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야생화 투어 5 랭캐스터 파피 리저브 (Lancaster Poppy Reserve) – 방문일자: 2019년 3월 31일

 
14번 Fwy에서 Ave I 로 내려 랭캐스터 파피 보호구역으로 향하는 순간 놀라운 광경이 나타납니다. 산등성이 뿐 아니라 인근 지대가 온통 붉은색으로 물들어 있는 모습입니다. 소식을 듣고 찾아온 인파로 인해 보호구역으로 들어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보호구역 인근의 사유지에 피어 오른 파피, 골드필즈와 어울려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매년 봄 꾸준하게 파피가 피어오르는 이곳의 정식 이름은 앤털롭 밸리 캘리포니아 파피 리저브 (Antelope Valley California Poppy Reserve) 이며 LA 카운티 내에 위치한 주립 공원입니다.

이곳의 파피는 2월 중순부터 피기 시작하여 길게는 5월까지 꽃이 남아있습니다. 겨울철 강우량이 파피꽃 개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지난 몇년간은 거의 민둥산으로 남아있던 기억입니다. 올해는 그동안의 실망감을 보상해주려는 듯 엄청난 규모의 파피 필드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파피 리저브라고 해서 오렌지색 파피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잘 보이지 않는 꽃을 포함하면 아마 수십종이 넘는 야생화가 피었을 것입니다. 파피 외에도 흰색의 팝콘 플라워(Popcorn Flower), 노란색의 골드필즈(Goldfields)와 코리옵시스(Coreopsis), 보라색의 루핀(Lupine), 크림 컵스(Cream Cups), 블루 딕스(Blue Dicks) 등이 함께 어우러져 꽃동산을 이루고 있습니다.

7마일에 달하는 트레일의 이름이나 방향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그저 꽃밭 속을 걸으면서 예쁘고 귀여운 꽃들이 바람에 하늘거리는 모습에 푹 빠져들게 되지요. 그리고 방금 팔레트의 물감으로 그려낸 듯한 랜드스케이프(Landscape)에 황홀해집니다.   



순수한 자연이 만들어낸 꽃동산은 푸근하면서도 로맨틱합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사람이 찾아와 즐거워하고 기뻐해주며 함께 어울리면서 모든 것이 더욱 풍성해지고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보호구역으로 많은 방문객들이 모이면서 주말에는 주차할 공간이 없어 길가에 주차하고 들어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4월 한달 동안은 지금 같은 풍성한 모습이 유지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보호구역 근처에도 많은 꽃이 피어있으므로 조용한 나들이를 원한다면 170th St이나 138Hwy인 Ave D의 도로변에 피어오른 파피 꽃밭을 찾아도 만개한 꽃을 즐기기에는 부족함이 없습니다 

주의사항: 꽃밭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또한 방울뱀이 서식하므로 주의해야 하며 뜨거운 햇살에 대비해서 모자와 선글래스를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글, 사진 / 김인호 (하이킹 전문가)

김인호씨는 미주에서 활동하는 등반, 캠핑, 테마 여행 전문가로 미주 중앙일보를 비롯한 다수의 미디어에 등산 칼럼을 연재하면서 초보에서 전문가까지 미주 한인들에게 유용한 실전 하이킹 정보를 꾸준히 소개해오고 있다. 저서로 ‘남가주 하이킹 105선’ ‘하이킹 캘리포니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