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왜 돈 내고 봐야 하는데?

아름다운 음악이 있고, 감동적인 영화가 있고, 할리우드의 분위기 좋은 밤이 있는데, 뭘 망설여?

루프탑 시네마 클럽 01

할리우드 팬테이지스 극장과 몬탈반 극장이 만났다. 팬테이지스 극장은 남가주에서 가장 먼저 최신 인기 뮤지컬들을 무대에 올리기로 유명한 공연장이고, 몬탈반 극장은 여름 내내 분위기 좋은 야외 영화 상영회인루프 탑 시네마 클럽을 개최하는핫 플레이스.

이 둘이 같이 무슨 일을 꾸몄냐고? 바로 뮤지컬 영화 특별 야외 상영회다. 오는 15일부터 20일까지 몬탈반 극장 옥상에서는, 여섯 편의 주옥같은 뮤지컬 영화가 상영된다. 뮤지컬을 영화로 옮긴 작품도 있고, 거꾸로 영화를 뮤지컬로 바꿔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도 있다. 여섯 편 모두 뮤지컬 전용 공연장인 팬테이지스 극장 측에서 기획하고 선정했다.

15일 헤드윅 Hedwig and the Angry Inch

루프탑 - 헤드윅

그 가운데서도 추천할만한 작품은 첫 사흘간 상영될 영화 3. 15일 특별 상영회 포문을 여는 작품은헤드윅(Hedwig and the Angry Inch)’이다. 오는 11 1일부터 실제로 팬테이지스 극장에서 공연될 작품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도 조승우, 오만석, 변요한, 운도현 등 톱스타들이 주인공을 맡아 열연하며, 매번 매진 행렬을 기록하는 뮤지컬이다. 2002년 만들어졌던 영화는 배우이자 감독인 존 캐머런 미첼이 주연과 연출을 동시에 맡으며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던 명작. 록음악을 좋아하던 독일 출신의 평범한 소년이 미국에 가기 위해 성전환 수술을 받지만 1인치의 살덩이만 남긴채 수술에 실패하고, 미국으로 넘어와 록밴드를 결성해 자신의 인생과 아픔을 노래하는 이야기다. 강렬한 기타 연주와 함께 절규하듯 울려퍼지는 주인공의 음악이 가슴을 후벼판다. 화려한 메이크업 뒤 가려진 헤드윅의 얼굴 사이로 스치는 쓸쓸한 표정이 명곡 ‘Origin of Love’와 어우러지는 순간의 감동은 처연하고도 짜릿하다.

16일 렌트 Rent

루프탑 - 렌트

16일 상영작은렌트(Rent)’. 뮤지컬렌트는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시작해 브로드웨이로 입성해 수많은 관객들의 마음을 울렸던 20세기말의 명작 중 명작이다. 영화로 만들어진 것은 2005. 극 중 캐릭터와 거의 동일시되다시피한 브로드웨이 초연 멤버들이 대부분 그대로 출연해 생생함을 더한다. 애니메이션프로즌의 메가히트곡렛 잇 고를 부른 이디나 멘젤도렌트의 모린 역할로, 영화에 출연한다. 푸치니의 오페라라 보엠의 배경을 1990년대 후반 뉴욕의 뒷골목으로 옮겨, 가난한 젊은 예술가들이 겪는 사랑과 열정, 상실과 아픔을 뜨겁고도 아름답게 그려낸다. ‘La Vie Boheme’ ‘I’ll Cover You’ ‘Without You’ 등 숱한 넘버들이 큰 사랑을 받았지만, 그 가운데서도 ‘Seasons of Love’가 담고 있는 뭉클하고도 따스한 메시지는 백미로 꼽힌다.

17일 캬바레 Cabaret

루프탑 - 캬바레

17일 상영작은캬바레(Cabaret)’. 브로드웨이의 전설적 안무가 밥 포시가 직접 연출까지 맡았던 1972년작이다. 시각적으로는시카고처럼 화끈하고더 거칠며 섹시한 매력이 가득한 작품이지만, 내용상으로는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가 지배적인 작품이다. 나치의 압박이 커져가던 1930년대 초 베를린을 배경으로 인기 캬바레킷 캣 클럽의 미국인 댄서 샐리와 영국인 교사 브라이언, 독일인 청년 프리츠와 부유한 귀족 막시밀리언이 얽히며 겪게 되는 소용돌이를 그리고 있다. 춤과 노래에 취해 현실을 잊으려는 이들의 모습 뒤로 어지러운 시대의 혼란이 날카롭게 드러난다는 점에서, 단순한 뮤지컬 영화 이상의 의미를 지닌 작품이란 평을 받아 왔다. 엔딩곡인캬바레가 유명하다.

18일 파리의 미국인 An American in Paris

루프탑 - 파리의 미국인

그 밖에도 18일에는 전설의 뮤지컬 배우 진 켈리가 주연을 맡아 활기 넘치는 춤과 노래를 선보였던 고전 영화파리의 미국인(An American in Paris)’, 19일에는 영화의 전 세계적 히트 후 뮤지컬로 만들어져 브로드웨이까지 휩쓴 자니 뎁, 케이트 윈슬렛 주연의 훈훈한 가족극네버렌드를 찾아서(Finding Neverland)’, 마지막으로 20일에는 ‘Time of My Life’에 멋진 춤솜씨를 선보였던 패트릭 스웨이지의 젊은 시절 모습이 살아 있는더티 댄싱(Dirty Dancing)’이 상영된다.

19일 네버랜드를 찾아서 Finding Neverland

루프탑 - 파인딩 네버랜드

20일 더티 댄싱 Dirty Dancing

루프탑 - 더티댄싱

모든 상영회는 8시부터 시작되며, 티켓 가격은 19달러다. 행사장은 오후 6시부터 오픈 돼, 미리 극장 측에서 제공하는 담요를 챙기고 자리를 맡을 수 있으며, 현장에서 판매하는 간단한 음식과 주류도 즐길 수 있다. 입장은 18세 이상부터 가능하다. 자세한 정보와 예매는 루프탑 시네마 클럽 웹사이트rooftopcinemaclub.com 를 통해 할 수 있다.

루프탑 시네마 클럽에서는 이 기간 외에도 9월 한달 동안 다양한 장르의 명작들을 상영한다. 주목할 만한 이달의 상영작으로는카사블랑카‘(6),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8), ‘대부‘(9), ‘스카페이스‘ (10), ‘다크 나이트‘(21), ‘구니스‘(23), ‘정글북‘(27) ‘로미오와 줄리엣‘(30) 등이 있다.

 


이경민 캐리커쳐2

글 / 이경민 기자
‘겅민양의 돈내고 볼만해?’ 는 영화&엔터 전문 이경민 기자가 목숨걸고 추천하는 금주의 핫 공연 &이벤트와 화제 인물을 다룹니다.   lee.rachel@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