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주의 아카디아(Acadia) 국립공원은 62개 미국 국립공원 중, 매년 3백만 명 이상이 방문하여 방문자 수 기준으로 10위권 안에 드는 미 동북부의 명소이다. 1604년 프랑스인 샹플랭(Samuel Champlain)에 의해 발견되어 Mount Desert Island라 불리는 이 공원은, 파도에 침식된 화강암 절벽과 바다가 만든 8개의 돌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캐딜락(Cadillac)산에 올라 바하버와 프렌치만의 작은 섬들을 바라보면서 트레일을 할 수 있다. 특히 새벽 이슬비에 젖은 바위에는 이끼와 균들이 점을 찍듯 신비로운 색상을 만들어 더욱 몽환적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가장 먼저 해를 맞이하는 이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태양의 기를 받기 위해 새벽잠을 포기하고 이 산에 오른다.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젊은 연인들, 자녀들과 함께하는 중년의 커플과 두 손을 잡고 걷는 노부부의 모습이 인생의 여러 시간대를 보여준다
캐딜락산의 서쪽 정상 Blue Hill View Point에서 수평선 너머로 사라지는 해를 향해 사람들이 큰 박수를 보낸다. 요르단(Jordan) 호숫가에 희귀식물 보호를 위해 통나무 널판지로 연결한 1마일의 루프 트레일로 연리지 등을 만날 수 있다.
선더 홀(Thunder Hole)에서는 파도가 들락거릴 때마다 천둥소리가 요란하게 퍼져나온다.
썰물에만 하루 두 번 길이 열리는 노둣길에 조약돌 반, 홍합 반이 나타난다. 물 위를 낮게 날던 갈매기가 갑자기 솟구쳐 올라 물속으로 돌진하여, 순식간에 홍합을 따 입에 물고 공중으로 날아올라, 해안 바위에 떨어뜨려 부순 다음 속살을 파먹는다.
왕복 2마일의 Bar Island 트레일을 따라 오른 섬 정상에는 반환점으로 커다란 돌무더기가 있다. 이곳에서 바하버의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고, 점점 물이 차오르는 노둣길을 관찰하며 길이 사라지기 전에 되돌아 나와야 한다.
Northeast 포구에서 크루즈(Scenic Nature Cruise)로 바위섬 위에 성채처럼 우뚝 솟아있는 독수리 둥지를 지나 Cranberry 섬에 갈 수 있다. 산더미처럼 쌓인 랍스터 트랩을 보며, 랍스터의 천국에 와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랍스터는 눈부터 등허리 첫 번째 꺾이는 곳까지의 길이가 3.25인치에서부터 5인치까지만 잡을 수 있다. 수 천 개의 알을 낳을 수 있는 5인치 이상 가재는 놓아주는 규정을 철저히 지켜, 세계적으로 어족 자원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도 메인주의 랍스터잡이는 아직도 호황을 누린다.
아카디아 국립공원으로 들어가기 직전 반 마일 지점에 있는 랍스터 전문점 Trenton Bridge Lobster Pound에서는 바다 간수로 쪄낸 특유의 맛으로 맛집으로 꼽히는 곳이다. 특히 한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으로 값은 1.25파운드 짜리가 14불 정도이다.
바하버에서 시작하는 Margaret Todd 크루즈는 자체 동력으로 출발하여, 포구를 나서면서 동력을 끄고 5개의 돛을 올려 바람의 힘으로 움직인다. 국립공원 레인저가 함께 승선하여 Frenchman Bay의 생태계 그리고 랍스터에 대해서 설명해준다.
글, 사진 / 박명애 (세계여행 전문가)
박명애 씨는 마일리지와 포인트로 항공권과 호텔을 해결하며, 기적처럼 세계여행을 하고 있다. 열정만 있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확신으로 몸소 체험하며 얻은 정보와 사연들을 책과 블로그를 통해 공유한다. 저서로 ‘북극에서 남극까지: 수상한 세계여행’ 1, 2가 있다. 그의 알뜰한 세계여행은 지금도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