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신화를 이해하는 것이 이집트 문화, 역사와 유적을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그리스 신들의 이야기도 그 옛적 이집트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집트 마지막 프톨레마이오스 왕조는 알렉산더 대왕의 부하장군이 스스로 왕좌에 오름으로 신화의 접목이 시작되었다.
예를 들어, 이집트 신화에서 제일 잘 알려진 호루스(Horus) 신은 그리스 신화의 아폴로에 해당한다. 나일 강가 에드후라는 도시에 호루스를 섬기는 대신전이 있다. 호루스는 매의 모습을 하고 있거나, 매의 얼굴을 한 파라오로서 통일왕국 왕관을 쓰고 있는데 왕위를 상징하는 지팡이와 생명의 심볼 앙크를 들고 있다. 호루스의 모습은 어느 신전에 가도 꼭 있는데 바로 파라오 자신을 신격화하기 위함이다.
호루스와 함께 그의 부모인 아버지 오시리스(Osiris)와 어머니 이시스(Isis)의 신화 이야기가 유명하다. (괄호) 속 이름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같은 격의 신들이다. 죽음과 부활의 신 오시리스(디오니소스 )의 부인은 모성과 생산의 여신 이시스(데메테르)이다. 그 아들이 호루스(아폴로)이며 사랑과 미의 여신인 하토르(아프로디테)가 부인이다.
오시리스가 동생 세트(포세이돈)의 질투로 죽임을 당하자 흩어진 시체를 모아 이시스가 주술로 오시리스를 부활시키고 호루스를 잉태하였다. 이시스는 지식의 신 토트(헤르메스)와 태양신 라의 힘을 빌려 숨어서 호루스를 낳고 키웠다. 성년이 된 호루스는 아버지로부터 병법을 물려받고 토트의 도움을 얻어 원수인 삼촌 세트를 죽여 복수하고 이집트의 왕이 되었다. 이에 호루스는 왕권을 상징하게 되었고, 파라오는 신격화된 호루스의 화신이고 태양신 라의 아들이며, 죽은 후에는 오시리스가 되어 부활한다고 믿었다.
이집트 신들의 모습을 보면 왼손에는 왕권의 상징인 지팡이를, 오른손에는 생명의 심볼 앵크를 들고 있다. 지팡이 끝은 자칼을 상징, 왕권을 상징하는 연꽃이 달려 있다. 오시리스는 초록빛 살색이며, 죽음의 도구 갈고리와 풍작을 의미하는 도리깨를 들고 있다. 오시리스의 아내인 이시스는 모성, 생산의 신, 머리에 왕좌 모양의 장식물, 연꽃 지팡이를 들고 있다. 세트는 폭풍, 사막, 혼돈의 신으로 땅돼지 얼굴을 하고 있다. 하토르는 사랑과 미의 여신으로 머리에 소뿔과 태양 원반으로 장식되어 있다. 토트는 지혜의 신으로 머리가 따오기 모습이다.
우리가 흔히 보는 이집트의 눈은 호루스의 왼쪽 눈으로, 전투 중 산산조각이 나지만, 토트가 마법의 힘으로 왼쪽 눈을 다시 치유해주었다. 호루스의 눈은 우제트라고 불리며 장식품 벽화 등에 흔히 보인다.
이집트 창조신화는 태초에 눈(바다, 물)이 있고, 눈에서 태양신 라가 탄생한다. 태양신으로부터 슈(공기신)와 테프누트(증기신, 불신)가 나오고, 이들로부터 게브(대지진, 남신)과 누트(하늘신, 여신)가 탄생한다. 오시리스, 이시스, 세트, 네프티스가 탄생, 본격적인 신화가 시작된다.
그외에도 이집트 신화에는 수많은 신들이 있는데, 나일강의 범람을 맡은 하피신, 악어신, 암사자 머리의 세크메트신 등을 들 수 있다.
이집트의 수많은 신들과 함께 영광을 누리던 파라오들, 그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신전에서 고대 이집트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인샬라! (신의 뜻대로)
글/사진 시내산 김정선 (세계인문기행가)
시내산 김정선 씨는 70년대에 미국으로 유학을 와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대학 교수로 10년, 90년대에 교육연구 회사를 세워 20년 이상 미정부 K-20 STEM 교육프로그램 연구 사업에 기여했다. 연구를 위해 미국의 구석구석을 찾아다녔고, 은퇴 후에도 세계여행을 통해 새로운 인문학 공부를 지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