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고 즐기는 공간 만들어 받은 사랑에 보답하고 싶었어요” 

인터뷰 내내 털어놓는 이야기의 후렴구는 ‘감사’다. 온통 감사할 일 투성이란다. 대단한 성취에 대한 의례적인 감사가 아니다. 오늘 건강한 하루의 시작이 감사하고 맛있는 음식에 찾아와주시는 손님들께 감사하고 바쁘게 일할 수 있어 그것이 마냥 감사하다.
존재하는 주변의 모든 것에 감사하는 기꺼운 마음이란 고된 시련을 피하지 않고 견뎌온 이에게만 주어지는 보물 같은 평화다. 그의 거듭되는 잦은 감사는 지난 십여년 혹독했던 시간을 씩씩하게 통과한 성장과 깨달음의 찬사다.

“하루 만번 이상 감사하고 살면 병도 안 걸린대요.”

이현순 대표의 ‘가주마켓플레이스’는 요즘 한인타운의 화제다. 1987년 한인 대형마켓 시대를 열었던 31년 역사의 최고령 마켓이 타운에서 가장 젊고 감각적인 복합 쇼핑몰로 눈부시게 ‘회춘’한 탓이다.

“2015년 12월에 1층 마켓을 오픈했고 1년 반 남짓 2층 리테일 스토어와 3층 푸드코트가 순차적으로 개점하면서 이제 거의 모양새를 갖췄습니다. 금년 말이면 당초 계획했던 복합 쇼핑몰의 완성된 면모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가주마켓을 창업하여 한인 대형마켓의 황제로 불리며 성공 신화를 썼던 남편 고 이만성 회장이 폐암 선고 8개월만에 홀연 세상을 떠난 것이 97년 여름이다. 아직 젊은 40대, 홀로 남겨진 세아이의 엄마로서 슬픔에 빠질 겨를도 없이 7개에 달하는 가주마켓 본·지점의 경영 승계와 급작스레 닥친 1400만달러의 세금 추징 문제 해결에 나서야 했다.

“그렇게 몇 년 간 급한 일들을 정리하고 보니 한인 시장의 마켓 판도가 바뀌고 있었어요. 가주마켓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과감한 변신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복합 쇼핑몰 프로젝트를 시작했지요.”

그 때부터 이현순 대표의 길고 힘겨운 시련기가 시작됐다. 2011년 가주마켓플레이스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웨스턴 가주마켓을 철거하자마자 약속됐던 윌셔은행으로부터의 건축 융자가 취소되면서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웨스턴 마켓은 철거했고 신축비 융자는 취소됐고, 가주마켓의 역사를 잇기 위해서 베벌리점을 유지하는데만 한달 10만불씩 쏟아넣을 때는 정말 하루하루 피가 마르는 심정이었어요.” ▶ 전체 기사 보기 


취재 / 최주미
영상 / 송정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