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사냥꾼들이 돌아왔다. 1984년 첫 선을 보인 이래, 오랜 세월 영화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고스트버스터즈’가 멤버 구성을 전원 여성으로 싹 탈바꿈해 다시 만들어진 것. 여자 고스트버스터즈라니. 캐스팅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신선하다’는 찬사와 ‘원작을 망친다’는 반대의견이 팽팽하게 맞선 건 물론이다. 좀처럼 여성 캐릭터 중심의 영화, 그것도 액션 장르는 결코 만들지 않으려는 할리우드 영화사들도 이번 여성 4인조 고스트버스터즈의 흥행 성공 여부에 온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태!
추천 이유 :
▶주인공 4인방의 케미스트리 ‘찰떡 케미’다. 코미디 연기로는 정평이 나 있는 여배우 넷을 모아놓은 값을 한다. 이전에도 호흡을 맞춘 바 있는 멜리사 맥카시와 크리스틴 위그는 이번에도 환상 호흡을 뽐낸다. 시원시원하면서도 막무가내인 애비(멜리사 맥카시)와 소심하고 모범적인 에린(크리스틴 위그) 캐릭터는 상이하면서도 묘하게 어울리며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재미를 만들어낸다. 거칠지만 화끈한 매력의 무기개발자 홀츠먼 역의 케이트 맥키넌과 지하철 역사 직원에서 유령잡이로 변신하는 패티 역의 레슬리 존스 역시 톡톡튀는 매력을 발산한다.
▶원작팬들을 위한 ‘깨알재미’ 폴 피그 감독은 1984년 오리지널 ‘고스트버스터즈’ 팬들을 위한 아기자기한 선물을 영화 곳곳에 배치했다. 원작의 주인공들이 카메오로 등장하는 게 대표적이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툭툭 튀어나와 관객들을 뒤집어지게 하는 빌 머레이,댄 아이크로이드, 어니 허드슨 등도 반갑지만, 2014년에 세상을 떠난 해롤드 라미스을 나름의 방식으로 추억하는 것 또한 인상적이다. 오리지널 버전에서부터 등장했던 초록괴물 슬리머와 희고 거대한 마시맬로맨 유령도 만나볼 수 있다.
▶조연들 감초 역할 톡톡 주연배우 네 명 외에도 TV를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배우들이 대거 조연으로 출연해 감초 역을 톡톡히 한다. HBO ‘비프’에서 활약 중인 매트 월시와 샘 리차드슨, ‘실리콘 밸리’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자크 우즈,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의 주축 세실리 스트롱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이번 영화의 ‘신의 한 수’는 고스트버스터즈 사무실 비서로 취직한 케빈 역의 크리스 헴스워스. 멋진 외모와 몸매 뒤에 가려져있는 꺼벙한 매력을 한껏 뽐내며 ‘신 스틸러’ 로 자리매김한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유령들 30여년의 세월이 흐르며 고도로 발달한 컴퓨터 그래픽 기술력은 2016년 버전 ‘고스트버스터즈’ 속 유령들을 더욱 화려하고 실감나게 완성시켰다. 심지어 3D기술로 구현해 낸 유령들의 입체감은 공포 영화를 보는 듯한 압도적 두려움마저 선사한다. 영화 후반부에 펼쳐지는 스케일 큰 전투신은 특히나 컴퓨터 그래픽의 힘이 빛나는 부분이다. 아쉬운 점은 배우 닐 케이시가 연기한 악당 캐릭터 로원. 악행을 저지르는 동기도 희미할 뿐더러, 고스트버스터즈와 팽팽히 맞서는 에너지도 충분하지 못해 극의 완성도를 떨어뜨린다.
글 / 이경민 기자
‘겅민양의 돈내고 볼만해?’ 는 영화&엔터 전문 이경민 기자가 목숨걸고 추천하는 금주의 핫 공연 &이벤트와 화제 인물을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