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다운타운 ‘레이지 그라운드’
랩탑ㆍ셀폰ㆍ컵 등 종류별 준비
스트레스 풀 데 없는 현대인을 위한 ‘분노의 방’이 생겼다. 지난 7월 LA다운타운에 문을 연 레이지 그라운드(Rage Ground)다.
레이지 그라운드는 이름 그대로 맘 속 깊이 숨겨뒀던 분노를 폭발시킬 수 있는 공간이다. 원하는 물품과 방을 선택해 망치ㆍ쇠파이프ㆍ야구배트 등 준비된 도구로 원하는만큼 내리쳐 깨부술 수 있다. 직장인 스트레스의 근원 랩탑ㆍ셀폰과 주부에게 ‘주적’으로 꼽히는 컵ㆍ그릇 등이 마련됐다. 마음에 들지 않는 정치인을 형상화한 인형도 인기다. 최근 손님이 가장 많이 찾는 인형은 단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인형이지만,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인형도 만만찮은 인기를 자랑한다. 이외에도 참가자가 원하는 소품을 직접 들고 오거나 주문해 체험할 수도 있다.
레이지 그라운드 창업자 에드윈 토리비오씨는 “즐겨보는 영국 코미디쇼에서 진행자가 텍사스에 있는 ‘앵거 룸(Anger Room)을 방문한 에피소드를 보고 관심이 생겼다. LA에서는 비슷한 가게가 없어 친구와 함께 창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많은 사람이 찾는 건 아니지만, 일단 한 번 방문한 손님은 대부분 만족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패키지 가격은 구성 상품에 따라 기본 13.99달러에서 300달러로 다양하다. 가장 비싼 300달러 짜리 패키지는 1시간 동안 작은 사이즈 아이템 50개ㆍ중간 사이즈 34개ㆍ큰 사이즈 16개와 벽 콘크리트 8개를 부술 수 있다. 체험을 하기 전에는 마스크ㆍ장갑 등 가게에서 준비한 보호장구를 착용해야한다.
LA한인타운에서 인턴으로 일한다는 김모씨는 “직장 내 스트레스를 좀처럼 풀 곳이 없어 레이지 그라운드를 찾았다. 평소 없애 버리고 싶었던 랩탑과 셀폰을 완전히 박살냈는데 이제야 마음이 좀 후련해지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반면에 한 참가자는 “요즘 따라 스트레스가 많아져서 무작정 방문해봤다. 그런데 체험을 하며 다칠까봐 무서워 오히려 스트레스가 더 쌓이는 것 같다. 분노를 마구 표출한다고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레이지 그라운드는 월ㆍ수요일을 제외한 모든 날에 오후 6시부터 이용할 수 있지만 스케줄 변동이 있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사전 예약한다. 자세한 사항은 웹사이트(rageground.com)를 참고하면 된다.
영상취재 송정현 김은지 김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