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유명한 대도시인 만큼 LA에는 한국이나 타주 친지들의 방문이 흔하다.  그럴 때면 엔젤리노답게 척척 좋은 명소를 가이드하고 싶지만 의외로 쉽지가 않다. 여행 책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관광지들을 쫒아다니다 보면 본인도 지겹고 손님들도 식상해하기 마련.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가 사랑하는 다음의 10가지 아이템이라면 올해 손님 맞이는 무조건 성공이다.

 

1. 할리우드 사인 하이킹

Photo by izayah ramos on Unsplash

할리우드 사인 (Hollywood Sign)은 LA를 대표하는 상징 중 하나. 사인이 멀찍이 보이는 곳에서 사진을 찍는다고들 하지만 거대한 글자판 앞에 서는 체험은 특별한 추억이 된다. 레이크 할리우드 공원 (Lake Hollywood Park)에서 시작되는 하이킹 트레일을 따라 올라가면 그 유명한 할리우드 사인을 코앞에서 볼 수 있다.
사인까지 오르는데는 여러 코스가 있지만 하이킹 초심자도 무난하게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레이크 할리우드 공원에서 시작해 멀홀랜드 드라이브 (Mulholland Dr.)를 따라 오르는 길이다. 유의할 점은 휴대폰이 먹통이 될 수 있으니 이정표를 잘 확인해야 한다는 것. 듀랜드 드라이브 (Durand Dr.), 레지우드 드라이브 (Ledgewood Dr.), 락 클리프 드라이브 (Rockcliff Dr.), 디론다 드라이브 (Deronda Dr.)가 순서대로 보이면 맞게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레이크 할리우드 공원에서 마운틴 리 하이킹 트레일 입구까지의 길

멀홀랜드와 디론다 드라이브의 교차점에 다다르면 하얀 벽이 보이는데, 이곳에서부터 마운틴 리 (Mt. Lee)의 트레일이 시작된다. 마운틴 리 정상까지 오르면 할리우드 사인의 바로 뒤편에서 LA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오르는데 두 세시간 정도 걸리는 하이킹 코스이니 아침을 든든히 먹고 출발해 하이킹을 끝내고 내려와 이른 저녁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면 완벽한 하루를 완성할 수 있다.

 

2. 야외 영화 상영

Photo credit Melrose Rooftop Theatre

사시사철 온난한 기후는 LA의 큰 자랑거리 중 하나. 할리우드 영화의 본고장 LA에서 멋진 날씨를 즐기며 영화를 관람한다는 건 상상만 해도 낭만적인 일이다. 대부분의 야외 영화 상영 행사는 여름에 열리곤 하지만 몇 가지 행사는 찬 바람이 이제 막 가신 봄에도 즐길 수 있다. 대표적인 행사로는 Melrose Rooftop Theatre 주관으로 11월까지 매주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열리는 루프탑 상영회가 있다. 5월 4일부터 열리는 Eat See Hear에선 유명 푸드트럭의 음식을 즐기며 대형 스크린으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3. 샌타모니카 파머스 마켓

Photo credit Santa Monica Farmers Market

샌타모니카의 파머스 마켓은 유명 셰프들이 장을 보러 오는 곳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주말에도 장이 열리지만 가장 유명한 건 수요일 아침에 열리는 마켓으로 LA 지역에서 난 양질의 식재료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요리에 관심이 있다면 제철 식재료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다.

