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추픽추

기단 한 변의 길이가 450m인 촐룰라 피라미드는, 이집트 대피라미드보다 기단의 길이가 두 배 이상으로 세계에서 가장 크다. 입장료 80페소를 내고 들어서면 기원전 3세기부터 9세기까지 건설되어 산처럼 숲에 묻혀있는 피라미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기단 끝에 이르면 왼쪽에 언제든 폭발할 기세로 하얀 김을 품어내고 있는 화산이 멀리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피라미드가 펼쳐진다. 피라미드 내부에 뚫은 8km의 터널 중 800m가 개방되어, 아치형 통로로 피라미드의 내부도 감상할 수 있다. 66m 정상에 있는 황금색 성당은 펜데믹으로 올라갈 수 없다.

첫발굴은 1931~1950년 스위스 태생 미국 고고학자 Bandelier에 의해 이루어졌고, 마지막 발굴은 1966~1970년에 Cholula에 의해 종료되었다. 1,200년 동안 새로운 왕조가 들어설 때마다 6차례나 쌓아올려진 피라미드 위에는 신전이 세워졌다.

촐룰라에서 10km 떨어진 푸에블라로 가는 동안 산타마리아와 산프란시스코 성당 등에 들려 아름다움과 성스러움을 느껴볼 수 있다. 멕시코에서 가장 살기좋은 도시로 꼽히는 이곳은 피라미드를 무너뜨리고 그 위에 100여 개의 교회가 지어져 성당의 도시로 불린다. 푸에블라 대성당 주위에는 수많은 천사상이 있어 천사의 도시로도 불린다.

스페인의 에르난 코르테스는 정복지에 기독교를 전파하기 위해 신전을 헐고 많은 가톨릭 성당을 지었다. 그는 아즈텍 제국을 무너뜨린 후 템플로 마요르에서 가져온 돌로 메트로폴리탄 성당의 기초를 놓았다. 1790년 발견된 지름 3.5m 무게 24톤의 현무암 원형 태양석은 1885년까지 대성당 외벽에 장착되어 있다가 인류학 박물관으로 옮겨졌다.

멕시코시티는 매립된 섬 위에 건설되었기에 지반이 불안정하여, 1985년 진도 8.1의 지진으로 많은 건물이 무너지고 1만 명 이상이 사망하였다. 이 성당도 상당한 피해를 입어 붕괴방지를 위한 여러가지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촐룰라를 포함한 멕시코시티 광역도시 인구는 2천만 명이다. 열대 기후대에 속하지만 해발 2,240m에 위치하여 연평균 기온 18℃의 서늘한 날씨에 5월부터 9월까지는 우기이다. 북미대륙에서는 매년 10 31 Trick-or-treating으로 귀신을 쫓는 할로윈데이가 있다. 멕시코에서는 최대 명절로 10 31일부터 11 2일까지 죽은자의 날로 정해, 망자를 기리는 행사를 한다.

코르테스의 승승장구를 두려워한 쿠바 총독 벨라스케스가 그를 유카탄 반도 탐험대장에서 해임한다. 1519년 이를 무시한 코르테스는 병사 508명과 말 16필을 11척의 배에 태우고, 독자적으로 베라크루스에 상륙한다. 이곳에 도시를 건설한 그는 촐룰라에서 틀락스칼라족과 동맹을 맺는다.

활화산을 넘어 아즈텍으로 진군한 코르테스는 아즈텍의 초청으로 테노치티틀란궁에 들어가 정세를 파악하다가 몬테수마 2세를 사로잡는다. 그의 행동을 좋지 않게 본 벨라스케스가 코르테스 체포를 명령하자, 그는 부관 알바라도에게 궁을 맡기고 베라크루스로 떠난다.

알바라도는 봄축제를 즐기는 아즈텍 귀족들이 반란을 모의한다고 오해하여 600명을 학살한다. 코르테스가 승리를 거두고 수백 명의 귀순 병사들과 전리품으로 많은 군마를 거느리고 돌아왔을 때에는 이미 사태가 심각해진다. 포위망을 뚫기 위하여 황제에게 설득을 부탁해 보았지만, 황제도 흥분한 백성들의 돌과 화살을 맞고 사망한다.

스페인군이 전투 중 죽어 강을 메우자, 그들은 전우의 시체를 밟고 탈출한다. 이 사건의 몸통인 알바라도가 긴 창으로 9m의 강을 뛰어 넘었던 자리는 관광명소가 되어있다. 다행이 추격해 오던 아즈텍 병사들이 꽃전쟁의 습관으로 스페인군을 몽둥이로 기절시켜 포박하느라, 시간을 끌어주어 전멸을 면한다.

남은 군마 23마리를 이끌고 동맹국까지 250km의 지옥의 행군을 한 스페인군 400명은 오툼바에서 4만 명의 아즈텍군과 조우한다. 뒷쪽에 동맹군 2,000명을 배치한 코르테스가기병대를 이끌고 질주해 오자, 달려오는 말을 처음 본 아즈텍 병사들이 겁을 먹고 흩어져 재규어 복장을 한 지휘관을 쉽게 찾아 죽인다. 대장이 죽자 아즈텍군들은 달아나며 수천 명의 사상자를 남긴다.

1521년 스페인에서 온 천연두에 의해 황제가 죽자, 마지막 황제 쿠아우테목은 테노치티틀란으로 통하는 다리들을 파괴하고 한 개만 남긴채 최후의 항전을 펼친다. 그러나 호수를 관장하던 텍스코코가 코르테스를 도와 아즈텍 제국은 멸망한다.


글, 사진 / 박명애 (세계여행 전문가)

박명애 씨는 마일리지와 포인트로 항공권과 호텔을 해결하며, 기적처럼 세계여행을 하고 있다. 열정만 있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확신으로 몸소 체험하며 얻은 정보와 사연들을 책과 블로그를 통해 공유한다. 저서로 ‘북극에서 남극까지: 수상한 세계여행’ 1, 2, 3권이 있다. 그의 알뜰한 세계여행은 지금도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