 나와 있는데 미리 사용 방법을 숙지하고 가져가야 합니다.

음식이나 냄새가 나는 품목들은 전부 곰통에 들어가야 합니다. 캘리포니아에는 곰이 있기 때문에 음식이나 냄새 나는 물건들을 텐트에 넣어두면 안 됩니다. 그러면 곰이 텐트로 들어오려고 하거든요.

곰통은 텐트에서 20에서 25피트 떨어진 곳에 가져 놓아야 합니다. 곰이 곰통을 오픈하지 못합니다.

세면도구는 우리가 흔히 쓰는 칫솔과 치약을 준비하구요. 설거지를 한다든지 목욕을 할 때는 자연 친화적인 세제를 사용하고 샴푸나 다른 화장품 등은 물을 오염 시킬 수 있어 사용하지 않도록 합니다.

조리 시스템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주로 개스와 버너 냄비가 함께 있습니다. 부탄 개스는 크기도 다양한데 용량을 잘 생각해서 가져가야 합니다. 작은 용량이라도 1인이 2~3일은 충분히 씁니다.

물이나 커피를 마실 때 쓸 도 가져가는 게 중요합니다.

기본적인 상비약배터리도 가져갑니다.

무슨 음식을 먹어야 하느냐 생각할 때 내가 좋아하는 음식 내 입맛에 맞는 음식을 가져가는 게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트레일 믹스, 파워바, 스낵들도 조금 준비하면 좋습니다.

GU 에너지 젤은 순간적으로 에너지를 낼 수 있는 용도로 사용합니다. 젤타입이라서 빨아서 먹는데 산을 올라 가기 전에 드시면 좋습니다.

미국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말린 음식은 양념이 돼 있고 더운물만 넣어서 5분 10분 후에 먹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드 실때는 일단 내 입맛에 맞아야 합니다. 못 먹거나 도로 가지고 나오면 소용이 없지요.

쌀국수는 매우 가볍고 한국인 입맛에 맞고 기운을 나게 합니다. 포장지는 버리고 내용물만 지프락 백에 넣어 가지고 가면 됩니다.

김치나 밑반찬이 꼭 필요하다면 시중에 나와 있는 포장된 제품도 나쁘지 않습니다. 물론 포장지는 버리고 알맹이만 가져가야 되겠지요. 오뚜기 스프나 미숫가루 건빵 같은 것도 좋습니다.

백패킹 품목 준비를 할 때는 자기한테 맞고 익숙한 것을 가져가야 합니다. 신발도 새것보다 기존의 것을 신고 갑니다. 새 신발을 가져가서 물집이라도 생긴다면 아주 곤란합니다.

이외에 모자, 하이킹 지팡이, 헤드 램프, 화장지, 라이터, 수저 세트, 지도 등도 꼭 챙겨야 하는 품목입니다.

사실 팩을 처음 메어보면 너무 무거워 걸어 다니기도 힘듭니다. 그래서 꼭 필요한 필수품만 가져가야 합니다. 제 생각으로는 백팩 무게가 체중의 ¼ 이상을 초과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본인 체중이 160파운드라면 백팩의 무게는 40파운드가 넘지 않도록 하고요. 여성분인 경우 120 파운드라면 30파운드가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백팩킹이 처음에는 엄두가 나지 않지만 한두 번만 경험하면 금방 익숙해집니다. 백팩을 잘 꾸려서 즐겁고 안전하게 산속 비경을 경험해 보시길 바랍니다.


글, 사진 / 김인호 (하이킹 전문가)

김인호 씨는 미주에서 활동하는 등반, 캠핑, 테마 여행 전문가로 미주 중앙일보를 비롯한 다수의 미디어에 등산 칼럼을 연재하면서 초보에서 전문가까지 미주 한인들에게 유용한 실전 하이킹 정보를 꾸준히 소개해오고 있다. 저서로 ‘남가주 하이킹 105선’ ‘하이킹 캘리포니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