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네베고RV 고객 센터에 있는 지역 안내 팸플릿 중에 한곳을 발견했다. 포리스트 시티 서쪽으로 80여 마일 떨어진 인구 800명의 작은 마을 웨스트밴드에 있는 ‘구원의 정원’이었다.
미국의 주류는 1600년대부터 동해안에 정착한 영국계다. 반면 아일랜드인이나 독일인, 동유럽의 유대인, 이태리인, 폴란드인, 러시아인들은 1800년대 중반이후 점차 미국으로 이주해 왔다. 이들은 도시의 외곽이나 신개척지인 서부로 향해 삶의 터전을 개척해 갔다.

 

아이오와주 웨스트밴드는 1880년대 초에 철도가 생기면서 늦게 이민 온 독일인, 아일랜드인이 정착한 농촌 마을이다. 인구의 99% 이상이 백인이다.

미국 이민 교회는 이민생활의 구심점이며 위안처 역할을 했다. 대도시들은 산업의 발달과 인구 이동으로 많은 민족들이 섞여 살지만 소도시나 시골마을은 한국의 집성촌처럼 같은 민족끼리 또는 교회나 종파에 따라 모여 사는 곳이 많다.

도버스타인 신부가 성전으로 지은 구원의 정원에는 천사의 조각상이 있고 성경에서의 일화를 표현한 모습들이 가득하다.

웨스트밴드 마을 중심가를 몇블록 지나면 성 베드로, 바울 성당이 나오고 그 옆으로 스페인 바르셀로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설계한 건축가 가우디도 놀랄만한 건축물을 발견할 수 있다.

그로토는 이태리어로 자연 또는 인공 동굴이다. 보통 바닷가에 오랜 세월 파도에 의해 만들어진 아치형의 작은 동굴을 의미한다. 로마 황제 티베리우스의 별장인 나폴리의 그로토가 대표적인 자연 바닷가 동굴이다.

16세기 중반에 이태리나 프랑스에서 정원을 장식하기 위해 그로토를 만들었다. 웨스트 밴드 구원의 정원의 외부는 성채 같기도 한데 좁은 입구가 여러 개 있다.

성전의 내부는 마노, 크리스털, 공작석, 화석나무, 국립 공원이되기 전에 칼스 배드 협곡에서 채취한 석순, 조개 등 아름다운 색채의 돌로 그리스도의 삶을 묘사 한 아홉 개의 그로토로 꾸며져 있다.

그로토 내부는 마노와 크리스털, 공작석, 석순, 조개 등을 이용해 꾸며졌다.

그외에도 아담과 이브가 에덴에서 쫓겨나고, 성 미카엘이 악마를 물리치고, 예수님이 산상 설교를 하고 유다가 겟세마네 동산에서 빠져 나오는 모습이 아름다운 재료로 만들어져 있다.

구원의 정원은 웨스트밴드 가톨릭 교회 소속 폴 도버스타인 신부가 건축했다.

독일 이민자 출신인 폴 도버스타인 신부가 교회에 부임해 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폐렴에 걸려 사경을 헤매게 되었다. 도버스타인 신부는 하느님께 기도하면서 살려주시면 성모마리아를 모시는 성전을 짓겠다고 약속 했다.

도버스타인 신부의 동상

도버스타인 신부는 병이 완치된 다음 10년 동안 미국 50개 주는 물론 전 세계에서 돌을 모아 1912년 그로토를 짓기 시작했다.1946년부터는 성 베드로, 바울 성당의 후임 루이스 그레빙 신부와 매트 쉐인스 신부가 건축에 참여해 42년에 걸쳐 지었다.1954년 도버스타인 신부가 노환으로 사망하고 2년 후 1956년에 완공됐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그로토로 웨스트 밴드 도시 한 구역을 차지하고 있다.

그로토를 구성하는 암석과 광물의 가치는 수백만 달러가 넘는다고 한다. 도버스타인 신부는 일을 하다 손이 갈라져 피가 시멘트에 물들면 ‘피 흘리지 않는 구원’이 없다고 말했다. 직접 보지 않으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경이로운 구원의 정원은 매년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방문한다. 숨겨진 보물이다.


글, 사진 / 신현식

23년간 미주중앙일보 사진기자로 일하며 사진부장과 사진 전문위원을 역임했다. 93년 도미 전까지 한국에서 광고사진 스튜디오 ‘옥슨’ 설립, 진도그룹 사진실장, 여성지 ‘행복이 가득한 집’과 ‘마리끌레르’ 의 사진 책임자로 일했으며 진도패션 광고 사진으로 중앙광고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국 최초 성소수자 사진전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2016년 6월 RV카로 미국 전역을 여행하기 시작했으며 2년 10개월 동안 40여개 주를 방문했다. 여행기 ‘신현식 기자의 대륙탐방’을 미주중앙일보에 연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