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의 극심했던 가뭄이 이제 거의 해결 될 만큼 비가 많이 내리는 날. 밥 하는 것도 귀찮고 그렇다고 퍼 붓는 빗속에 외식 하는 것도 만만치 않고.

집에서 빈둥거리다가 끼니 때가 가까워지면 아이고, 뭐 해 먹어? 이걸로 머릿속은 어지러우면서도 몸은 움직이려 하지 않지요? 그냥 정말 간단한 것으로 때우자고요.

비가 오는 날엔 누구나 전을 떠 올리지요? 비 오는 소리와 전 부칠 때 나는 지글지글 소리가 거의 흡사 하답니다.

전 부치는 게 결코 만만하지 않아요. 쉬운 걸로 뚝딱 해치웁시다. 고추장 넣고 얼큰한 장떡 부쳐 볼까요?

옛날에는 무더운 여름에 입맛 없을 때 찬물에 밥 말아 이거 하나씩 씹으면 입맛이 돌아오기도 할 만큼 매력적인 장(고추장,된장) 떡 이랍니다.

재료; 밀가루 1컵, 물 1컵이나 약간 모자라는 한 컵,해물, 팽이버섯 (섬유소가 정말 많아요),부추를 잘게 썰은 것 각각  반컵씩, 고추장1스푼-2스푼(식성에 따라서 가감),고춧가루 1/2-1스푼, 소금과 피쉬 소스나 국 간장 반 스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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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물, 고추장, 모자라는 간은 국 간장(피쉬소스)과 소금으로 맞추어서 잘 풀어 주세요. 좀 되직하면  전의 식감이 쫄깃거리고  부드러운 것을 좋아하는 식성은 물을 조금 더 넉넉히 부으세요. 그래서 밀가루와 거의 동량으로 하면 부드러운 전이 되고 조금 덜 넣으면 더 쫄깃거리는 전이 됩니다. 또 물의 양이 많이 적으면 전이 두꺼워져서 뚝뚝거려 맛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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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해물과 채소를 다 넣고 잘 섞어서 프라이팬에 지지면 끝입니다.

센 불은 타기 쉬워요. 고추장 양념이 불에 잘 타거든요. 중간 불에서 부치고 매운 것을 못 먹는 애들은 된장을 넣어서 부쳐 주세요.  된장은 불을 조금만 더 줄여주세요. 금방 타기 쉽거든요. 된장의 깊은 맛이 어른의 젓가락도 저절로 가요.

작은 크기로 부쳐도  좋고 크게 부쳐서 쭉쭉 찢어 먹어도 좋지요? 재료를 간단히 준비해서 프라이팬 주위로 모여 접시에 담을 새 없이 먹는 전이 가장 맛있지요?

저는 얼른 재빠르게 접시에 담았어요. 짭조름한 것이 입맛 돋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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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혜경(음식 전문가)  2008년부터 최근까지 라디오 방송을 통해 ‘이야기가 있는 맛있는 식탁’ ‘정보시대’ 등 건강 요리 정보를 꾸준히 소개하는 한편, 2011년부터 김치클래스, 고추장 클래스, The Taste, 한식 비빔밥 퍼포먼스 등 미주 한인 미디어와 외국 미디어 행사에 한식 알림 행사를 주도해 온 푸드 스페셜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