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어 밸리 (Blair Valley) Anza Borrego Desert SP
샌디에고 인근에 위치한 안자 보레고(Anza Borrego) 사막 주립 공원은 캘리포니아 최대 주립공원으로 빼어난 경관을 간직한 곳이다. 당일 여행으로도 가능하고 하루 이틀 여유를 두고 온천과 짧은 하이킹 코스를 즐길 수도 있어 주말 여행에 제격이다.
안자 보레고 주립공원 북쪽에 블레어 밸리(Blair Valley)라고 하는 아주 평화로운 지역이 있다. 리틀 블레어와 블레어 두 곳으로 나뉘어 있으며 안자 보레고 주립공원을 관통하는 S-2 도로에서 쉽게 진입 가능하다. 갈색의 돌산이 울타리처럼 둘러싼 지형은 도심을 벗어나 자연에서 시간을 보내려는 이들의 RV나 텐트 캠핑 장소로 애용되고 있다.
이곳에는 고스트 마운틴(Ghost Mountain)이라고 알려진 마샬 사우스 홈(Marshal South Home)과 모테로스 트레일(Morteros Trails) 그리고 픽토그래프스(Pictographs)등 3곳의 짧은 트레일이 있다.
모두 역사적인 값어치가 있고 가족 단위로 혹은 자녀들과 함께 둘러보기에 적합하다. 길은 비포장이지만 넓고 평평하여 일반 승용차 혹은 자전거나 스쿠터 등을 이용하여 둘러보기에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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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마운틴 (Ghost Mountain, Marshall South Home)
거리 : 왕복 2마일
소요시간: 1시간 30분
등반 고도: 1,000피트
미국의 경제 대공황 말기인 1932년 마샬 사우스(Marshall South)라는 시인은 복잡한 문명에서 벗어나고픈 욕구로 가득했는데, 아내 타냐(Tanya)와 뜻이 맞아 이곳 안자 보레고의 외떨어진 사막 산봉우리에 집을 짓고 거처를 마련했다. 아내와 함께 3자녀를 낳고 기르면서 16년간 이 산꼭대기에서 살았는데..
분위기는 좋았는지 모르지만 외떨어진 사막 산꼭대기의 삶은 순조롭지 않았다. 근처의 소도시 줄리안까지 Ford-T를 끌고나가 장을 보고 1마일 트레일은 손수 물건을 들고 날라야했다. 이후 이곳의 생활에 염증을 느낀 부부는 서로 헤어지게 되었는데 긴 세월동안 버려진 그들의 집터만 남아 옛날의 흔적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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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테로스 트레일 (Morteros Trail)
거리 : 왕복 1마일
소요시간: 30분
등반 고도: 300 피트
모테로란 인디언들이 곡식을 빻기 위해 바위에 구멍을 만든 것으로 남가주 전역에서 자주 목격할 수 있는 유적이다. 모테로가 있는 것은 한때 인디언들이 거주했던 곳이란 증명인데 약 0.5마일 거리에서 만나는 큰바위 아래 그 옛날의 모습을 간직한 모테로를 볼 수 있다. 모테로를 지나서도 길이 계속 이어지는데 끝없이 펼쳐지는 블레어 밸리의 풍광이 인상적이다.
픽토그래프스 트레일 (Pictographs Trail)
거리 : 2마일
소요시간: 1시간
등반 고도: 100 피트
픽토그래프란 그림이나 부호를 바위에 그려 표현한 방법으로 단순한 기록을 떠나 예술적으로 가치가 인정되는 것도 많다. 이곳 블레어 밸리 끝자락에 발견된 인디언의 픽토그래프는 알 듯 모를 듯한 모양새로 방문객들의 상상력을 동원하게 한다. 등산로 입구에 큰 주차장이 있고 시작점에서 1마일 거리에 바위에 붉은 표식으로 그려진 문양들을 발견할 수 있다. 오래 전에 기온이 선선한 이곳 블레어 밸리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장소였던 것같다.
픽토그래프 바위를 지나서도 계속 길이 연결되는데 바위산을 지나면 더 이상 내려갈수 없는 절벽위에 서게 된다. 이곳에서는 발레시토스 밸리(Valecitos Valley)의 넓은 지형이 보인다. 주위의 바위산은 올라가기 쉽지는 않지만 오를수 있으면 사방으로 트인 밸리의 멋진 광경을 즐길 수 있다.
LA에서 안자 보레고 사막까지는 여러 길을 선택할 수 있으며 가장 무난한 길은 5Fwy South → 79Hwy → S2로 가는 방법이지만 목적지에 따라 10Fwy → 86Hwy → S22, 혹은 5Fwy → 8Fwy → S2로 연결되는 길을 택할 수도 있다. LA에서 편도 운전 시간은 약 3시간이다.
글, 사진 / 김인호 (하이킹 전문가)
김인호씨는 미주에서 활동하는 등반, 캠핑, 테마 여행 전문가로 미주 중앙일보를 비롯한 다수의 미디어에 등산 칼럼을 연재하면서 초보에서 전문가까지 미주 한인들에게 유용한 실전 하이킹 정보를 꾸준히 소개해오고 있다.
저서로 ‘남가주 하이킹 105선’ ‘하이킹 캘리포니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