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말론은 2015년 혜성처럼 등장해서 음악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그의 독특한 음악스타일은 지금까지 누구도 시도해보지 않은 스타일이었기 때문이다. 포스트 말론에게 어떤 장르의 음악을 하는 사람이냐고 물었을 때 그는 ‘다양함’이라고 한 마디로 정의했다. 혹자들은 록, 힙합, 컨트리, R&B를 섞은 음악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장르의 특성보다 그의 음악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것은 역시 스토너 문화다. 포스트 말론은 어떻게 스토너 문화를 주류로 끌어 올렸을까?
마리화나의 문화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미국의 많은 주에서 오락용 마리화나가 합법화 된 이후로 문화적 요소로서의 마리화나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마리화나에 대한 영화나 마리화나를 흡입한 상태에서 보면 좋은 영상 등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마리화나와 관련된 문화를 ‘스토너 문화’라고 부른다. 스톤은 마리화나에 취해있는 상태를 이야기하는 은어다. 스토니(Stoney)라고 하면 강도가 쎈 마리화나를 이야기 하고 마리화나를 많이 피우는 사람을 스토너(Stoner)라 부른다. 스토너 문화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매우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마리화나를 키우고 판매하는 것을 소재로 한 드라마 ‘위즈’는 무려 8시즌 동안 방영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심지어는 애니메이션에서도 스토너 문화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어드벤처 타임’은 환상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내용도 황당하기 그지 없다. 하지만 마리화나를 흡입한 한 후에 시청하면 훨씬 더 재미있게 느껴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화제를 모았다.
물론 스토너 문화는 음악에도 영향을 끼쳤다. 그리고 포스트 말론은 스토너를 위한 음악의 선두주자와도 같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하얀 아이버슨
포스트 말론은 뉴욕에서 태어나서 텍사스에서 자랐다. 그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스포츠에 푹 빠져 살았고 그 중에서도 농구를 가장 좋아했다고 한다.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는 것을 즐겼던 그는 밴드에 들어가려고 오디션을 보기도 했으나 좌절을 맛봤다. 고등학교 시기에 그는 컨트리부터 힙합까지 모든 장르의 음악을 즐겨 들었다.
이후 대학을 자퇴한 그는 뮤지션이 되기 위해서 LA로 이주한다. LA에서 예명을 ‘포스트 말론’으로 지은 그는 본격적으로 음악활동을 시작했다. 2015년 그는 처음으로 인터넷에 곡을 발표한다. 제목은 White Iverson이었다.
곡은 매우 독특했다. 몽롱한 분위기가 노래가 끝날 때까지 이어지며 절정이나 감정의 고조는 찾아볼 수 없다. 포스트 말론도 처음부터 끝까지 랩인지 노래인지 모르는 읊조림으로 일관한다. 가사내용은 옛 NBA 스타 ‘앨런 아이버슨’과 자신을 동일시하며 멋을 자랑하는 내용이다. 최고급 승용차를 몰고 사막을 달리는 비디오 또한 매우 독특한 느낌을 준다.
그 전에도 느릿한 랩을 하거나 랩에 멜로디를 섞는 래퍼는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정도로 랩과 노래의 경계는 물론 장르의 경계까지 완전히 무너뜨린 노래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몽롱한 분위기를 극한까지 몰고 간 이 노래는 유래 없는 사랑을 받았다. 빠르고 강렬한 랩에 익숙해 있던 많은 사람들에게 이 노래는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White Iverson의 인기는 굉장했다. 2015년 발표된 이후로 이 노래는 유튜브에서 4억 2000만 회가 재생되는 등 전국에 포스트 말론의 이름을 알리게 됐다. 빌보드 차트에 14위까지 올랐다. 사람들은 이 노래를 ‘스토너 뮤직’의 대표작으로 꼽았다.
스토너 문화의 대변자
이후에도 그의 활동은 거침이 없었다. White Iversion의 여세를 몰아서 2016년 앨범을 발표했다.스토너 문화의 대변자답게 앨범 제목은 Stoney였다. 최근 가장 잘나가는 래퍼 중 하나인 그룹 미고스의 ‘콰보’와 함께 만든 Congratulation도 큰 인기를 끌어 빌보드 차트 5위까지 올랐다.
2017년에도 그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래퍼 21 새비지와 함께한 노래 Rockstar가 빌보드 2위에 오르는 뜨거운 반응을 받고 있다. 이름을 크게 알렸고 인기는 높아졌지만 그의 음악은 여전하다. 어두우면서도 느긋하다. 몽환적인 분위기가 곡을 지배하고 있다.
20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그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냈다. 그리고 21살에는 스토너 문화의 최전선에 서게 됐다. 아직도 그는 22살이다. 랩인지 노래인지 모를 읊조림을 멈추지 않는 한 그는 문화의 대변자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