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주에 이어서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개봉하는 풍성한 한주가 될 것이다. 신선한 코미디와 서늘한 호러, 대형 액션 블록버스터가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 한가지 더 키워드를 추가하자면 거장 감독의 귀환일 것이다. 세계적인 명성을 가지고 있는 중국의 대표적 감독 장이머우 감독과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를 연출한 고어 버빈스키 감독이 신작으로 돌아왔다.
큐어 포 웰니스 (한국개봉명: 더 큐어)
감독: 고어 버빈스키
주연: 데인 드한, 미아 고스
록하트(데인 드한)는 회사의 간부들로부터 실종된 CEO를 찾아서 스위스에 있는 ‘웰니스 센터’에 가게 된다. 센터에는 뭔가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 불의의 사고로 센터를 떠나지 못하고 치료를 받게 된 그는 점점 더 그들이 이야기하는 ‘치료’에 의문을 품어간다.
고어 버빈스키 감독은 캐리비안의 해적을 연출한 감독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가 진짜 명성을 쌓은 것은 공포영화인 링을 통해서였다. 그가 자신의 장기라고 할 수 있는 공포영화로 다시 돌아온 작품이다. 예고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어딘지 모르게 스산하고 섬뜩한 미술이 특히 돋보인다.
그레이트 월
감독: 장이머우
주연: 맷 데이먼, 윌렘 대포, 유덕화
할리우드는 끊임없이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최근 블록버스터 영화에 작은 역할로라도 중국배우가 출연하거나 중국에서 촬영을 하는 데는 확실히 ‘상업적 고려’가 있다. 그레이트 월은 할리우드가 중국에 보내는 러브콜 정도가 아니라 두 시장이 ‘결합’한 작품에 가깝다.
중국의 대표감독 장이머우가 메가폰을 잡고 할리우드의 대표스타 맷 데이먼이 주연을 맡았다. 만리장성에서 괴물과 함께 싸우는 모습은 동양도 서양도 아니고 무국적한 느낌이기 때문에 오히려 신선해 보인다. 미국관객들에게 생소한 소재와 대형 블록버스터와는 인연이 거의 없었던 장이머우 감독의 연출력이 만나서 불안하다는 의견도 찾아볼 수 있다.
피스트 파이트
감독: 리치 킨
주연: 찰리 데이, 아이스큐브
학교에서 말썽을 일으키는 역할은 항상 학생들이다. 하지만 선생님들끼리 서로 사이가 나빠져서 주먹싸움을 하면 어떨까? 색다른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코미디는 베테랑 배우들이 합류하면서 생동감을 얻은 모양새다. 짗궂은 학생에게도 절대 지지 않는 거친 선생 스트릭랜드(아이스큐브)는 자신을 교장에게 밀고한 캠벨(찰리 데이)에게 주먹싸움을 제한하고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최근에 코미디 영화에 자주 얼굴을 내미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는 점에서 웃음을 어느 정도 보장돼 있다. 생각 없이 한참 웃고 싶다면 볼만한 영화.
2월 10일~16일 박스오피스 리뷰
- 피프티 쉐이드 다커 (한국개봉명: 50개의 그림자: 심연)
밸런타인스 데이를 노리고 개봉한 피프티 쉐이드 다커가 근소한 차이로 1위를 차지했다. 6800만 달러의 성적은 매우 좋은 출발이다. 지난 주 개봉한 세 개의 영화 중에서 가장 높은 성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인터넷에서의 평가는 처참한 수준이다. 로튼 토마토에서 9점을 받으면서 역대 최악의 영화 중 하나로 불리고 있다. 개봉 첫 주에 잡은 3710개의 개봉관이 얼마나 떨어질지 관심이 모아질 정도다.
- 레고 배트맨 무비
400만 달러의 근소한 차이로 피프티 쉐이드 다커에 밀렸다. 300개 이상의 개봉관을 더 잡고도 이런 결과가 나와서 상당히 아쉬울 것으로 보인다. 주말성적은 1위였지만 평일이었던 밸런타인스 데이에 역전을 당했다.
하지만 프렌지던트 데이 연휴에 가족단위로 보기 좋은 영화인 만큼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영화를 보고 온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는 중이기 때문에 이번 주 개봉영화들과 치열한 경쟁을 할 것으로 보인다.
- 존 윅 챕터 2 (한국개봉명: 존윅 – 리로드)
지난 주 개봉영화 중 ‘패배자’라고 한다면 존 윅이다. 4200만 달러 정도의 초라한 성적만 거뒀다. 4000만 달러의 예산을 들인 작품이기 때문에 ‘완전히 망했다’라고 말할 정도의 부진한 성적은 아니지만 새로운 프랜차이즈의 등장을 꿈꾸고 있었던 제작사에게는 실망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관객의 평은 매우 좋은 편이다. 과연 입소문을 타고 반등했던 킹스맨과 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이 모이고 있다.
- 스플릿 (한국개봉명: 23 아이덴티티)
3주째 1위를 하던 스플릿이 새 영화 3편에 밀려서 4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1억 1000만 달러를 가볍게 넘기는 커다란 흥행을 기록했기에 가파른 내리막길이 기다리고 있다 해도 감독과 제작사는 기뻐할 것이다. 개봉관도 412개정도만 줄어든 2961개를 유지하고 있다.
- 히든 피겨스
지난 주 3위였던 히든 피겨스는 이번주에만 1200만 달러가 넘는 흥행수익을 올리면서 1억 3000만 달러의 고지를 넘겼다. 유색인종 여성이 주인공이라는 점은 이 영화가 독특한 점이지만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약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이야기의 힘으로 이를 극복해낸 히든 피겨스는 아카데미 작품상에서도 좋은 결과를 받을 수 있을까?
- 독스 퍼퍼스
지난 주 4위에서 빠르게 내려오고 있다. 이제 4주차로 접어드는 시점에서 가족단위 관객들을 대부분 레고 배트맨 무비에 뺏기고 있는 모양새다. 2200만 달러의 제작비를 들인 이 영화는 5000만 달러 정도의 흥행수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 라라랜드
라라랜드도 완만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8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아카데미가 다가오면서 작품상 후보 작품들에게 관심이 모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10주째 박스오피스에 머물면서 1억 3000만 달러에 육박하는 수익을 올린 라라랜드. 사람들의 환호가 모인 만큼 아카데미에서도 많은 부문에서 수상할 것으로 보인다.
- 링스
이번주 박스오피스의 가장 큰 ‘피해자’는 링스다. 지난 주에만 해도 2위를 기록했지만 성적이 급전직하했다. 800만 달러에도 못 미치는 수익을 기록했다. 개봉관 수는 변함이 없으나 새롭게 개봉하는 영화들에 완전히 밀려서 순위권을 한참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 라이언
라이언은 순위는 내려갔지만 매출은 오히려 늘어났다. 600만 달러에 가까운 수익을 남겼다. 롱런을 하고 있는 라이언의 관심사는 데브 파텔의 아카데미남우조연상과 작품상 수상 여부로 보인다.
- 스페이스 비트윈 어스
2758개의 개봉관에서 보여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50만달러. 전체 흥행수익도 1000만 달러에 못미친다. 3000만 달러의 예산이 투입됐음을 생각하면 대실패다. 다음 주에는 박스오피스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