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의 대중적인 보급에 집중한 제1의 물결, 스타벅스를 비롯한 대형 프랜차이즈의 확산에 힘입어 커피 음료에 다양성을 부여한 제2의 물결을 지나 커피 산업은 이제 스페셜티 커피에 집중하는, 제3의 물결의 절정에 달했다.

커피 한 잔의 맛을 넘어 원두가 한 잔의 커피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그 한 잔을 즐기는 행위에 초점을 맞추는 스페셜티 커피 문화. 여기 스페셜티 커피 시장을 선도하는 미국의 로스터리 열 군데를 모아봤다.

 

1. 블루보틀 Blue Bot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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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오클랜드의 작은 로컬 로스터리로 시작해 전미를 넘어서 전 세계를 사로잡은 블루보틀. 얼마 전 한국에 첫 매장이 문을 열었을 때는 커피 한 잔을 위해 뙤약볕에서 서너 시간씩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2017년 네슬레에 인수되었지만 현지 농장에서 생두를 직접 골라 최상의 커피를 제공하는 데에 있어선 변함없이 부지런하다.

추천 원두: Bella Donovan  $17
에티오피아, 수마트라, 페루 산 원두를 블렌딩한 원두로 블렌딩 제품 중 가장 인기 있다. 깊고 무거운 맛이 특징이다.

 

2. 인텔리젠시아 Intelligentsia

Photo credit Trade Coffee

시카고를 대표하는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으로 생두 산지 직송의 선두자다. 스페셜티 커피를 즐기는 데 있어선 커피 한 잔의 맛 뿐만 아니라 그 커피가 제공되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기 때문에 세계 곳곳을 방문하며 생두를 직접 선별하는 산지 직송의 개념을 처음 확립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항상 변함없이 훌륭한 커피를 선보이며 미국 3대 스페셜티 커피 로스터리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추천 원두: House Blend  $14
콜롬비아, 브룬디, 르완다의 원두를 블렌딩한 하우스 블렌드 원두로 과일의 단맛이 두드러지는,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이다.

 

3. 스텀프타운 Stumptown

Photo credit Stumptown

‘힙스터의 성지’라 불리는 포틀랜드에서 탄생한 스텀프타운은 원두 생산자와의 파트너십을 무엇보다 중요시하며 현지 생산자와 로스터리의 공생 관계 형성에 심혈을 기울인다. 인도네시아,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의 원두를 조합해 로스팅한 ‘헤어 벤더’ (Hair Bender)는 스텀프타운을 대표하는 원두일 뿐 아니라 소규모 로컬 카페에서 가장 사랑받는 원두이기도 하다.

추천 원두: Hair Bender  $15
스텀프타운의 첫 블렌드 원두이자 가장 인기 있는 원두로 균형있는 단맛을 자랑한다.

 

4. 카운터 컬쳐 Counter Culture

Photo credit Counter Culture

카운터 컬쳐는 인텔리젠시아, 스텀프타운과 함께 커피 산업 제3의 물결을 이끄는 3대 로스터리로 언급된다. 처음 유기농 원두가 인증되기 시작한 2002년 이래로 유기농 원두만을 사용하며 소비자들에게 질 좋은 커피를 제공하는데 노력을 쏟을 뿐만 아니라 생두 생산자부터 바리스타까지 모두가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교육을 실시한다.

추천 원두: Kabeywa – Washed  $18.25
우간다의 고산 농장에서 재배한 원두로 자몽, 바닐라, 흑설탕의 맛이 균형을 이룬다.

 

5. 코아바 Coava

Photo credit Coava

2008년 포틀랜드의 한 차고에서 처음 원두를 로스팅하기 시작한 코아바는 지역 농장 500군데를 돌며 원두를 선별하는 등의 노력 끝에 짧은 시간 안에 스페셜티 커피 시장을 이끄는 리더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였다. 뿐만 아니라 차별화되는 로스팅 기술로 항상 일정한 퀄리티의 원두를 제공해 지역 카페와 소비자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추천 원두: Kilenso  $15
에티오피아 시다마의 작은 마을에서 재배되는 원두로 라벤더와 포도잼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풍미를 자아낸다.

 

6. 버브 Verve

Photo credit Verve

켈리포니아 산타크루즈에서 시작돼 지금은 캘리포니아에 8개의 매장을, 그리고 일본에 3개의 매장을 운영 중인 로스터리 카페다. 공정 무역을 통한 원두 생산자와의 파트너십 못지않게 원두의 최종 소비자인 카페 손님과의 관계 또한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아침마다 동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안부를 나누는 유럽의 커피 문화로부터 영감을 받아 커피 한 잔으로 함께 나누는 삶을 추구한다.

추천 원두: Streetlevel  $16
잘 익은 복숭아와 메이플 시럽의 풍미가 느껴지는 원두로 에스프레소용 블렌드 제품이지만 핸드드립으로 즐기기에도 훌륭하다.

 

7. 라 콜롬베 La Colombe

Photo credit Trade Coffee

라 콜롬베는 대규모 투자에 힘입어 미국 전역으로 지점을 넓히며 독립 로스터리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로 성장하고 있다. 전통적인 방식의 커피뿐 아니라 생맥주와 같은 부드러움을 자랑하는 ‘드레프트 라떼’ (Draft Latte) 제품을 시장에 처음 선보이며 맛 좋은 커피를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추천 원두: Ethiopia Yigrz  $15
산미가 두드러지는 커피를 선호한다면 이 원두를 추천한다. 잘 익은 열대 과일의 풍미가 좋다.

 

8. 하트 로스터스 Heart Roasters

Photo credit Heart Roasters

하트의 커피는 산뜻한 과일 향이 극대화된 향미 덕분에 탄탄한 마니아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 정식 매장은 포틀랜드에만 세 지점이 있지만 소규모 카페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어 타지역에서도 큰 어려움 없이 하트의 커피를 맛볼 수 있다.

추천 원두: Kenya Wakamata AA  $24
라즈베리와 살구의 향을 연상시키는 싱글오리진 원두다.

 

9. 조지 하웰 George Howell

Photo credit Trade Coffee

스페셜티 커피계의 대부라 불리는 조지 하웰이 수십 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최고 품질의 원두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한 로스터리. 1994년 그의 첫 로스터리 카페 체인인 ‘커피 커넥션’이 스타벅스에 인수된 이후 수십 년 간 질 좋은 원두를 선별하기 위해 세계 곳곳을 누빈 그는 생두 재배 환경이 커피의 맛에 끼치는 영향을 강조하며 완벽한 떼루아 (terroir; 와인이나 커피가 만들어지는 자연환경 또는 이로 인한 독특한 향미)를 위해 커피를 제공하는 모든 과정을 섬세하게 관리한다.

추천 원두: Tarrazu  $14
코스타리카 원두 특유의 초콜릿과 견과류의 향이 잘 표현된 원두다.

 

10. 오닉스 Onyx

Photo credit Onyx Coffee Lab

스페셜티 커피 불모지인 아칸소에서 2012년에 탄생한 오닉스는 2017년 한 해에만 로스팅, 브루잉, 바리스타 챔피언십 전 부문에서 상을 거머쥐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생두 수입에서부터 로스팅 기계, 테이스팅 스케줄과 블렌드에 쓰이는 원두의 종류까지 커피를 제공하기까지의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추천 원두: Stepframily  $21
에티오피아 모모라 지역의 원두로 독특한 로스팅 기법을 통해 단맛을 끌어냈다.


글 구성 / 김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