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2일 토픽
트럼프, 사우디에서 3500억 달러 딜, 현직 대통령 최초 ‘통곡의 벽 방문’

사우디아라비아가 해외 첫 순방지로 자국을 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1100억 달러 규모의 무기계약 등 3000억 달러에 달하는 ‘선물보따리’를 안겼습니다.

양국은 무기계약에 합의한 사실을 발표한 데 이어 향후 10년간 계약 규모를 3500억 달러 수준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합의를 앞두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역사상 최고액수이고, 진보언론인 타임지 조차 트럼프를 두고 ‘Art of the Deal(협상의 예술’을 일궈냈다고 이례적으로 극찬했습니다.

계약내용을 보면 제너럴일렉트릭(GE), 엑손모빌, 허니웰 이런 굵직굵직한 기업들이 계약해서 미국에 엄청난 일자리를 가져올 전망입니다. 발전, 항공, 디지털 기술, 광산, 석유, 가스 부문에 이르기까지, 사우디 측과 가장 포괄적인 합의 내용을 발표한 기업은 제너럴일렉트릭(GE)입니다.

참 흥미롭습니다. GE는 안티-트럼프 언론인 NBC의 소유주죠. 발명왕 에디슨이 창업한 100년 전통의 이 복합기업은 이날 이들 분야에서 사우디와 120억 달러 규모의 합작사업을 꾸리는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또 오늘 트럼프가 이스라엘을 방문했습니다. 이스라엘을 공식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늘 예루살렘에 있는 유대교 성지인 ‘통곡의 벽’을 방문하면서 묘한 파장을 낳고 있습니다.

친이스라엘 행보를 전 세계에 공개적으로 보여줬다는 상징적 장면일 수 있는 동시에 이스라엘이 통제하는 ‘통곡의 벽’ 방문으로 미국 정부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영토로 인정한다는 분석을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공식 일정으로 ‘통곡의 벽’을 방문하기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스라엘과 미국 방송사의 TV 중계 화면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부인 멜라니아, 장녀인 이반카,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함께 ‘통곡의 벽’ 앞에 나타났습니다.

검은색의 유대인 전통 모자인 ‘키파’를 쓴 트럼프 대통령은 유대인 랍비(성직자)와 간단히 인사말을 나누고 통곡의 벽에 대한 설명을 들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서 혼자서 통곡의 벽 바로 앞까지 걸어서 접근했습니다. 이어 오른손을 통곡의 벽에 댄 채 몸을 앞뒤로 살짝 흔들며 눈을 지그시 감고나서 벽 틈 사이에 쪽지를 밀어 넣었습니다.

사위 쿠슈너 역시 키파를 쓴 모습이었습니다. ‘트럼프의 막후 실세’로 알려진 쿠슈너는 유대인으로, 이반카는 결혼 전 쿠슈너를 따라 유대교로 개종했던 것으로 널리 알려졌죠. 흰색 드레스 차림의 멜라니아 여사와 이반카는 통곡의 벽 다른 쪽에서 같은 행보를 보였습니다.

미국 역대 대통령들은 현직일 때 예루살렘의 최종 지위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협상으로 결정돼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예루살렘에 있는 통곡의 벽 방문을 꺼려 왔습니다. 트럼프는 미국은 이스라엘이 최고 우방국임을 예루살렘에서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나 마찬가집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공약들을 내걸었지만 당선 후에는 신중한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가 추진하는 요르단강 서안 정착촌 확장도 유보할 것을 촉구했고, 미국 대사관 이전도 서두를 의향이 없음을 내비쳤습니다. 그렇다면 ‘통곡의 벽’은 무엇이냐. 통곡의 벽은 전 세계 유대인들이 찾아 기도하는 순례지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예루살렘이 분할되면서 요르단에 넘어갔지만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한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과 구시가를 점령하면서 이스라엘에 통합됐습니다.

중동 얘기 계속 하겠습니다. 이란 핵협상…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일궈낸 최악의 작품이었죠. 이스라엘을 방문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무기 보유는 결코 용인될 수 없다며 다시 한번 이란 때리기에 나섰습니다.

트럼프는 예루살렘 소재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 자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은 결코 핵무기를 소유할 수 없고 테러리스트와 민병대 훈련·지원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선언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란 핵개발과 테러단체 지원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테러와의 전쟁은 “선과 악의 싸움”이라면서 “이란은 레바논에서부터 이라크, 예멘에 이르기까지 테러리스트와 그외 극단주의 단체들을 무장하고 훈련하게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는 “(이란)은 대량 살인을 공개적으로 말하는 정부다. 트럼프는 “이란이 이스라엘의 파괴와 미국의 죽음을 맹세한다”며 “지금 이 방에 있는 많은 지도자들과 출신 국가들을 폐허로 만들겠다고 한다”고 맹비난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란핵협상은 무엇이냐. 이란 핵협상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존 케리 국무장관 등이 만든 작품입니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미국이 질질 끌려다닌 무능한 협상이라는 비판이 거셌습니다. 무엇보다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에 붙잡힌 미국인 4명의 송환에 실패하면서도 이란에 ▶1500억 달러를 지급 ▶핵사찰하기 24일 전에 미리 통보 ▶자체 핵사찰 권한 부여 ▶이란이 타국으로부터 공격받을시 미국이 보호하게 명시돼 있습니다.

이란에 붙잡힌 미국인 4명의 송환에 실패했음에도 이란에 1500억 달러 자금을 풀어주고, 핵사찰 24일 전에 미리 통보, 자체 핵사찰 권한 부여 그리고 이란 테러리스트 5명 송환 딜을 체결했습니다. 이후 포로 4명 송환에 성공했지만 대신 이란 재소자 7명과 해외 도망자 14명 등 테러리스트 의혹인물 21명을 추가로 이란에 내줬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과연 이란핵협상을 전면적으로 뜯어고칠지, 아니면 폐지할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옵에드 Op-Ed : Opposite the Editorial page, 혹은 Opinion Editorial의 약자로 신문의 논평 페이지를 일컬음.


[원용석의 옵에드]는 미주중앙일보 디지털부 원용석 부장이 미국의 주요 관심 뉴스를 브리핑하고 뉴스의 이면을 쉽게 해설하는 영상 논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