 

4. 도심 속 브루어리 투어

Photo credit Angel City Brewery

미국 수제 맥주 시장을 선도하는 샌디에이고 못지 않게 LA에도 가 볼만 한 양조장이 꽤나 있다. 그 중 Angel City Brewery는 다운타운의 아트 디스트릭트 (Arts District)에 위치해 시내 관광 중에 들리기에도 좋다. 평일엔 오후 6시, 주말엔 1시부터 5시까지 매 시간마다 투어 일정이 있으며 주말에는 요가 수업 등 흥미로운 행사도 열리곤 한다. 모든 일정은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5. 빈티지 숍 쇼핑

Photo credit Melrose Trading Post Facebook

뉴트로 유행과 함께 빈티지 아이템들이 다시 급부상하고 있다. 그저 저렴한 중고 물품이 아닌 역사와 시대의 유행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빈티지 제품은 LA 여러 상점에서 찾아볼 수 있지만 빈티지 숍이 많기로는 멜로즈 (Melrose) 거리가 특히 유명하다. 명품 빈티지 아이템의 노다지로 알려진 Scout부터 과감한 프린팅 티셔츠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The World of Vintage Tee Shirts, 일요일마다 Fairfax High School의 주차장에서 열리는 벼룩시장 Melrose Trading Post까지 전부 멜로즈 거리에서 찾아볼 수 있다.

 

6. 베니스 운하 산책

Photo credit Carol M. Highsmith – LOC

이탈리아의 베니스를 본따 만든 베니스 운하 역사 지구 (Venice Canal Historic District)는 LA는 물론이고 미국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신선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좁은 운하를 따라 지어진 작은 집들과 알록달록한 조각배들을 감상하며 조용한 마을을 산책하다 보면 도심에서 떨어진 외딴곳을 여행하고 있는 기분마저 느낄 수 있다.

 

7. 브런치 식당

Photo credit Blu Jam Cafe Facebook

한가로운 브런치만큼 여행에 어울리는 게 또 있을까? 짧은 여행, 갈 곳도 많고 할 것도 많더라도 아침 정도는 느긋하게 즐겨보자. 베니스 (Venice)의 The Rose는 건강한 맛을 사랑하는 캘리포니아 사람들의 식성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특히나 추천한다. 야외 테이블도 있어 햇살을 받으며 식사를 즐기기 좋다. 페어팩스 (Fairfax)의 Blu Jam Cafe는 시리얼을 사용해 바삭한 식감을 살린 프렌치 토스트와 브런치에 빠져선 안될 메뉴인 에그 베네딕트가 유명하다. 주말이면 길게 줄을 설만큼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니 LA에 방문하는 손님과 식사하기 좋은 곳이다.

 

8. 미술관 투어

Photo credit The Broad

LA엔 예술에 조예가 깊은 사람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만 한 미술관들이 있다. 대표적인 곳으로는 다운타운에 위치한 현대 미술관 The Broad가 있다. 입장이 무료인 대신 거의 대부분 줄을 서야 하니 이 점을 유의하자. 해가 지면 조명이 켜지는 LACMA의 야외 설치물 Urban Light도 놓쳐서는 안될 명소다. 사진을 찍기 완벽한 장소이니 멋진 사진과 추억을 남겨보자.

 

9. 루프탑 바

Photo credit Spire 73

찬 바람이 부는 몇 개월을 제외하고는 언제든 루프탑에서 멋진 야경을 감상하며 칵테일을 즐길 수 있다. 다운타운에 위치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 문을 연 Spire 73는 미국에서 가장 높은 루프탑 바로 유명하다. 도시의 야경을 바라보며 칵테일을 즐기기에 적격인 장소다. 헐리우드힐 (Hollywood Hills)과 선셋 스트립 (Sunset Strip)이 한 눈에 보이는 LP는 지역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캐주얼한 루프탑 바로 LA의 젊은 문화를 체험하기 좋다.

 

10. 패들 보트

Photo credit Paddle Method Facebook

LA의 유명한 바닷가를 구경만 하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직접 뛰어들어 보는 건 어떨까. 마리나 델 레이 (Marina del Rey)의 잔잔한 수면은 패들 보트를 타기 안성맞춤이다. 시간제로 패들 보트를 대여할 수도 있고 개인이나 그룹 수업을 받을 수 있는 곳도 있다. Paddle Method는 LA의 유명 관광지인 마리나 델 레이, 말리부, 산타모니카, 베니스 해변 4곳에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글 구성 / 김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