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팬서가 완전히 극장가를 지배했다. 그래서 대적할 영화는 도저히 보이지 않는다. 이번 주에는 서로 다른 장르의 영화 3개가 개봉하지만 역부족으로 보인다.
물론 흥행에서 초대형 블록버스터 영화에 뒤진다고 해서 나쁜 영화란 뜻은 아니다. 세 편의 영화들이 나름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섬세한 SF, 독특한 설정의 로맨스, 코믹한 스릴러가 기다리는 중이다.
애니힐레이션
감독: 알렉스 갈란드
배우: 나탈리 포트만, 지나 로드리게스
‘절멸’이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는 섬뜩함이 영화 안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수수께끼의 막을 뚫고 미지의 세계에 들어간 주인공과 일행은 전혀 다른 생태계로 변한 곳에 놀라지만 이윽고 위협적인 미지의 생명체와 마주친다.
엑스 마키나로 신선한 바람을 몰고온 감독 알렉스 갈란드의 신작이다. 나탈리 포트만의 섬세한 연기가 더해져서 독특한 분위기로 완성됐다. 평단과 관객 양 쪽에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게임 나이트
감독: 존 프렌시스 달리, 조나단 골드스틴
배우: 레이첼 맥아담스, 제이슨 베이트먼
최근 유행하는 방탈출과 비슷한 추리 게임에 참가하게 된 부부들. 처음에는 무엇이 진짜고 가짜인지 구분 못 할 정도로 실제 같은 게임이라는 말에 흥분한다. 하지만 게임을 진행하다 보니 진짜 총기가 등장하고 정말 부상당하는 일이 발생한다. 이후 사태는 겉잡을 수 없이 흘러간다.
스릴러 영화지만 코믹한 부분을 많이 담고 있다. 어디까지가 실제고 어디까지가 연기인지 구분할 수 없다는 점이 영화를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에브리 데이
감독: 마이클 수지
배우: 앵거리 라이스, 저스티스 스미스
매일 새로운 육체로 옮겨다니며 살아야 하는 ‘영혼 A’와 그를 사랑하는 소녀에 대한 이야기다. 한국에서 2015년 개봉한 영화 ‘뷰티 인사이드’가 생각나는 설정이다. 이야기는 베스트셀러 소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주인공들의 나이대를 보면 알 수 있듯 청소년들의 풋풋한 사랑을 그린 영화다. 이런 영화가 흔히 그렇듯이 평단의 반응은 최악이다.
2월 16일~22일 박스오피스 리뷰
1위 블랙 팬서
2억 9195달러. 2월에 개봉하는 모든 영화의 기록을 깨버렸다. 역대급 성적이란 말이 어울린다. 북미 극장 전체 수익의 70% 가량을 차지했다. 그야말로 극장가를 완전히 지배한 것이다. 기세는 꺾이지 않을 것이다. 과연 블랙 팬서는 어디까지 올라갈까?
2위 피터 래빗
지난 주에 이어서 2위를 지키고 있다. 물론 1위가 너무 강력하기에 1/10도 안 되는 기록이 큰 의미는 없는 수치다. 하지만 2777만 달러를 추가해서 손익분기점을 넘겼기에 나쁜 결과는 아니다.
3위 피프티 쉐이드 프리드
엄청난 하락세다. 밸런타인스 데이가 끝나자 60% 이상 급전직하해서 2345만 달러를 기록했다. 첫 주에 워낙 좋은 성적을 거뒀기 때문에 전체 흥행은 8264만 달러. 1억 달러를 무난히 넘길 것으로 보인다.
4위 주만지
여전히 롱런을 하는 중이다. 336개 극장이 줄어들었음에도 1195만 달러를 벌었다. 이제 주만지에게 남은 것은 4억 달러 고지를 넘을 수 있느냐다. 3억 8163만 달러로 목표에 바짝 다가서 있는 상태다.
5위 더 15:17 투 파리
첫 주에도 부진한 성적이었는데 하락세도 가파르다. 1000만 달러를 겨우 넘겼다. 전체 흥행도 2865만 달러로 초라하다. 롱런 할 가능성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6위 그레이티스트 쇼맨
9주째 천천히 내려오고 있다. 다른 영화들이 상대적으로 부진해서 나쁘지 않은 자리에 위치했다. 798만 달러를 추가해서 1억 5000만 달러 고지를 넘겼으니 충분히 흥행은 한 셈이다.
7위 얼리 맨
기상천외한 유머들로 감독의 전작들이 흥행했던 것을 상기하면 안타까운 성적. 2494개라는 개봉관이 무색하게 성적은 500만 달러를 겨우 넘겼다. 다음 주에도 톱10에 들어있을 지는 미지수다.
8위 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
개봉관이 1000개나 줄면서 성적도 확 떨어진 388만 달러를 기록했다. 다음 주에는 톱10에 없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손익분기점도 넘지 못해서 시리즈의 마지막을 망치게 됐다.
9위 윈체스터
역시나 개봉관이 1000개나 줄면서 차트에서 벗어날 준비를 하고 있다. 전체 흥행성적은 2280만 달러. 소규모 예산의 공포영화치고는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10위 더 포스트
아카데미 시즌을 앞두고 끈질기게 톱10에서 버티고 있다. 물론 지금 톱 10의 자리에서 내려온다고 해서 나쁜 성적은 아니다. 7764만 달러로 손익 분기점을 훌쩍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