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피티 작가 심찬양(28)씨는 한국에서 10년 넘게 활동하고 있는 자칭 ‘그래피티 라이터’ 다. 지난 해 여름 뉴욕 방문 중, 브롱스의 페인트숍 벽면에 우연히 그래피티 그림을 그린 것이 계기가 되어 LA 컨테이너 야드의 초청을 받았고 여기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됐다. 한복을 입은 흑인 여성. 대형 벽면에 그려진 그의 독특한 그림은 단박에 주목을 받아 샌프란시스코 지역신문인 ‘후드라인‘과 온라인 매체 ‘버즈피드‘에 소개됐고 이어 한국 스브스뉴스와 허핑턴코리아 등 주요 미디어사에서도 그의 작품을 조명했다. 미국 땅에 그림만 남겨놓고 홀연 한국으로 돌아간 지 3개월. 새로운 도전을 위해 미국땅으로 돌아온 그를 LA에서 만났다.

어떻게 그림을 그리게 됐을까. 그는 뉴욕에 놀러와 그래피티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 우연히 친구의 소개로 뉴욕 브롱스에 첫 그림을 그렸으며 이후 LA ‘컨테이너 야드’의 러브콜을 받아 두 번째이자 ‘한복입은 흑인’의 작품을 탄생시켰다. 그렇게 시작해 샌프란시스코 ‘스프레이뷰’ 행사와 LA ‘라운드2’에서 작업을 이어나갔다.

왜 하필 한복을 입은 흑인이었나. 한 번도 여자를 그려본 적이 없는 심찬양씨는 단지 “여자를 그리면 이쁠 것 같고 한복을 그리면 좋을 것 같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한복 입은 흑인 여성을 그렸지만 의외로 엄청난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큰 관심을 받은 심찬양씨는 기쁨 마음도 크지만 두려움도 있다고 한다. “그래피티는 힙합문화의 일부분. 그런 그래피티의 의미를 변질 시킬까 두렵다”고 전했다. “그래피티를 멋있게 보이게 할 수 있다면 앞으로도 계속 한복과 흑인 여성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한글의 의미는. 심찬양씨는 자신을 꽃으로 표현했다. 꽃이 활짝 피기 위해서는 힘든 시기도 있어야한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흔들리지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를 시작으로 조금씩 반응을 얻고 나서는 “꽃을 피었습니다”라고 썼고 앞으로는 한글에 더 많은 의미를 두고 싶다고 전했다.

미국땅에 한복 입은 흑인 여성과 한글을 이용한 작품을 남겨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제2의 삶을 살고 있는 심찬양씨. 끝없는 도전으로 드디어 빛을 본 그는 “앞으로도 많은 작품을 할 예정이니 많이 찾아와주시고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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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에 있는 심찬양씨 작품 ‘컨테이너 야드’와 ‘라운드2’

 

컨테이너 야드에서 작업중인 심찬양(28)씨

‘너는 평강하라 네 집도 평강하라 네 소유의 모든 것도 평강하라’
<Peace! Life and peace to you. Peace to your household, peace to everyone here!>

2017 미국 LA ‘라운드 2’ (1600 E 6th St. Los Angeles, CA)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Peace I leave with you; my peace I give you>

2017 미국 LA '컨테이너 야드'
2017 미국 LA ‘컨테이너 야드’ (800 E 4th St, Los Angeles, CA 90013)

‘너는 복이 될지라’
<You will be a blessing>

2016 샌프란시스코 '스프레이 뷰' 행사에서 그린 작품
2016 미국 샌프란시스코 ‘스프레이 뷰’ 행사

‘꽃이 피었습니다’
<The flower has bloomed>

2016 LA '컨테이너 야드'에 그린 작품
2016 미국 LA ‘컨테이너 야드’ (800 E 4th St, Los Angeles, CA 90013)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Flowers that bloom when shaken>

2016 미국 LA '컨테이너 야드'
2016 미국 LA ‘컨테이너 야드’ (800 E 4th St, Los Angeles, CA 90013)

‘나는 봄이고 그대는 꽃이야’
<I’m spring, you’re flower>

2016 한국 '경기청년협업마을'
2016 한국 ‘경기청년협업마을’

송정현 기자