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연정의 골디락스’는 투자 전문가가 양연정 대표가 매주 미국 증시의 주요 이슈들과 미국 경제 상황을 진단하여 미주 한인들에게 재테크 정보와 가이드를 제공하는 영상 칼럼입니다.
양연정 파이오니어 인베스트먼트 대표
- 스탠포드 MBA(2015)ㆍ카이스트 졸업(2001)
- 핌코 크레딧 PM(2015-2016)
- 세계은행: 투자 컨설턴트(2014)
- 호주뉴질랜드은행: 채권 트레이더(2009-2012)
- 제이피모건체이스증권: 채권 트레이더(2005-2009)
지난 한 주 미국 시장 분위기
지난 주말 미국 시장은 2018년 미국 정부 예산안 통과 무산으로 현지시간 토요일 20일 자정을 기해 셧다운 사태를 맞이했습니다. 상원의 금요일 밤 표결이 무산 되면서 4년 3개월 만에 연방 정부의 일시적 업무 정지 사태를 맞이했는데요, 민주당은 트럼프 정부가 폐기한 다카(DACA: 불법체류청년 추방 유예 프로그램)의 부활에 준하는 보완 입법을 요구하면서 예산안 처리가 불발되었습니다. 주말 내에 합의가 이뤄지리라는 기대와 달리 셧다운은 주말을 넘겼고 월요일 하루 미국 85만 공무원들이 출근하지 않는, 업무 정지 사태를 치룬 이후 화요일이 되서야 해소 되었습니다.
정부 셧다운 해소와 동시에 미국 시장 상승 시작되었죠?
예. 4분기 미국 기업 실적이 꾸준히 예상을 상회하면서 소폭이지만 지속적으로 주가가 상승했습니다. 이번주까지 실적을 발표한 S&P 500 기업의 70% 이상이 영업이익과 매출 면에서 애널리스트 예상을 넘는 실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이어진 강한 경제 펀더멘털에 올해부터 시행되는 법인세 감면과 통과된 예산안에 포함된 경기 부양책, 1조 7천억 달러 규모로 예상되는 인프라 투자 계획까지 투자 심리가 강한 모습입니다. 이미 미국 증시 주요 지수는 올해 상승률이 6%에 달합니다.
법인세 감면과 셧다운 해소, 트럼프 정부의 다음 경제 정책 목표는 무엇이 될까요?
작년 12월 세제 개혁과 법인세 감면, 그리고 이번달 정부 예산안 통과를 마무리한 트럼프 정부의 경제정책 포커스는 대외적으로는 보호 무역, 국내에서는 인프라 투자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먼저 보호 무역부터 살펴보면 한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관련 산업에 대한 수입 제한 조치 발표가 있었는데요, 이 뉴스가 발표된 화요일 미국 세탁기 제조업체 월풀의 주가는 3%, 태양광 업체 First Solar의 주가는 7%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정부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중국 산 알루미늄, 철강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나 지적 재산관 분쟁 등의 이슈를 꾸준히 제기하고 있는데, 이는 보호 무역을 통해 실질적인 경제 이득을 얻기 보다는 올해 11월 예정된 상원 선거를 앞두고 “약속을 지키는 대통령” “미국을 우선하는 대통령” 이미지를 굳히기 위한 정치적 전략으로 보입니다.
11월 상원 선거를 앞둔 트럼프 정부의 보호 무역 아젠다, 앞으로도 계속될까요?
그럴 것입니다. 이번 셧다운 사태 역시도 정치적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대립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긴 것으로 볼 수 있는데요. 취임 1주년을 맞이해 정부 셧다운 사태를 일으켜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망신을 주겠다는 민주당의 계획은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은 없다”는 강경한 자세로 맞서자 셧다운 3일만에 민주당 스스로 필리버스터를 해제함으로서 허무하게 끝나고 말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인세 감면이 일반 국민들에게 각인되는 연초 세금 보고 시기에 맞춰서 인프라 투자, 규제 완화 등 다음 경제 정책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데 보호 무역 역시 트럼프 정부의 선거를 위한 경기 띄우기, 경제 선전 특면에서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인프라 투자의 경우 구체적인 계획이 1월 30일 발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트럼프 정부의 인프라 투자 계획,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예. 레이건 정부 이후 30년만에 대규모 감세안을 통과시키는데 성공한 트럼프 정부는 약 1.7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통해 미국의 낙후된 공항, 항만, 도로 시설을 개선한다는 계획입니다. 시장 참가자들은 법인세 인하와 인프라 투자가 함께 이뤄질 경우 미국의 재정적자가 늘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법인세 인하와 연계해 기업이 인프라 개선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재건 채권 발행을 고려하고 있으며, 별도의 연방 지출을 의회에 요청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양한 조달 방법을 강구하더라도, GDP 대비 재정적자 규모가 늘어나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현재 경제 성장률이 좋고, 물가와 금리가 상승하는 현 시점에서 굳이 재정부양이 필요하느냐는 비판이 있는 것도 당연해 보입니다.
인프라 투자와 보호 무역, 시장 영향은 어떨까요?
이번 11월 상원 선거는 트럼프 정부의 첫 임기의 최대 승부처입니다. 법인세 감면과 예산안 통과로 상승세를 탄 트럼프 정부는 경제 효과에 관계 없이 경기 부양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현재 3%의 경제 성장에, 4% 이하의 실업률이 예상되는 미국 경제는 물가와 임금까지 오르고 있는 상태입니다. 여기에 여전이 완화적인 금리 수준과 통화 정책 기조까지 감안한다면 경기의 과열 가능성도 의심해 볼 만할 것입니다. 이번주 들어서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상승은 하나 보합권에 머물고, 각종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위기임을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므누신 장관의 “약달러가 좋다’는 발언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강달러를 원한다”는 발언에 오늘 미국 주식 시장,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는데 정부 정책자들의 엇갈리는 발언 한마디에 시장이 반응할 만큼, 올라도 너무 올랐다는 경계감이 퍼져있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